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덴세 디자인 스튜디오의 <인 더 풀>전

청량한 일러스트레이션 속으로 풍덩!

전시 〈인 더 풀In the Pool〉은 이름 그대로 한여름에 휴양지에서 느끼는 강렬함과 물이 주는 블루의 청량함을 가득 담았다. 연인들의 일상을 따뜻하고 담백하게 담아내는 그림비와 협업한 경쾌하고 캐주얼한 연출 방식과 굿즈가 이번 전시의 특징. ods는 장기화된 팬데믹과 유독 기승을 부리는 올여름 무더위의 피로감을 덜어주고자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오덴세 디자인 스튜디오의 <인 더 풀>전

〈인 더 풀〉전
전시 기획 오덴세 디자인 스튜디오
제품·포스터 디자인 오덴세 디자인 스튜디오×그림비
운영 시간 13:00~20:00(월·화·공휴일 휴관)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 네이버를 통해 예약
주소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140
인스타그램 @odensedesignstudio

‘청량하다!’ 지금 삼청동에 위치한 오덴세 디자인 스튜디오(이하 ods)에 가면 외관을 보는 순간 바로 이런 느낌을 갖게 될 것이다. 블루 톤의 창문에 화이트 라인의 일러스트레이션. 그림비GrimB로 활동하고 있는 배성태 작가의 그림이다. 제품의 소재와 물성, 형태를 연구하며 가구부터 패브릭용품까지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는 ods는 그동안 국내외 디자이너, 브랜드와 함께 여러 실험적 디자인을 선보였다. 디자인 오피스 겸 전시장인 ods에서는 지금까지 총 세 차례 전시를 진행했는데 특히 일광전구와의 협업 전시에서는 제조와 디자인의 진득한 작업 과정과 감각적인 조명을 동시에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ods가 네 번째로 준비한 전시는 이전 전시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인 더 풀In the Pool〉이라는 전시명 그대로 한여름에 휴양지에서 느끼는 강렬함과 물이 주는 블루의 청량함을 가득 담았다. 연인들의 일상을 따뜻하고 담백하게 담아내는 그림비와 협업한 경쾌하고 캐주얼한 연출 방식과 굿즈가 이번 전시의 특징. ods는 장기화된 팬데믹과 유독 기승을 부리는 올여름 무더위의 피로감을 덜어주고자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전시는 단순히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려는 목적만 있는 것은 아니다. ods와 그림비가 함께 새로운 시너지와 가능성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비치 타월부터 쿨링백, 글라스웨어 등 그림비의 일러스트레이션이 담긴 아기자기하고 발랄한 굿즈는 경쾌한 무드로 시선을 잡아끈다. 휴양지를 연상케 하는 공간은 코로나19로 인한 마음의 움츠러듦과 일상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내고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만든다.

특히 일상적 언어가 담긴 말풍선을 천장의 오브제로 활용해 자연스럽게 포토 스폿을 만들고, 사진과 포스터를 더한 점이 돋보인다. 가상의 수영장을 연출한 전시 공간은 금방이라도 뛰어들고 싶을 만큼 시원하다. ods는 이번 전시를 통해 그동안 세라믹을 주된 소재로 제품을 전개해왔던 데에서 벗어나 이첸도르프Ichendorf 글라스에 일러스트레이션을 입힌 새로운 실험을 시도했다. 조금 묵직한 느낌인 세라믹과 달리 이번 굿즈와 전시에서는 ods가 선보일 수 있는 제품군의 다양성, 시즌 겨냥 제품에 대한 확장성, 보다 넓은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7월 말 오픈한 전시는 벌써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핫한 전시 스폿으로 떠오르는 중이다. 굿즈 역시 반응이 뜨거워 생산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라고. 전시는 더위가 가시는 추석 무렵까지 지속할 예정이다. 〈인 더 풀〉전은 전시 공간은 물론 건물 외관에서부터 휴양지의 설렘을 체감할 수 있다. 비록 팬데믹은 끝나지 않았지만 가벼운 기분 전환이 필요하다면 이런 전시 하나쯤은 가봐도 좋지 않을까.

Interview
배성태 일러스트레이터(그림비)
“휴양지의 설렘, 즐거움을 공간과 굿즈에 담아내고자 했다.”

ods와 협업한 계기가 궁금하다.

평소 내 그림을 좋게 봐준 분들 덕분이다. 우연한 기회로 소개를 받게 되었는데, 나 역시 새로운 브랜드와 협업해보고 싶던 터라 응하게 됐다. 무엇보다 굿즈 협업이 2021년 버킷 리스트 중 하나였는데, 그 꿈을 이루게 되어 기쁘다.

이번에 선보인 그림에는 여름, 휴양지에서 느낄 수 있는 편안하고 즐거운 무드가 가득하다. ods가 요청한 콘셉트는 무엇이었나?

‘여름’, ‘휴가’, ‘발랄함’ 같은 키워드가 있었다. 평소에 발랄한 느낌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스타일이 아닌 데다 그 감성이 굿즈를 통해 잘 표현될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일러스트레이션에 잘 어울리는 굿즈를 만나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왔다. 무엇보다 작업 과정이 무척 즐거웠다. 평소 그림을 그릴 때 캐릭터의 감정을 느끼는 편인데, 그런 점에서 신나고 설레는 기분으로 임했다. 일러스트레이션 속 캐릭터의 흥이 내게 와닿았다고 할까?

이번 전시를 통해 글라스, 비치 타월 등 여러 형태의 굿즈를 제작했다.

전시를 위해 선보인 작품은 9~10점 정도다. 많은 수는 아니지만 글라스만 해도 세 종류이다 보니 좀 더 다양한 형태로 일러스트레이션을 반영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주로 지류에 인쇄된 작품 외에 글라스나 패브릭 등을 통해 작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내 일러스트레이션이 좀 더 다양한 형태로 구현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전시 굿즈뿐만 아니라 공간 기획에도 참여했다. 이번 전시 공간의 주요한 콘셉트는 무엇인가?

공간 곳곳에서 블루 컬러의 무드를 느낄 수 있도록 신경 썼다. 〈인 더 풀〉이라는 전시 제목처럼 시원하고 청량한 느낌을 주고자 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에게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지 궁금하다.

그림비라는 작가의 작품만 내세우는 것보다 ods와 협업한 결과물이라는 점을 드러내고 싶었다. 또 거리 두기로 인해 휴양지나 수영장에 가거나 제대로 된 여름을 즐기기 어려운 시기인데, 전시를 통해 잠시나마 강렬하고도 시원한 휴양지를 경험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프로젝트에 임했다.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519호(2021.09)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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