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어낼수록 더 밝아진다, LG유플러스 리브랜딩

“브랜드는 약속이다.” 랜도어소시에이츠 창업자 월터 랜도의 말이다. 이는 브랜딩이 지향해야 하는 바를 명료하게 드러낸다. 기업이 고객에게 무엇을 약속하는지 밝히는 것. 브랜드 기획자와 디자이너가 준수해야 할 정언명령이다. LG유플러스의 최근 리브랜딩은 과시적이지 않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와 U와 시선을 맞춘 플러스(+), 더 온화해진 마젠타 컬러…. 드라마틱하진 않지만 그 이면에는 브랜드의 정체성부터 대고객 지향점까지 많은 것이 담겨 있다. 이 변화의 맥락을 짚어보기 위해 LG유플러스 브랜드마케팅팀의 김희진 팀장과 신형섭 책임, 최장순 엘레멘트 대표, 최명환 월간 〈디자인〉 편집장이 이야기를 나눴다.

덜어낼수록 더 밝아진다, LG유플러스 리브랜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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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신형섭, 최장순, 김희진, 최명환

변화의 중심에서 찾은 불변의 가치

최명환 LG유플러스가 최근 브랜드를 리뉴얼했다. 가이드 정비로는 약 4년 만이라고 들었다. 그 배경이 궁금하다.

김희진 LG유플러스는 그동안 젊고 도전적인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모든 브랜드가 MZ세대를 타기팅하는 오늘날에 분명 부합하는 포지션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충분하지 않았다. LG유플러스는 철학적, 기술적으로 보여줄 것이 많은 회사인데 기존 브랜드에서 그런 지점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다. 모든 기업이 기술을 앞세우지만 정작 고객의 삶은 더 복잡해진 것 같다. 그래서 복잡함을 덜어주는 고객 중심 철학을 2025년의 새로운 브랜드 지향점에 반영하고 싶었다. 이러한 고민을 하던 중 최장순 엘레멘트 대표와 인연이 닿았다.

최장순 예전에 다른 통신사 컨설팅을 한 적이 있는데, 그 과정에서 계속 참고하며 스터디했던 브랜드가 LG유플러스였다. 어떻게 이렇게 계속 젊은 활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어떻게 내부에 이렇게 좋은 브랜드가 많을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다. 그런 국민 브랜드로부터 컨설팅 의뢰를 받았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도 매우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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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를 아래로 내려 고객(U)과 시선을 맞추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김희진 LG유플러스는 십수 년간 사람 중심, 고객 중심의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일상 속에 어떻게 녹아드는지를 보여주고자 했다. 기술적으로도 큰 변화를 이뤄냈다. 통신사 최초의 자체 개발 LLM 모델 익시ixi를 보유하고 있고 LG유플러스만의 특허 기술도 많다. 전문성이 매우 뛰어난 브랜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였다.

최장순 내부에서 해상도를 더 높여 들여다보니 그 간극이 더욱 선명하게 보였다. 기업이 실제로 축적한 가치에 비해 외부에서 인식하는 이미지가 한정되어 있었다. 이 가치를 온전히 평가받기 위한 전략적·철학적 작업, 즉 하나의 서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가 AX(AI Transformation) 컴퍼니라는 방향이다. AI를 통해 비즈니스 전반을 전환하는 회사라는 선언이다.

최명환 그런데 요즘에는 거의 모든 기업이 AI를 강조하지 않나. 워낙 트렌드로 소비되다 보니 이제 피로감도 느껴진다. AI라는 키워드로 변별력을 갖추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최장순 AI는 이제 상수다. 차별화가 어렵다는 점에 동의한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흔히 말하듯 정보를 받아들이는 속도는 모두 다르기 때문에 결국 계속 이야기를 해야 한다. AI를 내세우는 것은 불가피하다. 다만 LG유플러스가 말하는 AI의 차별점은 ‘사람’에 있다.

김희진 우리는 그동안 고객 중심의 일상화 전략을 펼쳐왔는데 이번에도 AI 너머의 ‘사람’에 주목했다. 최근 구글 검색 데이터를 보면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개인의 존재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AI가 발전하는 만큼 ‘나는 어떤 존재인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우리의 AI 기술은 그 질문을 돕는 도구다. 통신사의 본질은 결국 ‘연결’이며, 기술과 사람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Less is Brighter

최명환 이런 고민이 실제 브랜드 차원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었던 계기는 무엇인가?

김희진 경영진의 결단이 컸다. 특히 2024년 11월에 새로 취임한 홍범식 CEO는 브랜드를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아니라 회사의 방향과 전략을 드러내는 언어로 보았다. 덕분에 내부에서 축적돼 있던 고민을 한 단계 더 밀어붙여 철학으로 정리할 수 있었고, 그 철학을 실제로 작동시키는 방식으로 VI의 변화, 즉 리브랜딩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최명환 그렇게 탄생한 철학이 ‘Less is Brighter(덜어낼수록 더 밝아진다)’다. 디자이너라면 조건반사처럼 미스 반데어로에의 ‘Less is More(적을수록 더 많다)’를 떠올릴 것이다.

최장순 그 문장은 지금에 와선 하나의 직업 윤리처럼 굳어버린 측면이 있다. 그래서 덜어내는 것이 곧 좋은 디자인이라는 식으로 오해한다. 그런데 사실 ‘less’보다 중요한 것이 ‘more’다. 우리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도 단순한 형식의 절제가 아니었다. 방점은 ‘무엇을 드러내기 위해 덜어내는가?’에 찍혀 있었다. 이 지점을 설명하기 위해 하이데거의 철학을 빌렸다. 하이데거가 말하는 ‘밝음’은 조도의 문제가 아니라, 가려져 있던 것이 드러나는 상태에 가깝다. 따라서 먼저 무엇이 가려져 있는지 충분히 들여다봐야 한다. LG유플러스가 지향하는 ‘덜어냄(less)’ 역시 고민을 생략하자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내부에서는 더 많은 고민과 이해, 더 높은 해상도의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 그 과정을 거쳐야 고객에게 불필요한 요소를 덜어낸, 더 명확하고 선명한 경험이 전달된다. 그런 의미에서 ‘Less is Brighter’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대한 선언이다. 덜어내기 위해 더 깊이 들여다보고, 그 끝에서 비로소 밝아지는 것. 그 방향을 하나의 문장으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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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의 새로운 철학인 ‘Less is Brighter’.

최명환 사실 요즘 브랜드들이 너도나도 ‘철학’이라는 표현을 쓰다 보니 일종의 디플레이션을 겪고 있다고 느낀다. 그런데 LG유플러스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브랜드에 철학이 왜 필요한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최장순 어쩌면 철학은 자연스럽게 여기저기서 쓰여야 하는 단어일 수도 있다. 철학은 마치 수학, 예를 들어 n차 방정식과 비슷하다. 어떤 전제와 조건, 즉 x값이 주어지면 그에 따라 y값이 어떻게 도출되는지에 대한 하나의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개념에 대한 이해 없이 사용되는 상황이 만연해진 것은 분명 문제다. 철학이라는 말이 너무 쉽게 소비되면서, 정작 그것이 무엇을 설명하기 위한 언어였는지 목적이 흐려지고 있다. 특히 요즘 같은 AI 시대에는 이 문제가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AI는 소비와 인식의 패러다임을 불과 6개월 단위로 바꾸고, 기술의 변화 속도는 인간의 이해와 판단을 훨씬 앞서나간다. 과거처럼 브랜드 자산을 천천히 축적해 인지 일관성을 만드는 방식은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 이럴수록 변화하는 수많은 접점과 경험을 하나로 묶어줄 기준점이 필요해진다. 그 역할을 하는 것이 철학과 내러티브다. 그래서 지금은 오히려 제대로 작동하는 철학이 없는 브랜드가 더 위험한 시대라고 생각한다.

철학을 담은 디자인

최명환 깊은 고민 끝에 지금의 철학이 정리됐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했다. 그렇다면 이 철학을 실제 디자인으로 옮기는 과정에서는 어떤 고민이 있었나?

김희진 ‘Less is Brighter’라는 렌즈로 우리 브랜드를 다시 바라봤다. 그 결과 무엇보다 먼저 복잡함이 느껴졌다. 그동안 LG유플러스는 젊고 역동적이며 도전적인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가이드가 있음에도 각 프로젝트마다 개성을 더하고자 했다. 문제는 그 시도가 반복되면서 점점 변주가 누적됐다는 점이다. 각각의 디자인만 놓고 보면 매력적이지만, 수많은 결과물이 한데 모이자 브랜드의 일관성이 결여되었다. 그래서 현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어디에 적용해도 같은 방향으로 작동하는 구조적인 VI의 정립이라고 판단했다.

신형섭 새로운 구조 역시 새로운 철학에서 출발했다. LG유플러스가 지향하는 ‘밝은 세상’을 가장 직관적으로 드러내는 형태로 원형을 설정했고, 이를 ‘브라이트 서클bright circle’이라는 기본 모티브로 정의했다. 이 원형은 고정된 그래픽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활용되는 가장 기본 단위다. 원형을 가로로 확장하면 ‘튜브tube’가 되고 거기서 세로로 더 확장하면 ‘윈도우window’가 된다. 각 모티브마다 쓰임새도 다르게 설정했다. 브라이트 서클은 문장 끝에서는 온점처럼 쓰일 수 있고, 문장 앞에서는 의미를 강조하는 장치가 된다. 튜브는 UI·UX 환경에서 버튼이나 키워드를 강조하는 요소로 활용되고, 윈도우는 이미지와 텍스트를 나누거나 특정 콘텐츠를 강조하는 프레임으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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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의 새로운 디자인 체계. 브라이트 서클이란 원형을 기본 모티브로 삼고, 이를 가로로 확장한 튜브, 여기서 세로로 더 확장한 윈도우를 활용한다.

김희진 컬러 역시 같은 기준에서 다시 정비했다. LG유플러스는 2008년부터 마젠타 핑크를 사용했다. 당시로선 과감한 선택이었고 그 컬러가 오랜 시간에 걸쳐 우리의 아이덴티티로 단단하게 축적돼왔다. 조사해보니 통신 3사 가운데서도 컬러 아이덴티티의 점유율이 유독 높게 나타났고, 이 컬러만으로도 충분히 ‘유플러스다움’을 전달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굳이 여러 색을 전면에 나열하기보다 마젠타를 중심에 두고 나머지를 정리하는 방향이 맞겠다고 판단했다.

신형섭 이를 바탕으로 컬러 체계를 재설계했다. 기존 마젠타의 젊고 역동적인 인상은 유지하되, 브랜드가 지향하는 ‘밝은 세상’을 더 잘 전달하기 위해 전체 톤을 난색 계열로 미세하게 조정했다. 이에 맞춰 그레이 스케일과 서브 컬러도 함께 정리하고, 컬러를 단순한 장식 요소가 아니라 역할에 따라 구분해 사용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플럼 계열은 문화적인 영역에, 라임 계열은 보다 젊은 타깃이나 서비스에, 핑크 계열은 기본적인 서비스 전반에 적용하는 식이다. 이미지 역시 브랜드가 앞서기보다 고객의 일상 속 순간과 그 일상을 위한 메시지가 먼저 보이도록 톤을 통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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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랜딩을 진행하며 전체 색상 체계를 재검토했다. 상징 컬러인 마젠타에는 온화한 느낌을 추가했다.

최명환 로고의 변화도 눈에 띈다. 플러스(+)의 위치가 위첨자에서 아래로 내려와 U와 같은 높이에 놓였다.

김희진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가장 많은 이야기가 오간 변화다. VI를 넘어 CI까지 손대야 하는 대대적인 조정이었기 때문이다. 또 n승의 의미가 담긴, ‘무한한 가치를 주겠다’는 위첨자의 상징을 바꾸는 일 역시 쉽지 않았다.

최장순 고객 중심의 AI 기술을 선보이는 기업이 되기로 했다면 그 철학은 로고에서도 드러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위에서 내려오는 혜택이 아니라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함께 작동하는 기술이라는 의미를 담고 싶었다. 고객과 눈높이를 맞추는 걸 넘어 고객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다시 설계하겠다는 굳은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다. 경영진이 더 긍정적으로 보고 의사 결정을 해주어 다행이었다. 본격적으로 로고를 다듬는 과정에서는 플러스의 크기를 키웠다. 혜택이 더 커진다는 메시지를 시각화하기 위해서였다.

김희진 물론 내부에서 우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전국 1800개 매장에 적용된 로고를 교체해야 하는 현실적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리브랜딩이 드라마틱하지 않아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했다. 지나치게 두드러지지 않기에 오히려 순차 적용이 가능했다. 결과적으로 그 판단을 경영진도 받아들였다.

성취와 숙제

최명환 이번 LG유플러스의 리브랜딩은 경영진이 상당히 깊이 관여한 프로젝트라는 인상을 준다. 리브랜딩은 보통 마케팅이나 디자인 팀 등 특정 조직의 과제이기 쉬운데 위에서부터 관심을 갖고 나선 점이 인상적이다.

김희진 실제로 C레벨들이 이번 프로젝트를 단순한 디자인 작업이 아니라, 전사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하나의 미션으로 규정해주었다. 덕분에 브랜드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함께 이해하고 작동시키는 일’로 접근했고, 전사적인 내재화 역시 가능했다.

최장순 사실 이번 프로젝트만큼 내부 임직원과 적극적으로 소통한 경우도 드물다. 워크숍과 공청회를 여러 차례 열었고, 시각 가이드와 매뉴얼은 방송 형식으로 녹화해 전사에 공유했다. 행동 강령 역시 새롭게 정비했다. 결과물을 배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브랜드의 철학과 기준을 조직에 스며들게 하는 데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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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의 새로운 철학을 반영한 게시물로 인스타그램을 채운 모습.

김희진 리브랜딩을 시작할 때부터 내재화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봤다. 새로운 나침반이 생겼다면 구성원들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하나의 언어로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HR 조직과 긴밀하게 협업하며 교육과 워크숍을 설계했고, 일방적인 전달에 그치지 않도록 팀별로 미션을 부여했다. 각 팀이 ‘이 철학을 우리 조직에서는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지’ 직접 고민하도록 한 것이다. 잘 실행한 팀에는 리워드를 제공했고, 브랜드 철학은 사내 인트라넷에 상시 노출해 언제든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과정을 거친 뒤 내부 인식 조사 결과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이전에는 회사의 비전이나 방향에 대한 인지도가 높지 않았는데, 3개월 만에 비보조 인지도는 90%, 보조 인지도는 70%까지 상승했다.

신형섭 디자인에 대한 내부 만족도 역시 높게 나타났다. 전사 직원 1600명 이상이 응답한 설문에서 ‘디자인에 만족하는가’라는 질문에 78%, ‘디자인이 잘 설계됐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77%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리브랜딩을 보통 ‘남의 일’로 받아들이기 쉬운데, 이번에는 전사적으로 내재화 과정에 참여한 결과 상당히 이례적인 수치가 나온 것이라고 본다.

김희진 매장에 내재화하는 것 역시 주요 과제였다. 매장은 광고 채널로서 어마어마한 가치를 지닌 공간이지만, 신제품 출시나 단통법 폐지 같은 이슈가 생기면 이목을 끌기 위해 각기 다른 제작물이 난립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매장 담당자들을 만나 ‘그렇게 해서 정말 가입자가 늘었는지’ 되묻곤 했다. 경쟁력 있고 자신감 있는 브랜드는 지저분한 제작물로 사람을 끌어들이지 않는다. 정리된 제작물이 오히려 신뢰를 만든다. 그래서 다음 단계로 고민하는 것이 ‘자동화’다. 누구나 우리 VI 운영 기준에 맞춰 일관된 제작물을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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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에 새로운 디자인 체계를 적용한 모습.

최장순 LG유플러스를 처음 만났을 때 PER은 7배대 수준이었다. 하지만 AX 컴퍼니라는 서사가 명확해지고 AI 기술과 연결의 가치를 전면에 드러내는 방향으로 전략이 정리되면서 시장은 이 기업의 실체를 다시 보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밸류업 공시와 주주 환원 정책 강화, 자사주 소각 같은 결정이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PER 역시 10배대 초반까지 올라왔다. 브랜드 서사가 기업의 실체를 드러내는 마중물이 된 셈이다.

최명환 통신사는 이전보다 일상에 개입하는 정도가 훨씬 강력해졌고, 브랜드와 고객의 접점 역시 굉장히 넓어졌다. 어쩌면 이제는 사회간접자본에 가까운 역할을 한다고 느껴진다. 그런 점에서 이번 프로젝트가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마지막으로 이번 리브랜딩을 각자 어떻게 자평하는지 듣고 싶다.

최장순 이번 리브랜딩을 미학적 사건인 동시에 금융적 사건으로 본다. 통신 요금을 받는 회사에서, AI 인프라를 통해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고 일상화 전략을 시도하는 회사로의 전환이기 때문이다. 장 노엘 카페레의 표현을 빌리면 브랜드의 가치는 결국 브랜드 스트레칭 전략에 달려 있다. 브랜드 언어를 어느 카테고리까지 확장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LG유플러스와의 작업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고객의 삶을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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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제작한 굿즈인 달항아리.

김희진 우리가 브랜드를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철학이 고객의 일상에서 어떻게 경험되느냐다. ‘Less is Brighter’라는 철학 아래에서 AX 기술과 연결의 가치를 통해 고객의 고민을 덜고, 복잡함과 불안을 줄여 일상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그 방향에서 나온 것이 ‘Simply.U+’라는 슬로건이다. 통신 경험은 더 심플하게, 선택은 AX 기술을 통해 더 꼭 맞는 맞춤형으로 제안해 고객의 부담을 줄이는 방식이다. 여기서 말하는 연결은 네트워크를 넘어 고객과 서비스, 파트너가 함께 만들어가는 연결의 확장을 의미한다. 이런 방향성은 2026년을 기점으로 고객이 체감하는 경험으로 구현될 것이다. LG유플러스가 고객의 일상 속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브랜드가 되는 것, 그리고 그 변화가 가능하도록 브랜드와 철학, 기술과 사람이 하나의 방향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것, 그것이 이번 리브랜딩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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