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앰버서더] 2025 스쿨쇼 리뷰 –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2025 스쿨쇼 리뷰]는 전국 디자인 전공 학생들이 지난 시간의 탐구와 실험을 하나의 결과물로 응축해 선보이는 무대다. 각 대학과 전공별로 서로 다른 문제의식과 접근 방식이 모여, 오늘의 디자인이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떤 미래를 상상하는지 보여준다. 신진 디자이너들의 시선과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내며, 그들이 펼쳐갈 시작점을 함께 살펴본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그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몇 개의 프로젝트를 골라 소개한다.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졸업 전시 <Inside the Cab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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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7일부터 11월 1일까지 홍익대학교 홍문관과 문헌관에서 동양화과 졸업 전시 〈Inside the Cabinet〉이 열렸다. 총 31명의 학생이 참여했으며, 두 개의 공간에서 서로 다른 결의 작업들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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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Inside the Cabinet〉은 ‘캐비닛(cabinet)’을 작가적 사유의 은유로 삼아, 각자가 4년의 시간 동안 쌓아온 내면의 장을 꺼내 보이는 전시다. 완벽하게 정돈된 모습이 아니라, 지금 바라보고 있는 생각과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방식을 선택함으로써 관객이 작업 속 이야기와 정서를 보다 솔직하게 마주할 수 있도록 했다. 전시는 다양한 재료와 표현 방식이 공존하며 동양화라는 매체가 지닌 폭넓은 해석 가능성을 보여준다. 학생들은 각자의 시선과 개성을 풍부하게 드러냈고, 관람객은 그 안에서 서로 다른 감정의 결을 경험할 수 있었다.
앰버서더 Pick 5
천사의 시선을 다시 상상하다, 바람들 사이에 뜨이던 눈
디자이너 김채원
전공 동양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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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앰버서더] 2025 스쿨쇼 리뷰 –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6 20251204 092244](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2/20251204_092244-832x594.jpg)
‘고요한 성당 안에서 날개를 펼치고 신도들을 향해 서 있는 천사들’을 마주했던 경험에서 출발해, 작가는 섬김과 호소의 대상이 되는 천사의 날개에 주목한다. 날개 표면에는 나방이나 공작의 눈처럼 보이는 무늬가 새겨져 있고, 한 쌍 안에서도 조류와 곤충 등 서로 다른 생명체의 요소가 뒤섞여 있다. 이러한 모습은 날개가 단순한 이동 기관이 아니라, 구원을 바라는 이들의 욕망에 응답하는 시선일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이 관찰은 천사가 ‘호소를 받는 존재’에서 ‘호소하는 존재’로, ‘받아내는 존재’에서 ‘요구하는 존재’로 바뀔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작가는 섬김 받거나 대상화되는 존재처럼 보이는 이들에게도 고유한 욕망과 생동성이 있음을 탐구한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모가 짧고 단단한 붓으로 먹을 찍어내듯 광목 위에 그리는 방식을 사용했다. 그때 만들어지는 거칠고 맥동하는 질감은 날개 표면의 생명력을 드러내는 핵심적 요소로 작용한다.
과거 복원의 오차에서 출발한 상상 실험, 숭배론: 인류는 공룡을 숭배했다
디자이너 김선아
전공 동양화과
![[D+ 앰버서더] 2025 스쿨쇼 리뷰 –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7 20251204 092320](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2/20251204_092320-832x496.jpg)
![[D+ 앰버서더] 2025 스쿨쇼 리뷰 –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8 20251204 092327 1](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2/20251204_092327-1.jpg)
![[D+ 앰버서더] 2025 스쿨쇼 리뷰 –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9 20251204 092327](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2/20251204_092327.jpg)
작품은 “공룡은 실제로 어떻게 생겼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과거에 존재했던 생물을 이해하기 위한 연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 그 질문에 완전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 동시대의 우리는 수없이 쌓아온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답에 가까운 실마리를 찾기 위해 주력한다. 그러나 ‘존재–연구–복원’의 순환 과정 속에서는 늘 오차가 발생하며, 과거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결국 과학적 해석과 추론을 거쳐 형성된다. 기술이 없던 시대의 사람들은 돌에 이미지를 새겨 자신의 경험과 믿음을 남겼다.
이러한 기호들은 주술, 기록, 숭배 등 다양한 목적에서 비롯되었고, 현대의 연구자들은 그 흔적을 해석하며 당시의 문화와 가치관, 역사적 배경을 추측한다. 그 과정에서 인류가 미래에 어떤 방식으로 생존하고 기억될 것인지에 대한 질문도 자연스럽게 도출된다. 작품은 고생물학의 무수한 가설들 사이에서 무엇이 진실인지 확언할 수 없는 지점에 주목하며, 그 불확실성 속에서 ‘사람들이 공룡을 숭배했다’는 새로운 가설을 상상적 전제로 삼는다. 작품 속 공룡 암각화에는 공룡, 그들을 숭배하는 사람, 신전이 기호화되어 등장하며, 이는 과학적 분석을 통해 단일한 결론을 제시하는 방식이 아니라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미학적 실험에 가깝다.
동양화의 조형성과 감정의 매체를 탐구하다, ‘tearful eyes 1’
디자이너 이채윤
전공 동양화과
![[D+ 앰버서더] 2025 스쿨쇼 리뷰 –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10 01 tearful eyes 1 05](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2/01_tearful_eyes_1_05-832x643.jpg)
![[D+ 앰버서더] 2025 스쿨쇼 리뷰 –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11 01 tearful eyes 1 01](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2/01_tearful_eyes_1_01.jpg)
![[D+ 앰버서더] 2025 스쿨쇼 리뷰 –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12 01 tearful eyes 1 04](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2/01_tearful_eyes_1_04.jpg)
‘tearful eyes 1’은 작가에게 회화적 전환점이 된 작업이다. 작가는 동양화 고유의 조형성과 넓은 색면이 지닌 구조적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었다고. 동양화의 선적 감각과 무의식적 드로잉을 결합하려는 시도가 인상적이다. 작품 제작을 계기로 ‘눈물’이라는 감정적·물질적 매체에 대한 관심이 이어졌으며, 이후 감정이 형식으로 전이되는 방식을 본격적으로 탐구하게 되는 출발점이 된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모호한 신체 이미지로 내면을 드러내다, ‘무제’
디자이너 김현경
전공 동양화과
![[D+ 앰버서더] 2025 스쿨쇼 리뷰 –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13 20251204 092453](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2/20251204_092453-832x830.jpg)
![[D+ 앰버서더] 2025 스쿨쇼 리뷰 –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14 20251204 092453 1](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2/20251204_092453-1.jpg)
중앙에 길게 늘어진 작품은 자연스레 이목을 집중시킨다. 변형된 인체와 내면의 모순에서 비롯된 불편한 감각을 드러낸 점이 인상적이다. 무엇도 정확히 규정할 수 없는 상태가 펼쳐지며, 살아 있으나 죽은 것처럼 보이는 존재와 눈을 뜨고 있음에도 감은 것과 다를 바 없는 형상들이 나타난다. 혈관인지 신경인지 모호한 얼굴 다발은 서로 얽혀 흘러내리고, 덩어리들은 조금씩 부풀어 움직이는 듯한 기운을 머금은 채 고여 있다. 광목 위에 먹을 사용해 작업한 점도 눈길을 끈다. 수묵이라는 제한된 재료 안에서 보다 감각적인 표현을 시도한 작업이다.
시간의 층위로 이루어진 빛의 길, ‘Preimage1-7/ 발의 등 길의 빛’
디자이너 이한희
전공 동양화과
![[D+ 앰버서더] 2025 스쿨쇼 리뷰 –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15 20251204 092550](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2/20251204_092550-832x624.jpg)
![[D+ 앰버서더] 2025 스쿨쇼 리뷰 –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16 20251204 092557 1](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2/20251204_092557-1.jpg)
![[D+ 앰버서더] 2025 스쿨쇼 리뷰 –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17 20251204 092557](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2/20251204_092557.jpg)
위쪽에 설치된 작은 판넬들은 매일 마주하며 ‘현재의 것’으로 인식해온 최초의 이미지들이다. 주로 판화, 전사된 이미지, 석고 위의 드로잉으로 구성되며 일상에서 길어 올린 현재의 조건들을 가장 단순한 단위로 축약한 화면들이다. 아래에 놓인 긴 회화 작업은 이러한 작은 현재들이 어떻게 하나의 길이 되고 방향을 갖는지에 대한 작업이다. 화면은 빛이 진행하는 경로를 따라 구성되며 수평과 수직의 질서가 그 움직임을 받치는 장치로 사용된다. 다층적인 색의 레이어와 반복된 선들은 쌓인 시간 속 영원이라는 개념의 층위를 담으며, 빛이 지나간 흔적이 공간 속에서 길처럼 형상화된다.
Information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졸업 전시
장소 홍익대학교 홍문관 & 문헌관
기간 2025년 10월 27일 – 11월 1일
웹사이트 인스타그램
![[D+ 앰버서더] 2025 스쿨쇼 리뷰 –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18 11 10](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7/11-10.jpg)
인터뷰 D+ 앰버서더 윤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