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영 디자이너] 디자이너 남규리
디자인플러스는 올해 11월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이하 SDF)에 참가하는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다.

23년간 1000여 명의 신진 디자이너들을 배출한 SDF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은 명실상부 디자이너의 등용문이다. 디자인플러스는 내일의 주인공이 될 이들을 소개한다.
![[2025 영 디자이너] 디자이너 남규리 1 20251031 053602](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0/20251031_053602-832x1248.jpg)
올해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에 참여한 계기가 무엇인가?
꽃은 단순히 아름다움을 장식하는 재료가 아니라, 그 안에 내재된 구조와 질서 속에서 감정의 사유를 불러오는 하나의 조형 언어다. 그 언어가 지닌 예술적 가능성과 해석의 폭이 보다 확장된 시선으로 논의되길 바라며 이를 탐구해오고 있다. 화예는 흔히 감성적이고 장식적인 영역으로 인식되지만, 나에게는 형태와 감정이 교차하는 예술적 실험 재료다. 이번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을 통해 화예가 지닌 조형적 가능성이 보다 새롭게 인식되고, 그 감각이 대중의 시선 속에서 확장되길 바란다.
스튜디오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결성 배경도 궁금하다.
콜리KOiLY는 꽃의 구조를 조형의 언어로 탐구하며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를 확장하는 작업을 전개하는 스튜디오다. 자연이 지닌 질서와 형태의 감각을 현대적 시선으로 해석하는 철학을 바탕으로 상업 공간, 전시, 이벤트, 화보 촬영 등 다양한 현장에서 조형 오브제와 감각적 플로럴 연출을 제안하고 있다. 꽃을 감정과 형태가 교차하는 예술적 구조물로 바라보며 이를 통해 관람자에게 단순한 시각적 아름다움을 넘어, 감정이 머무는 조형적 경험을 전달하고자 한다.
![[2025 영 디자이너] 디자이너 남규리 2 20251031 054258](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0/20251031_054258-832x1180.jpg)
스튜디오 이름에 담긴 뜻이 있다면?
일본어로 사랑을 뜻하는 ‘KOI’와 ‘I love you’의 약어인 ‘ILY’를 결합한 이름이다. 단어 그대로 ‘사랑을 사랑한다’는 뜻으로, 자연과 식물에 대한 애정을 의미한다. 꽃과 식물에 대한 애정과 존중을 늘 잊지 않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지었다. 창작이라는 것은 결국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을 오래 바라보고, 그로부터 새로운 형태를 발견해내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스튜디오의 작업을 정의하는 키워드는?
관찰. 보도블록 사이에 낀 이끼나 건물 외벽을 타고 자라는 담쟁이덩굴처럼, 우리는 도심에서도 여전히 다양한 자연을 마주한다. 나는 이렇게 스치듯 지나치는 자연을 오래 바라보며 이미 완성된 아름다움 속에서 또 다른 이면을 발견하기 위해 관찰한다. 이러한 관찰을 바탕으로 식물의 구조와 형태를 재구성해 그 안에 담긴 질서와 감정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작업에 주로 사용하는 재료가 있다면?
꽃과 식물을 비롯한 자연 요소, 그리고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인공 재료를 함께 사용한다. 꽃과 식물은 살아 있는 선과 결을 지니며, 자연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구조적 질서와 감정의 흐름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반면 인공 재료는 그 질서를 일정한 형태로 고정시켜 구조의 조형적 완성도를 실험할 수 있는 매개가 된다. 이 두 성질의 재료가 만나며 생겨나는 대비와 긴장을 통해 자연의 불완전한 질서와 시간의 흐름을 조형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2025 영 디자이너] 디자이너 남규리 3 KakaoTalk 20250711 194229594](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0/KakaoTalk_20250711_194229594-832x1102.jpg)
![[2025 영 디자이너] 디자이너 남규리 4 KakaoTalk 20250711 194229594 03](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0/KakaoTalk_20250711_194229594_03-832x1109.jpg)
작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가?
자연을 단순한 장식이 아닌, 영감과 위로를 주는 존재로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작품 속 형태와 질서를 통해 자연의 여운이 조용히 스며들기를 바란다.
이번 전시에서 관객에게 어떤 경험을 선사하고자 하는가?
인간은 자연에서 온 생명체이기에 자연에 끌린다는 말이 있듯, 사람들의 마음속에도 저마다의 자연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꽃과 식물이 가진 형태적 질서가 공간 속에서 어떻게 새롭게 구성되는지를 직접 마주하게 된다. 이를 통해 자연이 공간 속에서 형태와 감각이 조화롭게 이어지며 그 구조적 아름다움이 사유로 확장되는 여운을 느끼길 바란다.
향후 계획과 탐구하고자 하는 과제가 있다면?
앞으로도 꽃과 식물이 가진 구조적 아름다움이 다양한 감각의 영역 속에서 확장되는 가능성을 탐구하고자 한다. 그동안의 작업이 꽃을 조형 언어로 해석하는 과정이었다면, 앞으로는 그 언어가 일상과 예술, 그리고 다양한 매체 속에서 어떻게 다른 감정과 형태로 변주될 수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콜리가 지닌 조형적 시선이 타 분야의 디자인과 만나 새로운 감각을 만들어낼 수 있길 바란다. 서로 다른 영역이 교차하는 순간, 꽃의 구조가 지닌 질서와 여운이 새로운 형태로 확장되는 과정을 함께 실험해보고 싶다. 그렇게 자연이 품은 형태적 질서와 감정의 결을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그 속에서 태어나는 미묘한 감정의 울림을 시각적 언어로 기록해나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