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 브레드가데 33번지에서 만나는 덴마크 디자인 헤리티지

칼한센앤선 코펜하겐 플래그십 스토어

코펜하겐 프레데릭스타덴 지구의 브레드가데 33번지, 1795년 완공된 고전주의 타운하우스였던 이곳에 칼한센앤선이 새로운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코펜하겐 브레드가데 33번지에서 만나는 덴마크 디자인 헤리티지

패션 브랜드 쇼룸에서 본 낮은 우드 테이블, 카페에서 마주한 몸을 부드럽게 감싸는 의자,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근사한 가구들 중 상당수의 출처는 덴마크 모던 디자인이다. 칼한센앤선(Carl Hansen & Søn)은 덴마크 모던 디자인을 대표하는 가구 브랜드다. 1908년 덴마크 퓐(Funen) 섬에서 가구 제작자인 칼 한센(Carl Hansen)이 창립한 이 브랜드는 100년 넘게 이어진 덴마크 장인정신의 상징으로, ‘의자의 아버지’로 불리는 한스 J. 베그너(Hans J. Wegner)의 CH24 위시본 체어(Wishbone Chair)를 포함해 덴마크 모던 디자인의 명작들은 보존하 세계에 소개해 왔다. 동시에 카레 클린트(Kaare Klint)의 파보르 체어(Faaborg Chair) 같은 역사적 작품을 복원하고, 동시대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통해 전통과 현재를 잇는 일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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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rl Hansen & Søn

덴마크 가구의 상징인 칼한센앤선 2025년 3월, 코펜하겐 중심 브레드가데(Bredgade) 33번지에 새로운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브랜드 철학과 미학, 장인정신을 총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집약된 장인정신, 브레드가데 33번지에서 다시 펼쳐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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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rl Hansen & Søn
Carl Hansen and Son Bredgade Flagship Store 4
© Carl Hansen & Søn

산트 안네 광장을 마주한 이 건물은 1795년 완공된 고전주의 양식의 타운하우스로, 과거 덴마크 낭만주의 문학의 대표 인물 아담 외렌슐레거(Adam Oehlenschläger), 선박회사 DFDS의 공동 창립자인 선주 H.P. 프리오르(H.P. Prior) 등 코펜하겐의 명사들이 거주한 역사적 장소다. 이후 75년간 미술 경매소인 브룬 라스무센(Bruun Rasmussen Auctioneers)이 운영되며 예술적 전통을 이어왔다. 칼한센앤선이 이 건물을 선택한 이유는 분명하다. 브랜드의 뿌리 깊은 장인정신과 헤리티지를 건축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장소였기 때문이다.

“브레드가데는 갤러리, 앤티크 숍, 디자인 숍들이 밀집한 거리로, 칼한센앤선에게 매우 중요한 장소입니다. 이 건물은 예술과 디자인의 역사가 살아 있는 공간이죠. 이보다 더 우리 브랜드와 잘 어울리는 곳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_ 잉거 마리 옌센 한센(Inger Marie Jensen Hansen), 칼한센앤선 리테일 CCO

칼한센앤선은 10년 넘게 운영해오던 브레드가데의 세 매장을 하나로 통합하며, 1년에 걸친 리노베이션을 통해 약 600㎡ 규모의 완결된 브랜드 공간을 완성했다. 4.5미터에 이르는 높은 층고, 곡선형 창틀, 견고한 헤링본 패턴의 마루 등 공간 자체가 덴마크 디자인의 전통과 위엄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매장 중앙의 웅장한 계단은 전시가 이어지는 중이층과 야외 가구 컬렉션이 전시될 대형 옥상 테라스로 연결된다.

칼한센앤선의 거의 모든 디자인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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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rl Hansen & Søn

2개 층에 걸쳐 구성된 플래그십 스토어에는 칼한센앤선이 보유한 방대한 아카이브와 현재 진행형의 디자인 언어가 함께 펼쳐진다. 클래식한 한스 J. 베그너의 체어를 비롯해 가구, 조명, 러그, 액세서리에 이르기까지 브랜드의 전체 스펙트럼이 집약되어 있다.

“우리는 2013년에 브레드가데에 첫 번째 매장을 열었습니다. 그 이후로 전 세계에 23개의 매장을 열었지만, 브레드가데는 늘 특별한 장소였습니다. 우리의 컬렉션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이 건물로 이전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_ 크누드 에릭 한센(Knud Erik Hansen), 칼한센앤선 CEO이자 3대 소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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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rl Hansen & Søn

​한편, 6월 18일부터 20일까지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3 Days of Design’ 기간 동안, 코펜하겐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전시 〈Framing Compositions〉를 선보인다. 한스 J. 베그너, 난나 & 요르겐 디첼(Nanna Ditzel & Jørgen Ditzel), 빌헬름 라우리첸(Vilhelm Lauritzen), 보르게 모겐센(Børge Mogensen) 등 상징적인 디자이너들의 아이코닉한 디자인과 EOOS, 앙커 박(Anker Bak), 마리안 턱센(Marianne Tuxen) 등 동시대 선구자들의 신작을 함께 조명한다. 창밖으로 산트 안네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이 역사적 건물에서 형태, 재료, 전통이 결합된 다양한 구성을 통해 칼한센앤선 가구의 시대를 초월한 감각과 유연성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플래그십 스토어는 칼한센앤선이라는 브랜드의 시간과 철학이 구체적인 형태로 구현된 공간이다. 가구는 단순한 오브제가 아니다. 손으로 만지고, 앉고, 기대는 몸의 경험 속에서야 비로소 그 진가가 드러난다. 코펜하겐의 브레드가데 33번지에서, 덴마크 디자인이 살아 숨 쉬는 순간을 직접 만나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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