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간 1000여 명의 신진 디자이너들을 배출한 SDF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은 명실상부 디자이너의 등용문이다. 디자인플러스는 내일의 주인공이 될 이들을 소개한다.

올해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에 참여한 계기가 무엇인가?

어렸을 때 막연히 꿈꿔왔던 ‘디자이너’라는 직업과 프리랜서로 일하며 느낀 현실의 거리 사이에서 갈증을 느꼈다. 작년 페스티벌에서 다른 디자이너들을 보며 ‘언젠가 나도 저 자리에 서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번 모집공고를 봤을 때 ‘너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받는 듯했고, 진짜 디자이너로 나아가는 한 걸음을 내딛는 느낌이었다. 마침 진행 중이던 ‘미뉴먼트’는 경험을 만드는 브랜드였기에 오프라인에서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 이번 기회를 통해 나의 작업과 브랜드를 더 넓게 알리고자 한다.

스튜디오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스튜디오 ‘만듦’은 뷰티와 패션 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하며 브랜드 경험을 설계하는 디자인 스튜디오다. 올해 4월 퇴사 후, 좀 더 주도적으로 디자인을 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비주얼 중심의 디자인에 머무르지 않고, 브랜드가 지닌 본질과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며 완성도를 높여간다.‘브랜드는 사람들의 감정과 기억 속에 남는 경험’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스튜디오 이름에 담긴 뜻이 있다면?

‘만듦’은 본질에 집중하고 진실되게 임하자는 가치관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좋아하는 일을 솔직하게 ‘만드는 행위’ 그 자체에 집중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단순히 예쁜 결과물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브랜드의 본질을 논리적으로 탐구하며 만들어나가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본인의 작업을 정의하는 키워드는?

‘감정과 논리의 균형’이다. 감성적인 접근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되, 브랜드의 구조와 방향성은 논리적으로 설계하려고 한다. 이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루는 순간, 가장 진정성 있는 디자인이 완성된다고 믿는다. 항상 마음과 머리를 함께 사용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하려고 한다. 감정과 이성이 함께 녹아 있는 브랜드 경험을 지향한다.

작업에 주로 사용하는 재료가 있다면?

유리와 종이다. 각각 투명함과 따뜻함을 지닌 두 소재는 브랜드의 메시지와 감정을 물성과 질감으로 표현하기에 적합하다. 형태와 질감의 대비를 통해 감각적이면서도 직관적인 경험을 만들고자 한다. 소재 자체가 전달하는 느낌을 브랜드 경험의 일부로 적극 활용하려고 한다.

작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가?

‘미뉴먼트’는 나를 위한 새로운 리추얼 습관을 제시하는 프레그런스 브랜드다. ‘휴식을 위해 꼭 무언가를 해야만 할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일과 삶의 균형이 무너진 시대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 ‘포기하지 말고, 같이 아무것도 하지 말고 쉬자’가 바로 미뉴먼트가 전하려는 핵심 메시지다.

이번 전시에서 관객에게 어떤 경험을 선사하고자 하는가?

바쁜 일상 속에서 ‘좋은 휴식’의 방식을 제안하고자 한다. 미뉴먼트는 관객이 잠시 멈춰 자신을 위한 리추얼 습관을 돌아보고, 향을 통해 그 순간의 감정과 기억을 다시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현재의 나’에게 집중하는 진정한 휴식의 시간을 전하고 싶다.

향후 계획과 탐구하고자 하는 과제가 있다면?

전시 이후에는 스튜디오 만듦과 미뉴먼트를 더 주도적이고 적극적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미뉴먼트는 온라인 스토어 오픈과 SNS 콘텐츠 제작을 통해 브랜드를 확장하고, 스튜디오 만듦은 브랜드 디자인에서의 AI를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디자인 실험을 이어갈 예정이다.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해 더 다채로운 브랜드 경험을 만들어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