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영 디자이너] 디자이너 강유림
디자인플러스는 올해 11월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이하 SDF)에 참가하는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다.

![[2025 영 디자이너] 디자이너 강유림 1 20251030 054111](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0/20251030_054111-832x1248.jpg)
올해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에 참여한 계기가 무엇인가?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서 작업하다 보니 내 세계 안에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에 참여해 그 경계를 조금 넘어서 보고자 했다. 나와 같은 길을 걷는 디자이너뿐 아니라, 전혀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며 새로운 자극을 얻고 싶었다.
스튜디오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결성 배경도 궁금하다.
Y.999(Y point 999)는 은을 중심으로 ‘불완전함의 미학’을 실험하는 브랜드다. 어떠한 개념이든 취향이든 생각이든 하나로 정의되고 완성되는 순간 그것을 번복하기 어렵다는 것을 자주 느꼈다. 변화하지 않는 것은 결국 자유롭지 못하다는 생각에서 이 브랜드를 시작하게 됐다. 완성과 미완성의 경계에서 변화의 순간이 만들어내는 조형적 생명력을 탐구하고 있다. ‘완성은 곧 자유의 종결이다’라는 인식 아래 미완성의 상태를 결핍이 아닌 가능성으로 바라보며 작업을 이어가는 중이다.
![[2025 영 디자이너] 디자이너 강유림 2 20251030 054511 1](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0/20251030_054511-1-832x1177.jpg)
![[2025 영 디자이너] 디자이너 강유림 3 20251030 054511](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0/20251030_054511-832x1177.jpg)
스튜디오 이름에 담긴 뜻이 있다면?
Y.999는 ‘완벽을 향하지만 결코 완성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숫자 0.999는 1에 가까워지지만 끝내 도달하지 않는 수이자 완전함 직전의 영원한 과정을 상징한다. ‘Y’ 또한 마지막 알파벳 직전 문자로 끝에 닿기 전의 긴장감을 품고 있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확장되는 그 직전의 상태, 그 미묘한 불완결의 순간을 브랜드의 정체성으로 삼았다.
본인의 작업을 정의하는 키워드는?
완벽한 불완전함. 이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불완전한 존재로서 비로소 완벽해지는 상태를 의미한다. 어떤 것이 완결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살아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 작업은 언제나 완성 직전의 진행 중인 상태에 머물며, 그 불안정한 순간 속에서 조형의 자유와 생명력을 찾는다. 완벽한 불완전함은 결국 끝나지 않음으로써 존재를 이어가는, 살아 있는 아름다움에 대한 개념이다.
![[2025 영 디자이너] 디자이너 강유림 4 20251030 054654](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0/20251030_054654-832x1177.jpg)
작업에 주로 사용하는 재료가 있다면?
주로 은을 사용한다. 은은 시간이 지나며 산화되고 빛의 세기나 착용자의 습관, 손의 온도, 보관 방법에 따라 색이 변한다. 처음과 완전히 동일한 상태로 보존되지 않고 사용자의 손길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다. 나는 이 변화 가능성을 아름다움의 본질로 여긴다. 은은 완벽히 보존될 수 없는 재료이며 그 불안정한 물성이 내가 탐구하는 ‘불완전함의 자유‘와 닮아 있다.
작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가?
본래의 목적과 기능에서 해방된 구조, 시간과 손의 흔적이 남긴 변화의 가치에 주목해 ‘당연함’에 작은 균열을 내고자 한다. 그 작은 균열이 세계를 바꾸는 출발점이라고 믿는다. 내 작업을 통해 궁극적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미완성이고 불완전하기에 계속 살아 있는 세계의 감각이다.
이번 전시에서 관객에게 어떤 경험을 선사하고자 하는가?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업은 ‘난집’에서 시작했다. 보석이 사라지고, 보석을 고정하던 금속 구조물인 난집만이 남은 조형을 통해 그간 조명되지 않았던 구조물에 내재된 조형성과 미학적 가치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자 했다. 지지 구조물로 머물던 난집을 조형의 출발점으로 전환함으로써 주체와 부속품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경험을 유도한다. 이를 통해 관람자가 주얼리에 대한 고정된 인식에서 벗어나 그 본질과 조형적 의미를 새롭게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2025 영 디자이너] 디자이너 강유림 5 20251030 054614](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0/20251030_054614-832x1177.jpg)
향후 계획과 탐구하고자 하는 과제가 있다면?
변화하는 모든 것을 탐구하고 하나의 정답으로 굳어진 것들에 질문을 던지고 싶다. 나에게 디자인은 정답을 찾거나 끝을 향해 달려가는 일이 아니라, 끝나지 않기 위해 사유하고 실험하는 과정이다. 하나의 정의나 결론에 머무르기보다 그 사이의 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자 한다. 앞으로도 ‘당연한 것’들에 질문을 던지며 변화 속에서 숨 쉬는 조형의 형태를 만들어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