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트렌드를 보여주는 세계의 독특한 ‘신상’ 호텔 4곳

루부탱의 별장부터, 지속가능한 ‘100% 비건’ 호텔까지

많은 사람들이 여행 중 비일상적인 경험을 위해 특별한 숙소를 찾는다.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자연에서 온전한 휴식을 찾기도 하고,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과 인테리어를 통해 현지 문화를 느끼고 싶어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지구를 위해, 여행 중에도 탄소 발자국을 최소한으로 남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다. 자연주의, 로컬리티, 지속가능성까지, 요즘 가장 뜨거운 건축 및 여행 트렌드를 반영해 디자인한...

디자인 트렌드를 보여주는 세계의 독특한 ‘신상’ 호텔 4곳
사진 Vermelho Hotel 인스타그램

많은 사람들이 여행 중 비일상적인 경험을 위해 특별한 숙소를 찾는다.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자연에서 온전한 휴식을 찾기도 하고,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과 인테리어를 통해 현지 문화를 느끼고 싶어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지구를 위해, 여행 중에도 탄소 발자국을 최소한으로 남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다. 자연주의, 로컬리티, 지속가능성까지, 요즘 가장 뜨거운 건축 및 여행 트렌드를 반영해 디자인한 호텔 네 곳을 소개한다. 모두 문을 연 지 1년이 되지 않은 ‘신상’ 호텔들이다.


크리스찬 루부탱의 별장에서 쉬어가기, 포르투갈 버멜로 호텔

사진 Vermelho Hotel

“그 누구와도 다른 사람들을 위한 그 어디와도 다른 곳.” 포르투갈 리스본 인근의 작은 마을 멜리데스에 위치한 버멜로Vermelho 호텔이 공식 웹사이트에 적어둔 설명이다. 버멜로 호텔은 세계적인 유명 디자이너 크리스찬 루부탱Christian Louboutin이 오랜 친구인 건축가 마달레나 카이아도Madalena Caiado와 함께 자신의 취향과 이상을 모아 건축한 부티크 호텔이다. 호젓한 마을 풍경과 어울리면서도 ‘그 어디와도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이곳은 부지 전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을 만들듯 조성되었다. 호텔 이름인 ‘버멜로’는 포르투갈어로 빨간색을 뜻하는데, 이는 물론 루부탱의 시그니처 컬러가 빨간색인 데서 착안했다.

루부탱은 대체 왜 이 작은 마을에 호텔을 열게 됐을까? 리스본에 살고 있는 그는 오래전부터 인근 알렌테호 해변에 종종 휴가를 왔다고 한다. 그러던 10여년 전 어느 날,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인해 조금 길어진 휴가에서, 루부탱은 뛰어난 경치를 가진 평화롭고 조용한 마을 멜리다스를 발견하게 된다. 처음 부지를 샀을 때는 자신이 직접 사용할 휴양 주택과 레스토랑 하나를 지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주민들의 권유로 호텔도 만들기에 이르렀다.

초기에는 개인 별장으로 사용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버멜로 호텔은 밖에서 보면 조금 규모가 큰 개인 주택처럼 보인다. 루부탱의 시그니처 레드를 사용한 일부 문틀과 창문틀을 제외하면, 전체적인 외관은 주변 다른 건물들과 다르지 않다. 테라코타 타일을 쌓은 지붕, 흰색과 파란색의 대비가 돋보이는 벽 등 외관은 마을 풍경과 조화되도록 포르투갈 현지 건축 양식을 따랐다.

13개의 객실들은 서로 다른 콘셉트로 꾸며져 있다. 이것 역시 루부탱이 개인 별장과 호텔 운영이라는 두 가지 가능성 모두를 염두에 두고 설계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모든 객실들은 가정집의 저마다 다른 방들처럼 서로 다른 디자인 콘셉트를 갖게 됐다. 객실 내부는 화려한 디테일이 돋보인다. 대리석 기둥이나 원목 바닥재, 세라믹 장식 하나하나까지 모두 루부탱의 눈과 손을 거쳐 선별된 것들이다. 모든 객실은 루부탱이 수년 간 수집해 온 가구들, 그리고 현지 예술가와 장인들의 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이밖에도 호텔에는 정원, 수영장, 스파를 포함한 웰니스 시설 등이 있다. 버멜로 호텔의 출발점이 된 레스토랑의 주방은 리스본에서 미슐랭 스타를 받은 호텔들을 거쳐 온 쉐프가 운영하고 있다.


800년 전 수도원 느낌 그대로, 이탈리아 보카볼로 모스카텔리

사진 Vocabolo Moscatelli

이탈리아 움브리아 주의 작은 마을 근처, 숲을 향하는 길에 낮은 건물 몇 개가 모여 서 있다. 12세기에 지어져 오랫동안 수도원으로 사용되던 이 건물들은 최근에는 한동안 방치되어 있었다. 그러던 몇 해 전, 유럽 전역에서 유서 깊은 건물들을 활용해 숙소를 운영하는 호텔 체인 디 아피시오나도스The Aficionados가 이 옛 수도원 건물들을 발견했다. 그리고 지난해 부티크 호텔 보카볼로 모스카텔리Vocabolo Moscatelli로 다시 태어났다.

피렌체의 건축 디자인 스튜디오 아키루프Archiloop는 호텔 그룹의 기존 디자인 콘셉트에 맞게, 내부 시설은 아늑하고 편안해 휴식에 최적화되면서도, 안팎 곳곳에서 수도원다운 소박하고 정갈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이곳을 리모델링했다. 800년 된 건물 고유의 매력을 살리기 위해, 기존의 나무 패널 바닥, 붉은 테라코타 벽돌, 석재와 황동을 사용한 디테일 등은 그대로 유지했다. 객실은 두 개 건물에 총 12개 있으며, 각자 다른 독특한 캐노피 침대를 두어 차별점을 뒀다. 프라이빗 사우나를 갖춘 스파 스위트, 프라이빗 정원이 있는 브라이덜 스위트 등이 있다. 객실 내부의 인테리어도 석조 건물과 어울리도록 베이지, 브라운, 블랙, 화이트의 뉴트럴 톤으로 꾸몄다. 눈이 편안한 목가적 풍경이 객실 안에서부터 큰 창문 너머 세심하게 조경된 정원으로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동물성 재료를 완전히 배제한 ‘100% 비건’ 호텔, 폴란드 플랜토니아 아파토텔​

사진 Plantonia Aparthotel

지구를 위해 채식을 하고 동물성 재료를 쓰지 않겠다고 다짐해도, 현실에서 마음먹은대로 지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동물성 원료나 성분을 완전히 배제한 식품이나 제품을 찾기 어렵고, 관련 정보를 일일이 알기도 어려울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 이들도 안심하고 머물다 갈 수 있는 곳이 있다. 폴란드 크라쿠프에 있는 ‘플랜토니아 아파토텔Plantonia Aparthotel’은 호텔 문을 들어선 순간부터 동물성 재료를 전혀 쓰지 않은 ‘완전 비건 호텔’이라 자부한다. 라이프스타일 전반에서 비거니즘을 지향하는 손님들을 위해, 식사뿐 아니라 모든 면에서 동물성 재료를 배제하고 재활용 제품을 사용했다. 바닥재 등 건축 마감 자재에서 가구까지, 밀랍 왁스, 동물뼈나 부산물을 재료로 쓴 접착제를 쓰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패브릭 제품들에도 양모 등의 동물성 제품 대신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섬유로 만든 커튼과 카페트를 쓴다. 어메니티도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제품들이며, 전체적으로 최대한 가까운 거리에서 생산된 제품을 구입해 탄소발자국을 줄이려고 노력했다.

건축 디자인 스튜디오 크레아티나krea.tina가 개조한 이곳의 객실 수는 총 24개. 25제곱미터부터 68제곱미터까지, 크기는 각각 다르지만 모두 독립된 집처럼 별도 주방과 욕실, 빌트인 옷장 등 기본적인 시설과 집기를 갖췄다. 공용 공간에는 비건 식료품 저장실이 있는 로비와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이들을 위한 도서관이 있다. 호텔 측은 모든 공용 공간을 마음챙김을 위해 고요한 분위기로 운영하며, 요가방, 헬스장, 세탁실 모두 동물성 재료를 쓰지 않았거나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비품을 갖추고 있다고 소개한다. 레스토랑에서는 베이커리류와 과일, 식물성 소시지 등을 포함해 100% 비건 아침식사와 비건 스낵이 제공된다. 건물 내 어디에서도 일회용 플라스틱은 사용하지 않으며, 세제도 천연성분이 포함된 제품을 구비했다고 호텔 측은 소개한다.


왼쪽에는 정글이 오른쪽으로는 바다가 보이는 집, 멕시코 니코 로마 알타

사진 Nico Sayulita 인스타그램

특별한 숙소는 그 자체로 여행의 목적지가 된다. 서핑으로 유명한 멕시코 사율리타에 있는 호텔 니코 로마 알타NICO Loma Alta는 브루탈리즘적 미학이 돋보이는 콘크리트 건물에 열대 정글의 분위기를 입힌 독특한 콘셉트의 숙박 시설이다. 한쪽으로는 푸른 바다를, 다른 한쪽으로는 무성한 숲을 가까이 하고 있는 이곳은 숙박객들이 호텔 안에 머무는 동안에도 그 독특한 날 것의 환경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사진 Nico Sayulita 인스타그램
사진 Nico Sayulita 인스타그램

시애틀 기반 부동산 개발 및 건축 회사 하이브리드HYBRID와 멕시코시티 기반 건축 회사 팔마Palma와 협업해 지은 이 건물은 프라이버시를 중시한 객실 부분과, 개방성을 중시한 공용 공간 부분으로 구분된다. 공용 공간으로, 3층 위로는 멀리 바다와 산 풍경을 모두 내다볼 수 있는 옥상, 2층에는 20여명이 한 번에 요리와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주방과 라운지, 1층에는 수영장이 있다. 5개의 객실들은 바다, 혹은 숲이 내다보이는 대형 창문과 개별 테라스를 갖추고 있다. 가구는 모두 지역 업체들을 통해 맞춤 제작해, 아늑하면서도 자연이 느껴지는 디테일을 살렸다. 개인 여행부터 대가족, 혹은 단체 여행까지도 모두 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객실들을 비롯해 여러 공용 공간들은 다양한 조합으로 렌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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