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간 950여 명이 신진 디자이너들을 배출한 SDF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은 명실상부 디자이너의 등용문이다. 디자인플러스는 내일의 주인공이 될 이들을 릴레이 인터뷰 형식으로 소개한다. 스무 번째 주자로 2024 SDF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 참가자인 박민규가 묻고 오지희가 답했다.

박민규(이하 박): 오지희 님과 운영하는 브랜드의 철학에 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오지희(이하 오): 공구를 단순한 도구로 한정 짓지 않고, 형태적인 변화와 결합이 가능한 오브제로 재구성하고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일상 속 익숙한 요소들을 세라믹이라는 소재로 재해석해 관객(사용자)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과 예술적 영감 그리고 가치를 선사하고 있는 것이죠. 일상 사물이 지닌 잠재력을 탐구하며, 이를 통해 사람들이 새로운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브랜드의 핵심 철학으로 삼고 있습니다.

박: 공구의 디테일이 눈에 띄는데, 공구를 작품의 재료로 사용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오: 주변에서 마주하는 사물들에 대한 깊은 관심이 있었습니다. 특히 학생 때 작업실에서 공구들을 자주 접하면서 이것들의 용도 이상에 주목하게 됐어요. 형태에서 오는 독창성을 감지했습니다. 다양한 공구의 균형 잡힌 구조는 규칙성과 정교함이 드러나며, 이러한 요소들이 일정 간격으로 배열되는 데에서 오는 섬세함과 조화를 목격했습니다. 도자기라는 소재와 다른 물성을 가진 것에 대한 신선함, 그 안에 숨겨진 잠재적 변화와 미적인 요소를 바탕으로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박: 주변의 일상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아요. 일상을 바라보는 특별한 방식이 있나요?

오: 항상 일상에서 무엇이든 이유와 쓰임을 깊이 탐구하려고 합니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평범한 것 속에 숨겨진 의미를 발견하고, 그들이 지닌 잠재력과 가치에 대해 깊이 성찰하는 기회를 가지려 합니다.

박: 공구 외에 다른 사물에도 관심이 있나요?

오: 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사물에 깊은 관심이 있습니다. 작업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다 보니 그 반경 안에서 마주치는 사물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가게 되네요. 대부분이 작업 도구와 공구여서 이들 각각이 지닌 기능과 형태를 탐구하며, 현재도 그 안에서 새로운 의미와 가능성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박: 예비 관객들에게 전시를 즐길 수 있는 팁을 귀띔해 주세요.

오: 간과하고 있던 공구들이 도자 소재와 결합하여 예술 작품이나 실용적인 사물로 재구성된 모습을 통해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를 넘나드는 특별한 경험을 전달하려고 합니다. 각 작품을 가까이에서 관찰하며, 형태와 기능이 어떻게 새로운 의미를 지니는지 탐구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직관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일상의 사물이 어떻게 재구성될 수 있는지 느껴보고, 이를 통해 새로운 영감을 얻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인터뷰 박민규
일상 사물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언유쥬얼’ 프로젝트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