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너보다 낫다
김창휘, 주도혁, 최승준








'그래도 너보다 낫다' 는 버려진 플라스틱 컵을 직접 수거하여 100가지 작품을 만든 프로젝트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포장용 플라스틱 컵을 자주 사용하면 안 된다는 사실과, 재활용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을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재활용 소재를 사용한 멋진 프로젝트들도 수도 없이 경험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우리는 망설임 없이 이를 소비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앞서 언급한 멋진 재활용 프로젝트들이 우리의 일상에 큰 변화를 주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 도발적인 프로젝트를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한 번 쓰고 버려지는 플라스틱 컵의 효용 가치를 0으로 가정하고, 앞서 말한 멋진 재활용 프로젝트들을 100에 가까운 효용 가치를 갖는다고 본다면, 우리는 80, 90 정도의 숫자가 아닌 '1.3', '1.7' 정도 되는 작품들을 만들었습니다. 이 '1.3', '1.7'은 정말 작은 숫자처럼 보이지만, 최소한 '0'보다는 큰 숫자입니다. 즉, 이는 우리가 무엇을 만들었든 한 번 음료를 담아 마시고 버리는 '너'보다는 낫다는 도발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100가지 작품을 보다 보면 황당하다고 느껴지는 작품도 있을 것이고, 우리의 디자이너로서 소양이 의심되는 작품도 있을 것입니다.
그럴수록 좋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단 하나, 오직 당신의 뇌리에 남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환경에 대한 큰 행동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어떤 이유에서든 100가지 작품 중 단 하나라도 당신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가, 훗날 포장용 플라스틱 컵을 소비하려는 순간에 떠올라 1초의 망설임이라도 선물해 준다면,
우리의 프로젝트는 성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