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와 버거 패티에서 출발한 폴란드 F&B 공간 디자인

폴란드의 파티세리와 버거 바

폴란드의 건축 및 인테리어 스튜디오인 즈나미 셰가 브랜드의 콘셉트를 공간으로 풀어내는 방식은 주목할 만하다. 이들은 문화적 배경이나 음식에서 출발한 아이디어를 형태와 재료, 색채로 번역해 공간 전체에 하나의 서사를 구축한다.

파도와 버거 패티에서 출발한 폴란드 F&B 공간 디자인

폴란드의 건축 및 인테리어 스튜디오인 즈나미 셰(ZNAMY SIĘ)가 브랜드의 콘셉트를 공간으로 풀어내는 방식은 주목할 만하다. 이들은 문화적 배경이나 음식에서 출발한 아이디어를 형태와 재료, 색채로 번역해 공간 전체에 하나의 서사를 구축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바르샤바의 파티세리 파스텔로웨(Pastelowe)와 브로츠와프의 플루토 버거 바(Pluto Burger Bar)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두 프로젝트는 각각 서핑 파도와 스매시 버거의 조리 과정이라는 개념을 출발점으로 삼아 브랜드의 이야기를 공간 속에 구현했으며, 시선을 끄는 곡선 형태의 디자인 요소를 통해 이를 직관적으로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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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gdał Studio

폴란드 브로츠와프를 기반으로 활발한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는 즈나미 셰는 건축가 보그나 카바(Bogna Kawa)와 보이치에흐 노박(Wojciech Nowak)이 이끌고 있다. 스튜디오는 건축과 인테리어를 통합적으로 다루며 상업 공간과 주거 프로젝트를 비롯한 다양한 작업을 진행해왔다. 특히 브랜드 콘셉트와 공간 경험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인테리어 프로젝트에서 흥미로운 작업들을 선보이고 있다.

폴란드 바르샤바 솔레츠 지역에 위치한 파스텔로웨는 에그타르트의 원형이 된 포르투갈 전통 디저트인 파스텔 드 나타(pastéis de nata)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소규모 파티세리다. 약 63㎡ 규모의 이 공간은 포르투갈 해안의 서핑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인테리어 콘셉트를 중심으로 디자인되었다. 파스텔로웨의 디자인은 서핑 파도의 구조에서 출발한다.

디자이너들은 서핑에서 나타나는 세 가지 파도 유형인 비치 브레이크(beach break), 포인트 브레이크(point break), 리프 브레이크(reef break)를 분석하고 이를 공간의 형태와 구성 요소로 변환했다. 둥근 형태의 벤치와 곡선 거울은 부드럽게 부서지는 해변의 파도를 떠올리게 하고, 벽면 선반은 일정한 리듬으로 배열되어 파도의 흐름을 연상시킨다. 매장의 중심에 놓인 곡선 형태의 카운터는 암초에서 부서지는 파도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표현하며 공간의 핵심 조형 요소로 기능한다.

재료와 색채 역시 해안 풍경에서 착안했다. 따뜻한 색감의 오크 합판은 모래사장을 떠올리게 하고, 금속과 포일 마감재는 젖은 바위나 반짝이는 물결의 표면을 연상시킨다. 특히 노란색 스프레이 폼으로 마감된 천장은 이 공간의 가장 특징적인 요소다. 불규칙한 질감의 표면은 바닷물의 거품과 햇살을 동시에 떠올리게 하며 강렬한 시각적 인상을 만든다. 여기에 짙은 파란색 계열의 브랜드 컬러가 더해져 따뜻한 색조와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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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gdał Studio

한편, 브로츠와프에 문을 연 플루토 버거 바는 스매시 버거를 전문으로 하는 레스토랑으로, 약 111.75㎡ 규모의 이 공간 역시 즈나미 셰가 설계했다. 플루토의 인테리어는 스매시 버거의 조리 방식에서 출발했다. 스매시 버거는 다진 소고기 패티를 뜨거운 철판에 눌러 접촉면을 넓히는 방식으로 조리되며, 이 과정에서 마이야르 반응(Maillard reaction)이 발생해 패티가 갈색으로 변하고 풍부한 향과 맛이 형성된다. 디자이너들은 이러한 조리 과정을 공간 디자인의 개념으로 확장했다. 매장 내부에는 유려하게 흐르는 곡선 형태와 물결치는 듯한 선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데, 이는 열과 접촉에 의해 변화하는 재료의 상태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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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gdał Studio

공간의 중심에는 오픈형 그릴과 금속으로 마감된 바 카운터가 배치되어 있다. 상업용 주방 설비를 연상시키는 이 조리 공간은 긴 바 형태의 좌석과 마주하도록 구성되어, 방문객들이 버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바라볼 수 있게 한다. 공간의 색채 역시 스매시 버거의 조리 과정에서 나타나는 색과 질감에서 착안했다. 내부에는 캐러멜, 베이지, 테라코타 등 따뜻한 색조가 주요 팔레트로 사용되었으며, 이는 패티가 노릇하게 구워지는 순간의 색감을 연상시킨다.

금속 소재는 조리 공간 특유의 분위기를 강조하고, 불규칙한 형태의 유리블록은 빛을 부드럽게 분산시키며 공간에 은은한 분위기를 더한다. 특히 브랜드의 시그니처 컬러인 플루토 블루 색상의 선형 요소가 공간 곳곳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다양한 재료와 인테리어 요소들을 시각적으로 연결해 공간 전체에 일관된 흐름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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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의 건축 및 인테리어 스튜디오인 즈나미 셰(ZNAMY SIĘ) © Migdał Studio

파스텔로웨와 플루토 버거 바는 서로 다른 음식과 콘셉트를 기반으로 하지만, 브랜드의 핵심 아이디어를 공간으로 풀어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파스텔로웨는 서핑 파도의 구조에서 착안한 곡선 형태와 색채, 재료의 조합을 통해 포르투갈 해안의 분위기를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반면 플루토 버거 바는 스매시 버거의 조리 과정에서 나타나는 형태와 색의 변화를 디자인 언어로 번역해, 곡선 형태와 따뜻한 색조가 강조된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두 프로젝트는 제한된 면적의 상업 공간에서도 어떻게 또렷한 공간 정체성을 구축할 수 있는지 설득력 있는 해법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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