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빛이 내린다! 예쁨이 넘치는 올해의 키 컬러 6
피치 퍼즈부터 튜튜 핑크까지
2024년 새해를 맞이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겨울이 지나 봄이 찾아오고 있다. 블랙, 레드 등 진하고 강렬한 색감이 트렌드였던 겨울에 이어 올해 봄은 과연 어떤 컬러가 주목받을까? 팬톤이 올해의 컬러로 선정한 피치 퍼즈를 비롯해 총 6가지 컬러를 알아본다.
블랙, 그레이, 레드 등 강렬한 멋이 지배했던 겨울이 가고 안온한 봄이 온다. 삶의 균형과 안정에 대한 짙은 갈망은 새로운 컬러 트렌드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팬톤이 선정한 올해의 컬러 피치 퍼즈부터 시원한 베이비 블루, 풍미 가득한 버터 옐로, 사랑스러운 튜튜 핑크까지! 정갈하고 상냥한 색채미가 봄을 밝힌다.
1. 피치 퍼즈(Peach Fuzz)
색채 연구소 팬톤이 선정한 올해의 컬러다. 다정함, 배려, 포용 등을 상징하는 피치 퍼즈는 ‘혼란스러운 현실을 살고 있는 우리를 보살피자’는 따스한 공감에서 비롯되었다. ‘복숭아 솜털’을 뜻하는 이름처럼 분홍과 주황 사이의 부드러운 빛을 머금었다. 올해 패션뿐만 아니라 뷰티, 인테리어, 아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키 컬러다.
보기 예쁜 색이 입기도 예쁘다. 이 달콤한 피치 퍼즈의 멋을 곱절로 만들 방법을 요약하면 이렇다. 재킷, 드레스, 스커트, 스웨터 중 피치 퍼즈 아이템을 고른다. 메인 아이템을 제외하곤 나머지 의상에는 최대한 힘을 뺀다. 특히 과한 실루엣은 금물. 크림, 라이트 베이지, 브라운처럼 피치 퍼즈를 은은하게 보좌하는 웜톤 계열의 아이템을 섞으면 더욱 우아하다. 반면 메이크업은 욕심을 내도 좋다. 생얼 느낌보다는 발그레한 피치 블러셔와 상큼한 오렌지 립 메이크업을 결들인 피치 퍼즈 룩이 오히려 더 자연스럽고 예쁘다. 그야말로 인간 복숭아로 거듭날 기회다.
2. 베이비 블루(Baby Blue)
블루는 차갑고 남성적이다, 라는 편견을 시원하게 깨뜨리며 힙 컬러로 떠오른 베이비 블루를 주목할 때다. 파랑에 흰색을 풀어놓은 연한 하늘색으로, 기분까지 밝고 상쾌하게 환기하는 힘을 지녔다. 지금부터 여름까지 쭉 그 무궁무진한 활약은 계속된다.
베이비 블루는 평범한 디자인보다는 독특하고 섬세한 디자인과 만났을 때 더 빛나는 진정한 멋쟁이 컬러다. 그 반전 미학은 소재와 실루엣이 만든다. 새틴, 쉬폰, 트위드 등의 유려한 질감과 미니, 오버사이즈, 베이비돌 등의 극적인 실루엣은 블루의 중성미를 경쾌하고 부드럽게 반전한다. 만약 컬러 자체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데님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 베이비 블루를 닮은 연한 워싱의 청재킷 혹은 청바지로도 그 산뜻함을 힙하게 걸칠 수 있다.
3. 버터 옐로(Butter Yellow)
버터처럼 고소하면서도 ‘빠다’ 냄새 좀 풍기는 세련미까지 다 갖춘 버터 옐로의 인기가 날로 뜨겁다. 패션뿐만 아니라 가구, 그릇, 소품 등 인테리어 분야에까지 그 매력이 퍼지면서 최근 더욱 주목받고 있다. 밋밋함과 칙칙함은 걷어내고 따스한 우아함에 스며들고 싶을 때 제격인 컬러다.
남들과는 다르지만 근사하게 버터 옐로를 즐기고 싶다면 다음 두가지 연출법을 주목한다. 첫째, 상하의 셋업으로 걸친다. 경쾌한 미니스커트 셋업이면 더욱 스타일리시하다. 한 벌이 주는 단정한 분위기는 노랑 특유의 발랄한 조도를 차분하게 낮추며 성숙미를 끌어올린다. 둘째, 반대되는 컬러로 풍미를 살린다. 노랑의 보색 계열에 속하는 남색 혹은 보라색 계열의 아이템을 조합하면 예상밖의 멋이 고개를 든다. 버터 옐로의 쨍한 빛이 기지개를 켜면서 한층 모던한 분위기가 새록새록 샘솟는다.
4. 올리브 그린(Olive Green)
기분까지 싱그러운 그린은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트렌드 컬러로 점쳐지고 있다. 그 새로운 기준점은 차분한 녹갈색의 올리브 그린. 피부톤이나 취향에 따라 보다 밝고 따스한 라임 그린부터 더욱 짙은 카키까지 색의 온도를 세밀히 조절하면 더욱 근사하다.
너무 멋진 색이지만 입기 쉬운 색은 아니다. 잘 입으면 누구보다 스타일리시하고 잘 못 입으면 옆사람까지 부끄러울 수 있다. 그 한 끗의 멋을 지키는 힘은 클래식 디자인. 간결하고 매끈한 핏이 돋보이는 올리브 그린의 트렌치 코트, 펜슬스커트, 풀오버, 카디건을 발견한다면 주저없이 선택한다. 그런 다음 부드러운 크림 컬러의 스커트 혹은 드레스와 매치해보기를. 다른 컬러가 낼 수 없는 진한 감도와 여운을 즐길 수 있다. 마치 말차라떼 같은 달콤쌉싸름한 멋이랄까.
5. 크림 화이트(Cream White)
올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 있다면 화이트의 멋이다. 세련된 미니멀리즘 룩부터 스포츠 감성의 블록코어 룩, 레이스와 리본으로 연출하는 요염한 코케트 룩까지, 화이트를 빼놓고는 유행 무드를 걸칠 방도가 없다. 특히 생크림처럼 촉촉하고 부드러운 질감의 화이트가 대세다.
가뿐함. 새로운 화이트 룩의 멋을 가르는 핵심이다. 그저 부담스러운 흰 옷이 아닌 초연한 태도로 즐길 때 화이트의 진가는 비로서 반짝인다. 예를 들면 미니드레스에 납작한 플랫슈즈를 신은 카르벤 쇼의 모델처럼 힘을 쫙 뺀 올All 화이트 룩이 답이다. 조금 더 포인트를 살리고 싶을 땐 레이스나 크로셰 등 질감이 있는 화이트 의상을 섞거나 시원한 실버 액세서리를 한두 개 곁들인다. 어떤 무드로 즐기든 이것만 기억하자. 화이트 룩은 각 세우지 말고 무조건 가볍게!
6. 튜튜 핑크(Tutu Pink)
핑크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그 양파 같은 매력을 이어갈 새로운 핑크는 이른바 튜튜 핑크. 발레리나의 감성에서 비롯된 부드러운 파스텔톤 핑크색으로 무구한 아름다움을 품었다. 흐드러진 벚꽃과 따스한 봄, 그리고 달달한 튜튜 핑크의 완벽한 조합을 즐길 시간이다. 이게 바로 벚꽃 엔딩.
핑크는 기세다. 너무 과한 건 아닐까? 나에게 어울릴까? 의문을 품을수록 핑크의 멋은 촌스러움으로 기운다. 자, 기세를 올리자. 방법은 이거다. 우선 작년 유행했던 로맨틱한 발레코어 룩은 안녕이다. 대신 간결하고 단아한 스커트 셋업 혹은 편안한 팬츠 셋업으로 눈을 돌린다. 부드러운 튜튜 핑크는 한 톤으로 연출하면 훨씬 더 쿨하다. 포인트로 걸칠 때에도 너무 많은 색을 섞는 것은 금물. 성숙하고 정갈한 연출이 튜튜 핑크의 무구한 매력을 더 세심하게 들추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