차별화된 방송 채널을 위해 디자인을 선택한 JTBC 대표 홍정도
시청자에게 브랜드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한 방법으로 디자인을 선택한 홍정도 JTBC 대표를 만났다. 다른 방송 채널보다 한 발 앞서기 위해 ‘차별화된 디자인’을 추구했다는 그에게 JTBC 브랜드 아이덴티티 전략과 미디어의 미래에 대해 물었다.
2011년 12월 1일 4개의 종합 편성 채널이 개국했다. 사실 종합 편성 채널은 대기업과 신문 재벌이 언론 장악을 위해 만든 미디어라는 인식 때문에 부정적 시선과 부담을 안고 출발해야 했다. JTBC도 그중 하나였다. 하지만 개국 2년이 지난 지금 JTBC는 여느 방송 채널과 달리 전례 없는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브랜드 차별화에 성공했다. 그 뒤에는 콘텐츠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치밀하게 계산된 디자인 시스템 전략이 숨어 있었다. 시청자에게 브랜드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한 방법으로 디자인을 선택한 홍정도 JTBC 대표를 만났다. 다른 방송 채널보다 한 발 앞서기 위해 ‘차별화된 디자인’을 추구했다는 그에게 JTBC 브랜드 아이덴티티 전략과 미디어의 미래에 대해 물었다.
2013년 12월 JTBC 대표로 취임하셨습니다. 2011년 12월에 개국한 JTBC를 위해 어떤 전략을 세웠나요?
정식으로 대표 취임을 하기 전 실제 JTBC에 관여하기 시작한 건 개국 1년 전부터입니다. 사업 계획, 예산 확보 등 JTBC와 관계된 다양한 일을 직원들과 함께했죠. 2012년 9월에는 JTBC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한자리에 모아 비전 선포식도 했습니다. 브랜드와 콘텐츠 전략을 공유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눈 자리였죠. 종합 편성 채널(이하 종편)이라는 신규 시장의 진입자로서 이곳은 기회의 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방송 콘텐츠를 만든다는 건 어려운 일이죠. 하지만 어떻게 만드느냐를 고민하기보다 다른 방송에도 다 있는 똑같은 상품을 시청자에게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더 중요한 숙제였습니다. 같은 음식도 어떻게 서비스하고 배달하느냐에 따라 맛과 기분이 달라지잖아요. 그런 관점에서 기존 방송사의 로고, 브랜드 아이덴티티, 컬러 시스템 등을 비롯해 무대 세트 디자인까지 살펴보니 아쉬운 점이 너무 많아 보였습니다. 분명 기존의 방송 디자인 전문가들이 봤을때도 아쉬운 점이 있었을 거예요. 사실 못한 것이라기보다 안 했다고 봐요. 왜냐하면 굳이 하지 않아도 시청률이 충분히 나오고 광고도 잘 들어왔을 테니 적당한 선에서 멈춘 거죠. 실제로 방송을 만들어온 제작팀, 그래픽 디자이너, CG 전문가 등 비주얼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시청자에게 방송 채널이 어떻게 보이느냐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보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대중 매체가 갑자기 수준 높은 비주얼 디자인을 지향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고 이를 통해 대중의 디자인 안목을 조금이라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찾던 빈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가장 많이 신경 쓴 부분이 JTBC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였어요. 이에 관한 의견을 듣기 위해 여러 분야의 전문가와 CEO 도 만나뵈었어요.
어떤 분들의 조언을 참고했나요?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가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님의 ‘논리 없는 크리에이티브는 없다’는 조언이었습니다. 또 이해진 네이버 의장님은 기능성과 편의성은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죠. 당연한 얘 기지만 실제로 지키기 어렵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당연한 것들을 어떻게 하면 실천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결국 기업 문화를 바꿔야 하고 그러려면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겠더 라고요. JTBC 비전 회의를 할 때 자주 강조한 것이 ‘문화를 바꿔야 한다. 우리만의 문화를 가져야 한다’였습니다. 기업 문화가 결국 일하는 방식을 만들고, 회사를 둘러싼 환경이 직원들의 가치관을 형성하고, 직원 한명 한명의 가치관이 모여 회사의 가치관이 되죠. 그게 바로 JTBC라는 브랜드를 통해 표출될 테고요.
임직원들과 함께 공유하고 지향하는 JTBC의 문화는 무엇인가요?
예를 들어 PD들과 아이디어 기획 회의를 할 때 어떤 제안이 나오면 ‘지상파에는 있는 프로그램인가?’, ‘우리는 왜 이걸 해야 하나?’, ‘따라 하는 건가?’ ,’다른 방송과 무엇이 차별화되었나?’, ‘더 잘 하려면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라는 질문을 반복합니다. JTBC에는 지상파 출신의 능력 있는 PD가 많습니다. 이들을 보면 프로그램을 만들 때 경험에서 생긴 공식 같은 것이 있더라고요. 그 공식을 지우기 위해 애썼습니다. 관습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한 결과가 바로 드라마 <밀회>, 예능 프로그램 <마녀사냥> <히든싱어> 시사ㆍ교양 프로그램 <썰전> 같은 프로그램입니다. 기존 프로그램에서 반 발자국만 앞서자는 의도로 제작한 것입니다. 6월 초 JTBC 로고 디자인과 시스템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습니다. 저희 로고를 보며 어떤 이들은 ‘화려하고 난해하다’, ‘가벼워 보인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아직은 시청자들에게 여기 좀 봐달라고 손을 흔드는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국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디자인에 투자하면서 변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다른 방송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로 디자인을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JTBC는 주로 단색을 사용하는 여느 방송사와 달리 다채로운 컬러를 활용해 확실한 아이덴티티와 개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JTBC는 여성 혹은 패셔너블한 사람을 위한 방송이 아닙니다. 불특정 다수를 위한 대중매체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디자인이 무엇인지 고민했습니다. 지금의 아이덴티티 디자인을 선택한 이유는 무지개 컬러를 이용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응용할 수 있을 것 같았고,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JTBC의 지향점을 표현해주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남궁유 JTBC디자인센터장은 실무 디자이너 입장에서 저의 선택에 반대하기도 했죠. 디자인 논리를 세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과 관리 비용 등에 대한 염려를 하더라고요. 저는 실무 디자인을 안 해봐서 그러한 어려움을 모르니, 일단 차별화를 위해 과감한 디자인을 선택한 거예요. 결과를 보니 잘한 선택인 것 같아요. 주변 사람들이 JTBC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고 ‘디자인 정말 끝내준다’는 말을 하진 않지만 저희 방송을 보다가 다른 방송사 프로그램을 보면 조금 촌스러워 보인다는 얘기를 해주세요. 이게 바로 제가 원한 반응이에요.
회사 내에 뛰어난 디자이너가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는 경영인의 안목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디자인은 타협해야 하는 분야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브랜드 이미지를 결정하는 데 다수결에 따른 다는 것은 말도 안 되고, 누군가와 타협해야 할 문제도 아니라고 봐요. 디자인은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가 높고 안목이 더 좋은 사람의 의견을 따르면 되는 거예요.
스마트폰, 인터넷 TV 등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다 보니 본방을 사수해야 한다는 의미가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케이블 방송을 비롯해 채널도 늘어나다 보니 이제는 특정 방송국보다는 개별 프로그램을 기억하게 되더라고요. 개별 프로그램을 통해 JTBC라는 브랜드를 어필하고 싶을 때 디자인 아이덴티티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저희는 개별 프로그램보다 JTBC라는 브랜드가 우선입니다. 예를 들어 <마녀사냥>이 중요한 게 아니라 JTBC 안에 <마녀사냥> 프로그램이 있다는 게 더 중요해요. 누구나 아는 어떤 인기 프로그램에 대해 설문 조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프로그램은 아는데 어떤 방송 채널에서 하는지 잘 모르더라고요. JTBC의 초기 화면 구성을 보면 유치하다 할 만큼 로고와 컬러를 과다 노출시켰습니다. 한동안 프로그램에 상관없이 JTBC 폰트만 사용하기도 했고요. 물론 PD들은 싫어했습니다. 프로그램의 고유 특성을 표현하기보다 내용과 상관없이 화면 마지막 장면에 JTBC의 그러데이션 컬러를 뒤덮어버리기도 했으니까요. 앞으로는 적정한 선을 찾아내 조율하겠지만 다른 방송사보다 개별 프로그램에 JTBC의 디자인 엘리먼트를 많이 사용했습니다.
JTBC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종편은 대기업과 신문 재벌이 만든 미디어라는 인식 때문에 부정적 시각을 가진 사람이 여전히 많습니다. JTBC의 이미지 개선과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요?
우리 존재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합니다. ‘갑자기 종편이 왜 세상에 출현했나?’라는 의문부터 스스로 갖는 거죠. 주변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신문이 어렵기 때문에’ 또는 ‘신문이 이대로 죽어서는 안 되니 방송에서 수익을 내자’는 식으로요. 어떤 이들은 보수 정권이 자신들의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저희는 반문하죠. 사실 종편이 출현하기 전 KBS, MBC, SBS 지상파 방송 3사의 독과점에 의해 방송계가 발전하지 못하고 정체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종편의 출현으로 방송업계가 자극을 받으며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경영인 입장에서 효율적 경영만 생각했다면 좀 더 적은 인원으로 어느 정도 매출 규모를 이루기 위해 적당히 먹고 살 정도의 수익만 바라봤겠죠. 그러면 이건 그저 잘 먹고 잘 살고 있던 시장의 점유율을 빼앗으며 서로를 어렵게 하는 것밖에 안 돼요. 저희는 국내 방송업계가 서로 자극을 주며 함께 발전해 시장 규모가 커져 나중에는 방송 브랜드가 수출된다는 비전을 생각의 첫 출발로 삼았어요. 그래서 ‘기존 방송이 하던 대로 프로그램을 기획하면 안 된다. 같은 콘텐츠라도 다른 식으로 접근하거나 더 잘하는 것 아니면 하지 말아라. 그렇지 않으면 우린 남의 밥그릇을 차지하러 온 사람들밖에 안 된다’라는 잔소리를 합니다.
미디어에 관해 사람들은 얼마나 공정성을 유지하는가에 특히 주목합니다. 이번 세월호 사건에서 보여준 손석희 보도국 사장의 활약은 JTBC의 이미지에 많은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것 같습니다.
손석희 사장이 합류하며 JTBC의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변화한 것은 모두가 인정합니다. 사람이 곧 브랜드이자 아이콘 역할을 한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죠. 이번 기회를 통해 시청자에게 따뜻하고 정성을 다하는 방송으로 인식되고 싶습니다. 제가 지난 2년 동안 총력을 기울인 부분이 브랜드 이미지 개선이었습니다. 종편이라고 하면 편파적인 방송, 보도 중심의 방송 등의 부정적 이미지로 알려졌는데, 이 부분에 대한 이미지 탈피가 우선이었습니다. 손석희 사장을 JTBC에 영입한 이유가 이 때문이기도 하고요. 그가 온 이후 JTBC의 보도는 사실, 공정, 균형, 품위를 가장 우선으로 하고 있습니다.
JTBC가 사람들에게 어떤 브랜드로 자리 잡길 바라나요?
사실 종편이라는 단어가 딱히 마음에 들진 않지만 제가 마음에 안 든다고 벗어날 순 없잖아요.(웃음) 사람들은 종편이라고 하면 보도 중심의 방송으로 인식하지만 제가 바라는 건 재미있는 채널, 즐거운 방송이에요. 예능이나 드라마를 통해 민영 상업방송으로서 국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느낌의 방송을 만들고 싶어요. 물론 <뉴스9>같은 방송을 통해 신뢰도 얻고 싶고요. 즐거움과 영향력을 모두 갖춘 방송 채널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JTBC 디자인센터를 설립했습니다. 특별히 주문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예를 들어 ‘화면 구성과 디자인에 대한 완결성을 갖춰야 한다’는 식의 요구는 하지 않아요.(웃음) 그렇게 하다가는 망해요. 그 법칙에 맞춘 화면은 절대 아름답지 않아요. 자연스러워야 하죠. 아마 제가 그런 식으로 요구하면 PD는 제작도 못하고 프로그램은 산으로 가게 될 거예요. JTBC 디자인센터는 브랜드에 필요한 디자인 헌법과 조항, 실행력을 만드는 곳이에요. 저는 그저 이진법으로 묻고 대답해요. ‘맞다’ 또는 ‘아니다’ 둘 중 하나죠. 그리고 ‘우리 문법에 맞는가? 틀린가?’라 고만 물어보죠. 제가 디자인센터에 특별히 요구하는 것은, 예를 들어 이런 식이에요. 우리가 폰트를 만들었는데 사람들 반응이 너무 좋아요. 그러니까 PD들이 화면을 뒤덮을 정도로 사용하는 거예요. 이건 PD의 잘못일까요? 아니죠. 폰트의 다양성을 제공하지 못한 탓에 발생한 문제죠. 그럴 땐 ‘폰트 남용이 심하니 디자인센터에서 폰트 가이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디자인과 예술 분야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특히 서체 감각이 뛰어나시다고요.
서체는 본능적으로 습득된 것 같아요. 아버지(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의 영향으로 신문을 보고 자라서인지 장평, 자간 등을 보는 눈이 조금 예리한 편입니다.
스탠퍼드 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공부하셨는데, 스탠퍼드 대학교는 D스쿨로도 유명하죠. 경영학에서는 디자인을 어떻게 활용하라고 가르쳤나요?
자신의 브랜드를 더 잘 만들고 가꾸기 위해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사람들과 모여 토론은 어떻게 하고, 특정 키워드를 가지고 디자인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가르쳐줘요. 하지만 저는 제가 생각하는 디자인의 방향, 디자인 경영에 대한 생각이 확고했기 때문에 D스쿨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은 것 같습니다. JTBC를 보기 좋게 하고 폰트를 정리하기 위해 애쓰는 이유는 우리의 콘텐츠를 시청자에게 좀 더 잘 전달하기 위해서예요. 디자인이 경영을 앞선다거나 심미성이 콘텐츠보다 우선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중앙일보>가 베를리너판으로 바꾸면서 비율을 조정하고 글자 크기를 조율하며 완벽성을 추구한 것은 신문 기사가 잘 읽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지 아름다운 신문을 만들려고 애쓰는 게 아니에요. 방송을 위한 디자인도 이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여행 경험도 많고, 다양한 물건을 사용 해보셨을 것 같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경험이나 물건을 고를 때의 기준이 궁금해지네요.
저는 쇼핑에 별로 관심이 없어요. 굳이 꼽으라면 신기한 형태, 특이한 것에 흥미를 느끼곤 합니다. 가끔 자신을 위한 물건을 고를 때면 인터넷 쇼핑을 하는데, 요즘 자주 가는 곳이 팬시닷컴(fancy.com)이라는 웹사이트예요. 저는 술을 좋아하는데 그곳에 가면 신기한 형태의 술잔과 얼음 틀이 많습니다. 해외 출장 일정이 생기면 그 지역에서 제일 유명한 갤러리에 들리는데, 일단 사람이나 작품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한 바퀴 돕니다. 그런 후 눈에 띄는 작품이 생기면 그제야 작가나 디자이너, 작품에 대한 정보를 메모하고 나중에 찾아보는 식입니다.
JTBC 대표로 취임하기 전에는 중앙일보에서 지원 총괄을 담당하셨습니다. 중앙일보 출판 법인의 잡지 & 단행본 회사 제이콘텐트리도 있고요. 대표님은 신문, 잡지, 단행본, 방송까지 다양한 분야의 미디어를 경험했는데, 미디어의 미래를 어떻게 내다보시나요?
신문, 방송, 잡지 모두 위기입니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 돼요. 하지만 제가 확신하는 건, 오프라인이 주요 무대였던 매체가 온라인으로 변화할 때 최고의 기회가 올 것입니다. 단,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있다는 전제가 있어야 하겠죠. 제가 2년 전부터 콘텐츠 유료화에 대해 강조하고 있습니다. 인터페이스를 바꾸고 결제 수단을 간편화하며 어떻게 전달할지는 지금 이야기할 단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돈을 지불하고서라도 사볼만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합니다. 저희가 무료 인터넷 뉴스를 개방한 적이 있는데, 당시 큰 회의감이 들었어요. 독자들이 현명하게 콘텐츠를 소비하게 하고 이를 지속 가능한 모델로 만들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었죠. 신문, 잡지, 방송 등 다양한 매체를 경험했지만 그릇이 무엇이 되었든 간에 담을 음식, 즉 콘텐츠를 차별화해야 한다는 본질은 같아요. 매체에 따라 그저 만드는 사람만 다를 뿐이에요. 종목은 다르지만 이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창의적인 재주를 가진 인력들이잖아요? 글을 잘 쓰는 기자, 프레젠테이션을 잘하는 기자, 기획을 잘하는 기자 등 특화된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있지만 앞으로는 양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을 양성하는 데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것이 변화되는 미래 환경에 대한 대응책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