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올해의 컬러가 말하는 시대의 감정
팬톤의 클라우드 댄서 & WGSN의 트랜스포머티브 틸
팬톤과 WGSN이 각각 2026년 올해의 컬러를 발표했다. 팬톤은 혼란스러운 시대 속 고요와 성찰을 상징하는 ‘클라우드 댄서’를, WGSN은 전환과 회복의 가능성을 담은 ‘트랜스포머티브 틸’을 제시했다. 명도와 채도, 성격이 전혀 다른 색이지만 두 컬러 모두 불안정한 시대를 해석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려는 공통된 메시지를 담고 있다.

팬톤, 올해의 컬러 ‘클라우드 댄서’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고요와 평화를 속삭이듯 존재감을 드러내는 하얀색. 팬톤의 2026년 올해의 컬러는 ‘클라우드 댄서(Cloud Dancer)’다. 공기처럼 가볍고 몽환적인 이 컬러는 차분히 생각을 가다듬고 조용히 성찰하는 시간의 가치를 발견하게 하는 상징적인 색. 팬데믹 이후 팬톤이 발표한 올해의 컬러들을 보면 강렬한 색채가 주류를 이뤘다. 긍정적인 에너지와 희망을 담은 옐로우 컬러 ‘일루미네이션(2021년)’, 용기와 창의성을 자극하는 바이올렛 컬러 ‘베리 페리(2022년)’, 두려움 없이 활기차고 낙관적인 레드 컬러 ‘비바 마젠타(2023년)’, 몸과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코랄 컬러 ‘피치 퍼즈(2024년)’까지. 이런 흐름을 살펴보면 올해는 그 분위기와는 결이 다른 선택이 돋보인다.


“우리가 미래와 세계 속 자신의 위치를 다시 상상하는 이 전환의 시기에
클라우드 댄서는 명료함을 약속하는 은은한 흰색입니다.“
– 팬톤 컬러 연구소 리트리스 아이즈먼(Leatrice Eiseman) 전무




‘클라우드 댄서’는 힘이 덜해 보이는 색일지라도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분명하다. 빈 캔버스를 떠올리게 하는 이 색은 새로운 출발을 향한 열망을 상징한다. 팬톤은 이 색을 낡은 방식과 사고에서 벗어나 새로운 접근을 열어주는 색, 외부의 소음에서 벗어나 집중을 돕고 자유로운 사고와 창의성이 숨 쉴 공간을 마련해주는 색이라고 설명한다. 끊임없는 요구에서 잠시 멈추어 휴식을 선택하고 의식적으로 자신에게로 방향을 돌리는 일은 진정한 힘이 ‘무언가를 하는 것’뿐 아니라 그저 ‘존재하는 것’에서도 비롯됨을 일깨운다. 과잉으로부터 벗어난 미래를 향한 우리의 열망을 담아 클라우드 댄서는 만족과 평온, 그리고 조화와 일체감에 대한 우리의 바람을 한층 확장한다.




팬톤은 2026년 올해의 컬러 ‘클라우드 댄서’가 지닌 빈 캔버스의 의미를 확장하기 위해 다양한 창작자들과 연중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창작자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 컬러를 해석할 수 있도록 조명하는 프로젝트로 크리에이티브 커뮤니티와 컬러 애호가들을 위한 새로운 이니셔티브이기도 하다. 이 프로젝트는 예술가들의 창작을 지원하는 큰 흐름 속에서 색이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서로를 이어주는 방식을 다층적으로 탐구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아티스트의 비전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각 작품은 예술과 디자인이 관객과 깊이 소통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할 예정이다. 그래픽부터 패션까지 전 분야의 아티스트와 협업한 한정판 디자인은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그 첫 번째 협업자로 팬톤은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비주얼 아티스트, 작가로 활동하는 에밀리아노 폰지(Emiliano Ponzi)를 선정했다. 그는 개념적 깊이와 그래픽적 정밀함이 조화를 이루는 자신만의 시각 언어로 클라우드 댄서를 재해석한 한정판 토트백을 선보인다. 해당 제품은 팬톤 공식 홈페이지에서 만나볼 수 있다.
WGSN, 올해의 컬러 ‘트랜스포머티브 틸’
글로벌 트렌드 예측 기관 WGSN과 Coloro는 2년 후의 트렌드를 미리 예측하며 ‘트랜스포머티브 틸’을 2026년 올해의 컬러로 선정했다. 깊은 신뢰감을 주는 다크 블루에 아쿠아틱 그린의 생기가 더해진 ‘트랜스포머티브 틸’은 변화의 흐름 속에서 공감을 이끌어 내는 색이다.
WGSN은 2026년을 ‘방향 전환의 해’라고 읽었다. 2026년은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부터 산업을 조직하고 환경을 다루는 방식까지 오래된 관념을 재고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거세지는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 양극화는 심화되겠지만, 그 속에서 새로운 연대와 기회가 생기고 기술과 창의성은 변화의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다. 컬러 팔레트는 새로운 다크 계열을 비롯해 강렬한 브라이트, 자연을 닮은 어스 톤과 내추럴, 차분한 색조까지 다층적으로 섞이며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들은 다용도성, 안정감,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색을 선호하기 때문에 다크 톤은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극한 기후가 일상이 된 지금 사람들은 더 어두운 색에서 안정과 위안을 찾는 경향이 있으며,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STEPIC* 혁신 테마인 ‘유동적 생태학(Flexible Ecology)’에서 영감을 받은 쿨링 다크(Cooling Dark)가 새로운 트렌드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 STEPIC은 WGSN이 사용하는 분석 방법론의 이름으로 사회(Society), 기술(Technology), 환경(Environment), 정치/정책(Politics), 산업(Industry), 창의성/문화(Creativity) 같은 거시적 변화 요인을 아우르며 미래 트렌드를 예측하는 프레임워크를 말한다.




이와 같은 흐름을 반영해 선택된 ‘트랜스포머티브 틸’은 자연의 다양성이 가져올 새로운 삶의 방식과 변화를 긍정적 기회로 바라보는 시선을 담은 색이다. 소비자들이 점점 더 요구하게 될 환경적 책임에도 부합하는 컬러로, 블루와 그린이 융합된 이 색조는 자연의 다양성과 지구를 우선시하는 사고방식을 인정하며 복잡한 기후 변화 속에서 회복력을 구축하도록 돕는다. 이는 궁극적으로 지구를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에 따라 유기적이거나 합성적, 자연적이거나 인공적일 수 있는 생물학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더불어 ‘트랜스포머티브 틸’은 지구를 위한 집단적 해결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영감을 받은, 변형적이고 재생적인 특성을 지닌 색으로서 시원함과 차분함, 회복의 감각을 전달한다. 우주 철학자 프랭크 화이트가 정의한 조망 효과(Overview Effect). 즉, 우주에서 지구를 내려다볼 때 경험하는 인식의 전환를 떠올리게 하는 컬러이기도 하다. 지구 우선(Earth-first) 사고방식을 반영해 제품과 서비스 디자인에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으며 불확실성과 기후 문제에 직면한 우리가 미래를 재구성할 힘을 얻도록 도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