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가 꿈꾸는 2030년의 삶
미래 지속 가능한 삶을 연구하는 이케아의 스페이스 10은 작년에 문을 닫았지만, 이케아와 이케아의 모회사 잉카 그룹Ingka Group은 계속해서 전 세계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한 리포트, '라이프 앳 홈 리포트Life at Home Report'를 발표하고 있다.
2014년 첫 선을 보인 이 리포트는 올해로 10년을 맞이했으며, 이를 기념하여 열 번째 리포트에는 앞으로 다가올 10년의 모습을 담은 세 가지의 시나리오가 함께 했다. 덕분에 2023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사람들이 살아온 일상의 모습과 더불어 2030년 대의 미래 생활을 미리 엿보고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앞으로 다가올 10년의 모습
라이프 앳 홈 리포트의 글로벌 예측 리더인 마리아 진손Maria Jeansson은 “다양한 미래 시나리오를 구축함으로써 우리는 새로운 수요를 탐색하고 이케아가 계속해서 삶의 적절한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한다.”라며 “이를 통해 현재와 미래의 많은 사람들에게 조금씩 더 나은 일상을 만들어 줄 수 있게 된다.”라며 리포트와 시나리오를 함께 선보인 이유를 설명했다.
마리아 진손의 말대로, 라이프 앳 홈 리포트에서는 그동안 전 세계의 사람들의 집에서의 일상을 개선할 수 있는 통찰력 있는 자료를 만날 수 있다. 이들은 지난 10년 동안 리포트를 만들기 위해 사람들이 집에서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는 것뿐만 아니라, 살고 있는 공간에 대해 사람들이 어떻게 느끼는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러한 행동 및 감정과 관련된 통찰력의 조합을 통해 집에서 더 나은 삶을 위해 필요한 위안, 안전, 양육, 소속, 즐거움, 성취감 등 8가지 정서적 필요 조건을 제시하는 프레임워크가 만들어졌다.
열 번째 라이프 앳 홈 리포트를 위해 38개국에서 18세 이상 37,428명의 전국 대표 표본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 조사와 더불어 8가지 정서적 필요 조건이 반영된 프레임워크를 바탕으로 한 분석과 연구가 진행되었다. 그 결과 탄생한 라이프 앳 홈 리포트 2023에서는 지난 10년 간의 사람들의 집에 대한 의식의 변화와 함께 앞으로 집에서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데 필요한 인사이트를 제시하고 있다.
응답자의 72%는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느낌을 갖게 해주는 집을 소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대답했으며 지속 가능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72%는 현재의 집에서의 생활에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33%의 사람들은 집에서의 프라이버시가 행복한 가정의 핵심이라고 답했다.
반대로 응답자의 24%가 이웃과 수다를 떠는 것으로부터 소속감을 얻는다고 답해 이웃과의 소통도 집에서의 행복한 경험을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와 더불어 반려 동물이 집 안에 행복을 더한다고 답한 이들도 52%나 되었다. 응답자의 40%는 깔끔하고 정돈된 집에서 편안함을 느낀다고 답했으며, 다중적인 감각을 자극하는 공간이 휴식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결과도 함께 볼 수 있었다.
미래 생활의 시나리오 3
리포트에 이어 이케아가 선보인 미래 생활의 시나리오는 아트 디렉터 페르 에릭손Per Eriksson과 협력을 통해 완성된 결과물이다. 진Jin, 안젤라Angela, 제이미Jamie 라는 가상의 인물들이 미래의 가정 생활을 누리는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시나리오는 각각 ‘움직이는 집Home on the Go’, ‘회복력이 강한 공동체Resilient Communities’, ‘보살핌이 가득한 집A Nurtured Home’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되었으며 홀로그래픽, 바이오 태양광 패널, 균사류와 3D 프린팅 기술 등 현재에도 활용되거나 개발되고 있는 기술들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사용되는 모습이 그려져 저절로 눈길을 끌게 만든다.
움직이는 집
가장 먼저 ‘움직이는 집’ 시나리오에서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에 적응하는 모습을 담았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진은 적응력이 뛰어난 생활 방식을 채택한 인물이다. 그는 기후 변화로 인한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저지대에서 살던 집에서 대피하여 서울 중심부에 있는 고층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온라인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즐겨 하는 그는 혼자 사는 것을 선호한다. 가능한 많은 것을 즐기고 탐험하는 것을 좋아하기에, 세계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현재는 서울에 살고 있지만, 진은 졸업파티를 하기 위해서 다시 해안가의 집에 돌아갈 예정이다. 같은 지역에 있는 새로운 친구들을 실제 모임에 초대하는 동시에 그가 다니는 원격 대학의 수천 명의 동료를 온라인으로 초대해 온/오프라인으로 파티를 즐긴다.
올여름에 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진은 개인화된 인공지능 비서 덕분에 수시로 변동하는 이동 비용에 맞춰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만약 국경이 닫힐 문제가 생긴다면, 몰입감을 높여주는 헤드셋과 함께 세계 곳곳을 가상 현실로 여행할 예정이다. 가을에는 경험 디자인 분야에서 새로운 일을 할 예정이며, 회사에 연계된 코리빙 프로그램에 참여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회복력이 강한 공동체
‘회복력이 강한 공동체’ 시나리오에서는 전 세계 인구가 분산되어 있으며, 각각 연결이 제한된 별개의 커뮤니티에 살고 있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비슷한 정치적 견해, 양육 스타일, 문화적 선호를 공유하는 이들과 함께 살기를 선택한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안젤라는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 있는 여성 전용 주택 공동체에 막 가입한 인물이다.
30년 간의 결혼 생활 후 최근 이혼한 것이 그녀의 정체성과 그녀가 가장 가깝게 관계하는 사람들의 부류에 대해 더 깊이 탐구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안젤라가 입문한 공동체는 자급자족을 목표로 하며, 안젤라는 이들을 위해 공동체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작업 공간을 설계했다.
안젤라는 자신처럼 지속 가능한 인테리어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패트리샤와 만남을 가지고 있는 중이며, 이들은 조류Algae를 사용하여 햇빛으로부터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바이오 태양광 벽지를 설치했다. 벽지의 디자인은 2000년 대 초반의 패턴을 기반으로 한 복고풍이 느껴지는 사랑스러운 스타일이다. 공동체는 최근 생물 폐기물을 처리하는 혐기성 정화조를 만들기 위해 오픈 소스 사이트를 검색했고, 여기에서 찾은 3D 평면도를 사용하여 성공적으로 제작을 완료했다.
보살핌이 가득한 집
‘보살핌이 가득한 집’은 지구의 기후 위기와 상호 연결된 환경 이니셔티브의 영향을 받은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제이미는 지속 가능한 삶을 향한 변화를 구현하는 거주자로 그려진다. 그는 두 명의 파트너와 함께 두 살, 다섯 살짜리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초등학교 선생님이다. 그들의 집은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만든 농가이며, 스웨덴 웁살라Uppsala 북쪽의 작은 마을에 위치하고 있다.
그들의 집은 스스로 청소되는 바닥, 식료품 구매를 관리하는 네트워크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에너지 사용을 비롯한 전반적인 집과 가족의 관리는 인공지능 가이아Gaia가 맡아 하고 있다. 가이아는 며칠 전 남쪽으로 상륙한 허리케인 렉스의 영향으로 돌풍이 불 것임을 감안하여 풍력 준비 터빈을 켤 것을 제안한다. 그와 더불어 제이미가 업무량이 증가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보며 새로운 사운드스케이프를 연주해 긴장을 풀어준다.
제이미의 부모님이 다음 주에 직접 방문한다는 소식에 제이미의 가족들은 주변에 있는 주택 중 하나를 손님방으로 꾸미기로 결정하고, 균사체 혼합물을 소재로 3D 프린트를 활용해 가구를 만든다. 저녁에 아이들을 재운 부모들은 집에서 증류한 위스키를 마시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세 시나리오를 보면 우리가 앞으로 살아가는 환경의 모습이 지금의 생활과 유사하면서도 좀 더 긍정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케아는 이 시나리오를 전개하기 위해 서로 반대되는 개념(공동체와 개인, 새로운 경험과 영구적인 안정성, 자연 통제와 자연과 조화 등) 속에서 생겨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탐구했고, 그 결과 보다 다채로워진 가족의 모습, 기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방식,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 등과 같은 시나리오가 탄생했다.
그와 더불어 세 가지 시나리오에서 눈여겨볼 점은 시나리오 내 이미지들이 모두 인공지능 툴을 활용하여 제작되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생성형 인공지능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람들의 생각을 전달해 줄 수 있는 툴로 발전해 왔는지를 느끼게 한다. 이케아가 최신 기술을 활용하여 그린 2030년의 삶은 현재에는 단지 상상에 그치는 이야기지만,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 덕분에 10년 후에 충분히 일상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