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건강 패키지 아이덴티티 디자인
종근당이 인류의 더 나은 삶을 위한 경종을 울렸다. ‘건강한 울림을 통해 건강한 에너지를 확산시킨다’는 종근당건강의 기업 이념과 다양한 효능을 ‘종의 울림’이라는 키워드로 시각화한 패키지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새로운 패키지 정체성에 녹아든 헤리티지의 정체
“당신이 잠들어도 불길을 밝히고 생명의 존엄성을 위한 연구에 몰두한다”라는 기업 광고와 함께 묵직한 종소리가 울린다. 지금은 볼 수 없지만, 1969년 이래로 제약회사 종근당은 항상 이렇게 TV 광고를 마무리했다. 때로는 종소리와 함께 생명의 소중함을 설파하기도 했다. 종근당에게 종은 단순한 상징물 이상이다. 종근당의 건강기능식품 분야 자회사인 종근당건강은 이번 패키지 아이덴티티 개발 과정에서 바로 이 헤리티지에 주목했다. 세대를 아울러 친숙하게 다가서기 위해 기존 키 비주얼인 종을 유지하되 ‘종의 울림’이라는 디자인 언어를 새롭게 고안한 것.
종근당건강의 디자인팀은 종근당이 줄곧 ‘인류의 더 나은 삶’에 이바지하고자 했던 기업이라는 사실에 방점을 뒀다. 또한 창업주 이종근 회장의 이름에서 비롯한 종 이미지가 사회에 공헌하는 종근당의 이미지로 발전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디자인팀은 종소리가 퍼지는 움직임을 패턴화해 인류의 건강을 기원하는 종근당의 기업 이념을 시각화했으며, 다양한 효능을 가진 자사 제품에 다채롭게 적용할 수 있도록 체계화했다. 가령 비타민 D 제품에는 다양한 색의 원을 중첩해 활력을 표현하거나, 오메가3 제품에서 흐르는 듯한 패턴과 푸른색을 주로 사용해 원활한 혈류를 나타내는 식이다. 자주 복용하는 건강기능식품인 만큼 단순히 시각 정보만 전달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가 치유의 감정을 느끼길 바랐다.
이러한 디자인 의도는 상하로 열리는 패키지 케이스 구조에서도 드러난다. 제품 정보를 표기한 종 모양의 외부 케이스를 열면 감춰져 있던 내부 케이스의 패턴이 전면에 등장한다. 내부 패키지는 사용자들이 일상에서 건강기능식품을 가까이 두고 자주 찾을 수 있도록 고려해 디자인했다. 건강뿐만 아니라 환경에도 이로운 제품을 제작하고자 케이스에는 비닐 코팅 없이 친환경 종이를 사용했고, 생분해되는 소이 잉크를 활용했다. 이번 패키지 디자인은 iF 디자인 어워드, IDEA,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하며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오는 9월부터는 신제품에 적용해 출시할 예정이다.
종근당건강만의 정체성을 정립하다
Interview
종근당건강 디자인팀
디자인팀장
김나영
패키지디자인파트장
권미경
패키지디자인파트
전민주, 한다희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종근당건강은 주력 제품인 락토핏(유산균), 프로메가(오메가3), 아이클리어(눈), 이임비타(비타민) 등은 정립된 브랜드 아이덴티티 디자인을 적용하지만 그 외 제품은 제품별, 유통 채널별로 각기 다른 개별 디자인을 적용하고 있다. 그래서 소비자들에게 종근당건강 제품이라는 인식을 통일감 있게 전하기 어려웠고 디자인 개발 시 비용과 시간이 과다하게 소요되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이번 프로젝트로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정립함으로써 종근당건강만의 일관되고 차별화된 제품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디자인에 들이는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게 되었다.
오래된 브랜드인 만큼 재해석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종을 세련된 방식으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아서 거듭 검토와 수정을 거쳐야 했다. 순수하게 디자인만으로 승부를 보자는 생각에 정성을 들였고 결과적으로 어워드 제출과 수상까지 이어지게 됐다. 이 성과로 종근당건강 디자인팀의 역량을 입증할 수 있었다. 다가오는 9월에 론칭하는 제품인 ‘프리바이오틱스 트리플’에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한다.
iF 디자인 어워드에 이어 IDEA와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까지 수상한 종근당건강 디자인팀의 비결이 궁금하다.
뚜렷한 목표를 설정하고 많은 이들이 협력한 결과다. 식품,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분야의 프로젝트를 경험한 시각 디자이너와 제품 디자이너가 긴밀하게 소통하며 의견을 나눴다. 이는 좀 더 견고한 디자인 결과물을 만드는 토대가 됐다. 우리 팀은 매년 초 ‘올해의 목표’를 포스터에 적어 걸어두는데, 팀원들이 목표로 한 일명 ‘3대 디자인상 수상’을 이뤄 큰 보람을 느꼈다.
종근당건강 디자인팀의 향후 목표를 들려달라.
건강기능식품을 넘어 식품과 화장품 모두 포용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싶다. 또 고객이 우리 제품을 믿고 구매할 수 있게 디자인 디테일과 정보 전달 기능을 함께 강화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디자이너와 회사가 동반 성장하는 조직 문화를 형성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