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현대의 모던한 조화, 스테이 깃티

유서 깊은 유적지와 일명 ‘황리단길’로 대표되는 젊은 감성이 공존하는 경주. 명성에 걸맞게 다양한 콘셉트의 스테이가 곳곳에 포진해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 연말 새로운 스테이 '깃티'가 추가됐다.

전통과 현대의 모던한 조화, 스테이 깃티

스테이 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가 디자인한 경주 스테이, 깃티. 이미 스테이 포화 상태인 도시에 숙소 하나 늘어난 것이 대수인가 싶겠지만 면면을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 우선 브랜드명부터 심상치 않다. 깃티는 ‘귀퉁이’를 뜻하는 경북 방언에서 착안한 것으로 그 이름처럼 조용하고 고즈넉한 분위기의 귀퉁이 땅에 위치해 있다. 스테이 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는 이런 입지 조건을 고려해 땅의 형태와 인근 환경을 최대한 살린 건축과 인테리어 디자인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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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간채의 모습을 형상화한 깃티 전면부.

‘조용한 마을에 숨겨진 정원’을 콘셉트로 공간과 동선, 시각물 등을 구성했는데, 일관된 세계관에 기반한 디자인으로 방문객이 입체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본채와 별채, 중앙 정원으로 구성된 깃티는 한국의 전통 건축 요소와 서양의 현대건축 양식을 일부 차용해 건축물에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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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정원과 자쿠지. 깃티는 중앙 정원을 중심으로 본채와 별채로 구분된다.

이는 본채와 별채의 지붕 디자인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목구조를 적용한 본채의 박공지붕과 콘크리트로 이루어진 별채의 평지붕 사이의 대비가 마치 전통과 현대의 만남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 도로와 접한 깃티의 전면부는 높은 담장과 담장 밖으로 돌출된 박공지붕이 돋보이는데, 일반적으로 전통 한옥 구조에서 대문이나 중문 곁에 배치하는 ‘문간채’를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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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채의 객실. 따뜻한 느낌을 전하는 원목을 실내에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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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채의 객실.

이처럼 깃티는 한옥의 양식을 부분 차용하되 무작정 답습하지 않고 현대적 미감에 맞게 독창적으로 재해석했다. 한편 본채는 원목을 사용해 온화한 인상을 전달하며, 간결한 공간 구성으로 처음 방문한 사람도 객실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별채는 벽면 일부에는 거친 질감의 철평석, 바닥과 천장에는 원목을 사용해 화려하면서도 아늑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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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공에서 바라본 깃티의 모습. 독특한 형태의 귀퉁이 땅에 자리하고 있다.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560호(2025.02)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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