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임 텍스틸에서 꼽은 2025/26년 소재 트렌드

하임텍스트의 트렌드 키워드, 미래 진행형 Future Continuous

매년 1월 초,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세계 최대의 텍스타일 박람회인 하임 텍스틸 Heimtextil이 열린다. 전 세계의 디자이너, 제조업체, 소매업체 등이 모이는 이 박람회에서는 한 해에 이루어질 텍스타일의 흐름에 대해 논하고, 혁신적인 제품과 기술을 공유하며,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넓히는 등의 활동이 이루어진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국제 전자제품박람회인 CES나 IFA처럼 글로벌 전문가들이 모여드는 하임 텍스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행사와 더불어 그 해와 다음 해의 텍스타일 트렌드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임 텍스틸에서 꼽은 2025/26년 소재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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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heimtextil.messefrankfurt.com

2025/26 트렌드 ‘Future Continuous’

올해 1월 7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된 하임 텍스틸이 공개한 2025/26년 트렌드의 테마는 ‘미래 진행형 Future Continuous’이었다. 이 테마는 사회의 기반을 이루며 사회 전반의 이슈가 반영되는 ‘텍스타일’이라는 존재가 가진 특징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어 전 세계 사람들이 주의 깊게 바라보고 있는 환경과 지속 가능성을 포용하기 위한 테마이기도 하다.

텍스타일은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는 기억을 담고, 정체성을 반영하며, 사회적 변화를 기록합니다.
텍스타일의 과거를 들여다보면 현재의 상황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잊힌 관습을 되살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로부터 무엇을 배워야 더 지속 가능하고 의식적인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을까요?

하임텍스틸 Heimtext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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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하임텍스틸

하임 텍스틸은 트렌드를 선정하기 위해 미래의 생활과 제작 방식을 탐구하는 플랫폼인 알코바 밀라노 Alcova Milano와 협업을 진행했다. 2018년 창립한 이 기업은 전통적인 요소들에 현대적인 디자인을 결합하여 새롭고 통찰력 있는 서사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고민하고, 이를 파격적인 접근 방식으로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매해 진행되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를 혁신적인 디자인 문화를 선도하는 인물들과 작품을 소개하고 있으며, 이 밖에도 다양한 행사를 통해 독창적인 디자인과 혁신을 위한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확장해나가고 있다.

트렌드 선정에 앞서 알코바는 국제적인 디자이너, 텍스타일 연구원, 협회 및 기관의 대표들과 함께 6개의 획기적인 인터뷰를 진행하며 직물 산업의 다양한 측면을 조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다양한 인물들이 전하는 전통과 혁신, 장인 정신과 현대 기술을 융합한 이야기들을 통해 소재가 지니는 광범위한 중요성에 대한 통찰력 있는 관점을 제공하고 있다.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요소로서 텍스타일

사실, 직물은 가장 초기의 기술로, 수학적이고 경제적인 구조에 깊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은 발가락을 이용해 물건을 짜기 시작했죠. 이는 촉각과 관련된 기술로, 모든 사람들이 열광하는 부분입니다.

재니스 제퍼리스 Janis Jefferies, 예술가, 작가, 연구가, 이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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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하임텍스틸

우리의 일상을 이루는 텍스타일은 역사와 문화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다. 텍스타일 textile에 포함되어 있는 ‘텍스트 text’라는 단어는 ‘(직물을) 짜다 to weave’는 뜻의 라틴어 ‘texere’에서 유래했다. 이를 통해 직물을 만드는 것 자체가 글을 쓰기 훨씬 전부터 표현과 소통의 수단으로 사용되었음을 보여준다. 하임 텍스틸은 직물이 서사를 연결하고, 스토리라인을 엮으며, 수천 년 동안 우리 기술의 핵심 구성 요소였다고 정의한다.

이어 이들은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지속 가능한 사고방식의 중심에 텍스타일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순수하게 ‘재활용’이나 ‘재사용’ 측면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재생 농업과 ‘복원’, ‘재생’ 등을 뜻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오랜 역사를 가진 기술이 지속 가능한 미래의 열쇠가 된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이를 통해 ‘과거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라는 말이 떠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 싶다.

천연 섬유와 전통 장인 정신의 르네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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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하임텍스틸

첨단 기술이 하루가 멀다 하고 발전하는 가운데, 이에 반하여 사람들은 물리적이고 실체적인 것에 대한 갈망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텍스타일은 단순히 소재를 넘어, 문화적 유산과의 연결을 돕고 가상 세계와 대비되는 촉각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디지털 기기와 화면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에게 손으로 만질 수 있는 행위는 따뜻한 위안을 선사하는 것이다. 이렇듯 텍스타일은 산업과 일상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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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하임텍스틸

디자인에서 천연 섬유의 사용이 눈에 띄게 부활하고 있습니다.
이는 세기 동안 가치 있게 여겨져 온 내구성과 편안함 같은 고유한 특성 때문입니다.
한때 면에 가려졌던 일부 식물들이 다시 부상하고 있는데요. 대마, 황마, 아마, 쐐기풀 등이 그 예입니다.

일세 크로포드 Ilse Crawford 디자이너, 교사, 스튜디오일세 StudioIlse의 설립자

이러한 현상은 로컬 소재와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사회적 흐름과 맥락을 같이 한다. 지역 농업을 활성화하고 전통적인 풍경을 보존하려는 노력이 꾸준히 지지를 받는 이유는 모두 이런 배경에 기반한다. 빠르게 소비되고 버려지는 일회용품이 넘쳐나는 시대에, 전통 장인의 손길로 만들어진 직물은 진정성과 지속 가능성이라는 가치를 되새기게 한다.

미래를 위한 기반으로서의 순환성과 투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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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하임텍스틸

빠른 소비와 일회용 문화가 오늘날의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환경을 위한 지속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기업과 소비자가 노력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흐름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환경주의, ‘그린워싱 Greenwashing’의 부정적인 영향을 주목하고 있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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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하임텍스틸

순환성은 자재가 시장에서 오랜 기간 유지되며 그 가치를 높이는 모든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생산자와 기업들이 자사 제품을 지속 가능하고 순환적이라고 표기할 때 표현이 모호하거나
주관적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기에, 유럽 의회는 생산 체인의 투명성과 추적 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그린워싱 관행을 제한하고 소비자들이 정보에 기반한 구매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디르크 반티엠 Dirk Vantyghem, 유럽섬유연합 Euratex 사무총장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많은 디자이너와 개발자들이 천연 및 지역 자원을 활용하고 개방적인 공동 생산 방식을 지향하고 있다. 또한 석유 기반 재료 사용을 줄이는 텍스타일 생산 방식도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다양한 노력은 텍스타일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

이어 하임 텍스틸은 트렌드 소개와 더불어 트렌드를 반영한 색상 팔레트를 선보이며 시각적으로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역동적이며 생생한 색상들의 조합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를 통해 전통과 혁신 사이에서 조화를 꾀하고 끊임없이 진화하며 지속 가능성을 높이려 노력하고 있는 산업계 전반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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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하임텍스틸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통해 완성된 트렌드 테마와 그에 뒷받침되는 자료를 보면 텍스타일이라는 산업이 우리의 생각보다 한층 더 기술적, 문화적, 생태학적 발전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임 텍스틸의 트렌드는 텍스타일의 기원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아우르는 분석을 통해 해당 산업에 대한 흥미로운 관점을 엿볼 수 있기에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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