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월드컵 포스터 디자인 모아보기
16개 도시, 로컬 아티스트들이 디자인한 포스터
국제축구연맹(FIFA)이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캐나다·멕시코·미국의 16개 개최 도시별 포스터를 공개했다. 각 도시의 문화와 환경을 반영한 포스터는 지역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축구의 열정과 다양성을 담았다. 각양각색의 개성을 품은 포스터들을 지금 소개한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2026년 월드컵을 1년여 앞두고 각 개최 도시별 포스터를 공개했다. 캐나다, 멕시코, 미국 세 나라에서 열려 ‘북중미 월드컵’이라고도 불리며, 처음으로 기존의 32개 팀에서 늘어난 48개 팀이 참여하여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예정이기도 하다. FIFA는 이런 이번 대회의 특성을 알리고, 현지 지역사회와 축구팬들의 기대를 불러모으기 위해 각 개최 도시에서 활동하는 로컬 아티스트들에게 각 도시에 어울리는 포스터 디자인을 의뢰했다.
총 16개 도시에서 14명의 아티스트들이 디자인한 포스터들은 저마다의 환경, 문화와 예술을 반영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축구의 관계를 녹여낸 것들도 있다. FIFA는 이 로컬 포스터들을 통해 축구가 품은 열정과 통합, 다양성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고 소개한다. 지역마다 저마다 다른 개성을 담은 몇 작품을 소개한다.
도시의 상징, 의미있는 장소의 등장
미국: 휴스턴, 필라델피아
나사 우주 센터(NASA Space Center)가 있는 도시답게, 휴스턴의 포스터에는 우주 탐사가 가장 중요한 테마로 등장한다. 축구화를 신은 우주인은 가슴으로 공을 트래핑하는 듯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데, 우주 공간에서 공과 함께 떠있는 모습처럼도 보인다. 헬멧에는 월드컵 트로피의 그림자가 비쳐져 있다. 우주인의 머리 위로 부유하는 모자는 텍사스주의 로데오 문화를 상징한다.


필라델피아는 미국의 독립선언문을 서명한 곳이며, 세계 영화팬들에게는 ‘록키’의 도시이기도 하다. 포스터에는 독립기념관, 자유의 종,록키가 뛰어올라갔던 필라델피아 미술관 앞 계단 등 유명하면서 시민들에게도 의미있는 장소들이 등장한다.
민속 예술과 특산물로 다채롭게 담은 디자인
멕시코: 멕시코시티, 몬테레이, 과달라하라
다른 도시들과 달리, 멕시코의 3개 개최 도시 포스터는 모두 한 아티스트, 쿠에만체Cuemanche가 디자인했다. 쿠에만체는 각 도시의 경기장을 중심에 두고 지역마다의 민속 예술과 특산물 등을 생동감 있고 다채롭게 배치했다.



수도인 멕시코시티의 포스터는 멕시코 최대의 축구 경기장 에스타디오 아스테카와 함께 이 지역에 서식하는 동식물들, 또 루차 리브레 레슬러들을 그려넣었다. 몬테레이의 포스터에서는 성당 등 주요 건축물들 외에도 지역 먹거리인 소고기 스테이크와 전통 음악 연주에서 쓰이는 아코디언이 눈에 띈다. 할리스코 주의 주도인 과달라하라의 포스터에서도 할리스코 지역의 전통 춤을 추는 모습이 표현됐다.
도시를 상징하는 컬러 활용하기
미국: 애틀랜타, 마이애미
‘피치 스테이트(The Peach State)’라 불릴 만큼 복숭아가 유명한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포스터는 복숭아의 화려한 색감과 형태를 활용하며 최대한 많은 요소들을 담으려 했다. 황금빛 복숭아 안에서 지구이자 축구공이 빛나고 있고, 풍경 속에서는 마틴 루터 킹 주니어 생가 박물관 등 유명 관광지들이 보인다.


‘숲 속 도시(City in a Forest)’라는 별명에 어울리는 도시의 녹지들도 포스터에 표현했다. 또 지역사회가 축구와 맺는 관계를 강조하기 위해, 고가 전철역 아래에 미니 축구 경기장을 만들어 소외계층 청소년들에게 무료 축구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비영리 커뮤니티 사업인 ‘스테이션 사커(Station Soccer)’를 포스터 중심에 배치했다. 옆으로는 포용성과 다양성을 강조하기 위해 성소수자 자긍심을 지지하는 의미로 칠한 바 있는 무지개 횡단보도도 그려넣었다.
마이애미의 포스터는 도시를 대표하는 두 가지, 바다와 플라밍고의 푸른색과 핑크색을 테마로 만들었다. 플라밍고는 리오넬 메시가 소속된 인터 마이애미의 로고에도 등장하는 동물이다. 중앙의 축구공은 마이애미의 쿠바인 거주지역인 리틀 아바나를 상징하는 악기들과 해양 스포츠, 바다거북 등 마이애미의 해변과 문화에 관한 요소들로 채워져 있다.
스포츠, 지역의 특색을 디자인하는 아티스트와 함께
캐나다: 토론토, 벤쿠버
토론토의 포스터는 큐비즘 스타일로 월드시리즈, 북미아이스하키리그, 오타니 쇼헤이 특집 기사 삽화 등 스포츠 관련 아트워크들을 작업해 온 데이브 머레이(Dave Murray)가 디자인했다. 단풍잎이 그려진 유니폼을 입은 캐나다 국가대표 선수가 달리는 모습 아래로 온타리오 호숫가의 풍경이 보인다.


밴쿠버의 포스터는 유럽과 여러 선주민 소수민족 혈통을 이어받았으며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코스트 살리시 부족 지역에서 성장한 선주민 아티스트 제이민 주로스키Jamin Zuroski의 작품이다. 최근 선주민의 문화와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담아내고 있는 캐나다의 노력이 반영된된 결과물로, 여러 다른 부족의 전통 패턴을 사용해 노스쇼어 산맥과 바다를 지나는 범고래를 표현했다.
미국의 정서를 강조한 이미지
미국: 로스앤젤레스, 달라스
로스앤젤레스의 포스터는 할리우드 간판이 있는 언덕, 해변에서 바라보는 노을, 곳곳에 늘어선 야자수들, 또 그리피스 천문대에서 내려다보는 도시의 전경 등을 하나의 풍경처럼 묘사했다. 달리는 선수의 발 앞에 마치 공처럼 태양이 그려져 있다.


미국 국기의 세 가지 색을 사용한 달라스의 포스터는 카우보이가 오버헤드킥을 날리는 모습을 고전 서부 영화를 연상시키는 질감으로 표현하여 ‘미국적’인 정서를 강조했다.
결승전이 열리는 뉴욕, 자유의 여신상의 횃불이 타오르다!
미국: 시애틀, 뉴욕&뉴저지
시애틀 포스터의 밝은 청록색은 지역 프로축구팀 시애틀 사운더스의 색깔이다. 혹등고래가 물밖으로 꼬리를 힘차게 저어 마치 축구공을 날려 보내는 듯한 모습을 그렸으며, 멀리 바다 건너 차이나타운, 스페이스 니들 등 시애틀을 대표하는 건축물들이 보인다.


대회 결승전이 열리는 뉴욕/뉴저지 지역 포스터는 불타는 횃불과 선명한 색상 대비로 강렬한 인상을 준다. 실제로 경기가 열리는 것은 뉴저지주에 있는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이지만, 자유의 여신상의 손과 얼굴을 그려 더 잘 알려진 뉴욕의 이미지를 활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