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결한 미학에 깃든 혁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말하는 폴스타 4

폴스타는 장식을 덜어내고 본질에 집중하는 미니멀리즘 디자인의 정수를 보여준다. 디자인만큼이나 돋보이는 것은 폴스타가 제안하는 삶의 방식이다. 친환경 전기차 브랜드로서 지속 가능성에 대한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전하고 더 나은 삶을 향해 나아갈 길을 모색한다.

간결한 미학에 깃든 혁신

북유럽에 뿌리를 둔 폴스타는 장식을 덜어내고 본질에 집중하는 미니멀리즘 디자인의 정수를 보여준다. 디자인만큼이나 돋보이는 것은 폴스타가 제안하는 삶의 방식이다. 친환경 전기차 브랜드로서 지속 가능성에 대한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전하고 더 나은 삶을 향해 나아갈 길을 모색한다. 폴스타의 뚜렷한 방향성이 바로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라는 수식을 가능하게 만든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양태오와 폴스타4의 브랜딩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시카고 미술대학에서 실내 건축을, 캘리포니아의 아트 센터 디자인 대학에서 환경 디자인을 공부했다. 마르셀 반더스 스튜디오를 거쳐 2011년 서울 북촌에 태오양스튜디오를 오픈했다. ‘전통 그리고 지역성의 재발견과 미래’를 주제로 전통의 아름다움을 동시대적으로 표현하고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 국제갤러리 등 다양한 공간 프로젝트를 디렉팅하고 가구 브랜드 ‘이스턴에디션’, 스킨케어 브랜드 ‘이스라이브러리’, 향 브랜드 ‘시낭’ 등을 론칭했다.
요즘 어떤 차를 타나?

회사 차로는 현대 스타리아를 이용하고 개인적으로는 마세라티를 탄다. 최근에는 운전을 잘 안 하다 보니 차에 대한 소유욕이 많이 줄었다. 다만 내연차에서 전기차로 옮겨가야 한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다.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머지않아 도래할 전기차 시대에는 전기차 브랜드로서 독자적인 방향성을 구축해가는 폴스타가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 생각한다.

폴스타4의 어떤 점에 주목했는지 궁금하다.

디자인이나 기능에 일말의 복잡함이 없다. 거추장스러운 요소를 덜어내고 본질에 집중하는 태도가 새롭게 다가왔다. 브랜드를 직접 운영하고 컨설팅하는 입장에서 동시대적 소통을 하지 않는 브랜드는 살아남기 어렵다고 보는데, 본질적인 것이 곧 동시대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불필요하고 장식적인 것에 대한 관심이 점차 줄고 합리적 선택을 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지금 폴스타4는 시의적절한 태도를 가진 차다.

지속 가능성은 폴스타의 브랜드 정체성을 구성하는 큰 요소다. 폴스타4를 비롯해 브랜드에서 전개하는 다양한 굿즈를 친환경 소재로 제작했다.

소재를 다루는 디자이너 입장에서 폴스타4의 인테리어나 의류, 우산, 가방 등 굿즈에 적용한 소재가 예사롭지 않다고 느꼈다. 알고 보니 몇몇 소재는 폴스타에서 자체 개발한 것이었다. 단순히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제품 하나하나에 내러티브를 부여해 사용자에게 각인시키고 참여를 유도하는 점도 흥미롭다. 폴스타의 행보는 피상적 차원을 넘어 지속 가능성을 성취하기 위한 실질적 솔루션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더욱 유의미하다. 물건이나 공간을 디자인하고 만들 때 그것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해야 하지만, 대부분 완성된 결과물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엄밀히 말해 그것은 수단에 불과한데 말이다. 그 수단을 통해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한 질문이 수반될 때 디자인은 당위성을 갖는다. 폴스타는 자동차라는 수단을 통해 지속 가능성을 실천하는 일이 우리 일상과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지속 가능성이라는 가치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을 독려한다.

폴스타의 의류와 우산, 텀블러는 친환경 소재로 제작했다. 폴스타가 발간한 디자인 북은 폴스타 모델의 제작 과정과 디자인 프로세스,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고 있다.
폴스타4는 안전과 실용성, 퍼포먼스 드라이빙 기능을 두루 갖추기 위해 혁신적 디자인을 시도했다. 최근에는 디자인과 혁신을 논하는 ‘이노베이션 토크’를 열기도 했다. 폴스타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서 차별화된 지점은 무엇일까?

제품의 디자인과 가치는 그것을 소비하고 직접 사용하는 사람이 가장 잘 알아야 한다. 하지만 그런 논의가 정작 소비자에게는 가닿지 못하고 디자인 집단에만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전문가와 브랜드, 대중을 이어주는 토크는 꼭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다. 특히 요즘처럼 손쉽고 인스턴트한 마케팅 방식이 범람하는 시대에는 진정성 있는 대화야말로 브랜드의 미션이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좋은 매개체가 된다. 나아가 브랜드 홍보 차원을 넘어 동시대에 필요한 디자인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폴스타4에서 가장 혁신적이라고 느낀 부분은?

비움의 미학을 실천하는 점. 변화와 혁신을 칭송하기 쉬운 시대에 뚜렷한 미션과 철학으로 브랜드가 나아갈 방향성을 정립하고 그것을 토대로 디자인한 차라는 점이 가장 혁신적이다. 젊은 브랜드가 성취하기 어려운 지점인데, 폴스타는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도 진정성 있는 태도로 일관된 방향성을 고수한다. 그런 점에서 대중의 취향을 이끌 수 있는 브랜드라는 생각이 든다. 많은 브랜드가 대중의 취향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결과물을 제시하는 데 반해 폴스타는 오히려 이 시대의 진정한 프리미엄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준다. 여느 브랜드가 종용하는 소비문화에서 비롯된 럭셔리가 아니라,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고 실천함으로써 더 나은 삶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곧 럭셔리라고 말한다. 많은 기업이나 브랜드가 더 큰 이윤을 위해 쉽게 선택하지 못하는 길을 폴스타는 묵묵히 걸어간다는 점에서 귀감이 된다.

폴스타4가 변화하는 모빌리티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

미래는 두려움을 동반한다. 신기술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기보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를 어떻게 타개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기술이 가져다줄 혁신만을 강조하는 어떤 흐름은 두려움과 걱정에 대한 다독임 없이 공격적인 태도를 취한다. 앞선 기술을 좇는 이들만이 대단하다는 선민 의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이는 디자인적으로 좋은 태도가 아니다. 반면 폴스타는 겸손한 태도로 중간자적 역할을 자처한다. 내연차와 전기차 사이의 연결 고리가 되어주면서 모빌리티의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하는지, 앞으로 어떤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을지 넌지시 일러준다. 그러면서 미래로 함께 나아가자고 이야기한다. 자신을 함부로 뽐내지 않고 본질적이고 진정성 있는 태도로 어필하는 폴스타는 더 많은 소비자를 전기차로 이끌고 새로운 기술과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안전한 플랫폼이 될 것이다.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556호(2024.10)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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