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트렌드 관측소, 올리브영N 성수

CJ올리브영이 ‘미래 전략 시딩 공간’ 올리브영N 성수를 선보였다. 1999년 국내 최초 드러그스토어로 출발해 25주년을 맞이한 시점에서 이번 개점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일상 속 트렌드 관측소, 올리브영N 성수

지난 11월 22일 CJ올리브영이 ‘미래 전략 시딩 공간’ 올리브영N 성수를 선보였다. 1999년 국내 최초 드러그스토어로 출발해 25주년을 맞이한 시점에서 이번 개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현재 국내 매장 네트워크만 1350곳에 이를 만큼 오프라인 공간은 올리브영의 핵심 전략이고, 올리브영N 성수는 그 연장선에서 트렌드 최전선에 마련한 새로운 실험장이기 때문이다. 성수동이라는 입지 선정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MZ세대의 트렌드가 태동하고 확산하는 독특한 문화적 생태계가 그 배경이다. 창의적이고 개성 있는 숍들이 밀집해 서울의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가는 동네이기에 올리브영이 구상하는 새로운 뷰티 경험을 선보이기에 가장 적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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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N 성수 외부 전경.

이러한 역할을 담아내기 위해 올리브영N 성수는 기존 매장과는 다른 새로운 얼굴이 필요했다. ‘제곱’으로 표현되는 배가된 새로움과 ‘포털’이 상징하는 무한한 가능성, 이 두 가지 의미를 N이라는 글자에 담은 배경이다. 기존 올리브영 로고에 작은 N을 위첨자로 더해 변화의 시작을 알렸고, 올리브영의 ‘O’를 타원형으로 바꿔 새로운 세계로 향하는 관문을 표현했다. 이 새로운 디자인은 매장 입구부터 내부 곳곳에 적용했다. 가령 1층의 더 코너 굿즈숍은 올리브영 최초의 굿즈숍으로, 이 아이덴티티를 활용한 제품들을 선보인다. 성수동의 디자인 브랜드 오롤리데이와의 협업 제품도 더해 올리브영N 성수만의 아이덴티티와 성수동이란 지역성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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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N 성수의 BI 디자인을 적용한 애플리케이션. 사진 C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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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 빌리지’라는 콘셉트로 설계한 약 4620㎡ 규모의 공간에는 전문관 12개, 브랜드 700여 개가 공존한다. 층마다 차별화된 콘셉트와 소재, 레이아웃을 적용해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공간으로 구성했다. 층별 프로그램과 분위기에 맞춰 세심하게 조향한 향을 배치한 것도 특징이다. 이는 공간 규모가 큰 만큼 방문객이 층을 이동하며 새로운 분위기를 경험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그래서 층을 이동할 때마다 만나는 서로 다른 개성이 N성수의 매력이다. 1층 ‘N. 플레이그라운드’는 성수동 거리와 이어지는 광장 같은 공간이다. 그레이 톤의 타일 마감재를 전체적으로 사용하여 광장의 무드를 표현하고, 포스트를 활용한 사이니지와 미디어 조명을 설치하여 다양한 이벤트를 열 수 있는 배경을 만들었다. 여기에 이동이 자유로운 모듈형 집기를 배치해 상황에 따라 변신이 가능한 공간으로 설계했다. 대형 미디어아트 월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걸어가고 마주치는 장면이 흐른다. 이는 이곳이 자연스러운 만남이 이루어지는 공간임을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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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N. 플레이그라운드’는 그레이 톤의 타일 마감재를 전체적으로 사용하여 광장의 무드를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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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를 활용한 사이니지와 미디어 조명을 설치하여 다양한 이벤트를 열 수 있는 배경을 만들었다.

2층 ‘뷰티&컬처’는 뷰티 제품부터 향수, K-팝 굿즈까지 다양한 콘텐츠가 한데 어우러지는 공간이다. 다채로운 색채와 질감의 가구, 미디어를 배치하고 벽 대신 집기로 공간을 구획해 방문객이 물 흐르듯 공간을 탐험하며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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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뷰티&컬처’에서는 테마별 메이크업을 경험할 수 있는 ‘메이크업 스튜디오’, ‘터치업 바’ 등 체험 서비스를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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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공간을 콘셉트로 꾸민 ‘퍼퓸 라이브러리’.

3층 ‘스킨&웰니스’는 스킨케어를 중심으로 한 웰니스 존으로, 낮은 천고를 오히려 장점으로 활용해 채나눔 형식으로 아늑한 골목길과 상점을 연상시키는 공간으로 꾸몄다. 상층부로 올라갈수록 단위 공간은 작아지지만, 오히려 각 층의 고유한 콘셉트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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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스킨&웰니스’에 있는 ‘웰니스 에디트’에서는 수면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올리브영이 제안하는 새로운 시각의 라이프스타일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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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액티브 스킨케어’ 존에서는 맞춤형 피부, 두피 진단 서비스로 상품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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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스킨&웰니스’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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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스킨케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스킨 핏 스튜디오’.

4층 ‘N. 커넥트’는 더욱 흥미로운 시도를 보여준다. 1~3층이 현재의 트렌드를 보여주는 쇼케이스라면 이곳은 산업의 미래를 그리는 복합 커뮤니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올리브영이 국내 시장에서 쌓아온 브랜드 인큐베이팅 노하우를 공간화한 듯 VIP 멤버스 고객 라운지, 협력사 네트워킹 라운지, 미디어 스튜디오 등을 배치했다. 이렇듯 오감을 자극하는 공간 경험은 자연스럽게 온라인으로도 이어진다. 매장에서 시작된 경험이 올리브영 앱으로, 앱에서 시작된 발견이 다시 매장으로 연결되는 양방향 소통을 고려했다. 2층 ‘왓츠 유어 컬러?(What’s Your Color?)’ 존의 대형 스크린에서는 신제품 출시나 단종 제품 재출시에 대한 실시간 고객 의견이 오간다. 테마형 풀 메이크업부터 컬러 컨설팅까지 매장의 모든 서비스 역시 올리브영 앱을 통해 연결된다. 이는 고객 중심의 쇼핑 경험을 풍부하게 모색해온 올리브영의 여정이 올리브영N 성수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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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층은 올리브영 VIP 고객과 협력 브랜드를 위한 전용 공간으로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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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팅, 컨퍼런스 등 협력사, 임직원 간 코워킹 할 수 있는 ‘네트워크 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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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 입점 브랜드들이 마케팅을 위한 라이브 콘텐츠를 진행할 수 있는 전용 공간 ‘커넥트 스튜디오’.

Interview

CJ올리브영 브랜드크리에이티브센터

‘새로운 트렌드가 인큐베이팅되는 공간’이란 정체성을 구현하기 위한 첫 단계는 무엇이었나?

올리브영N 성수 기획의 시작은 올리브영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를 찾는 것이었다. 3개 층에 걸쳐 700여 개 브랜드를 배치하되, 단순한 제품 진열을 넘어 다양한 체험과 발견이 있는 경험 중심의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이를 위해 시장의 흐름을 폭넓게 연구했다. 국내외 뷰티 트렌드를 비롯해 리테일은 물론 F&B, 호텔 등 다양한 분야의 트렌드도 분석했다.
모든 기획 과정에서 고객 관점의 해석과 적용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고객이 재방문하고 싶어 하고, 즐길 거리가 풍부하며, 자연스럽게 최신 트렌드를 접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동시에 다양한 브랜드와의 조화로운 공존도 중요한 과제여서 카테고리별 특성을 살리면서도 각 브랜드의 정체성과 올리브영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잘 어우러지도록 표현 전략을 세심하게 수립했다.

카테고리의 특징을 살리면서도 하나의 공간으로 느끼게 하는 전략이 궁금하다.

컬러 메이크업, 트렌드 팝업, 푸드 마켓, 웰니스 에딧 등 각 카테고리의 특성과 제품 성격에 따라 진열대의 높낮이부터 배치 방식까지 다르게 접근했다. 400여 종의 집기를 새로 만들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이는 지속 가능한 큐레이션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각 카테고리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올리브영의 이야기로 전달해 브랜드와 함께 성장하는 상생의 무대를 만들고 싶었다.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559호(2025.01)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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