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브랜드의 면면을 드러내는 컬래버레이션

라운드랩 x 아무로키

서울의 뷰티 복합 문화 공간 비더비에서 라운드랩과 아무로키의 협업 전시가 열리고 있다. 아무로키의 캐릭터인 행운몬이 라운드랩의 여섯 가지 메인 원료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콘셉트다.

뷰티 브랜드의 면면을 드러내는 컬래버레이션

K-뷰티 산업의 지형이 재편되고 있다. 고품질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대로 선보이는 중소 브랜드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뷰티 산업의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서울의 뷰티 복합 문화 공간 비더비에서 열리는 전시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서울경제진흥원(SBA)이 뷰티 산업 활성화를 위해 운영하는 이 공간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설 전시를 여는 업타운과 팝업 스토어인 다운타운으로 나눠 뷰티 콘텐츠를 선보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중 다운타운은 독특한 운영 방식으로 눈길을 끈다. 단일 브랜드가 추축이 되는 일반 팝업 스토어와 달리 유망 뷰티 브랜드와 타 산업군이 협업해 팝업을 기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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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동백을 형상화한 부스. 라운드랩의 동백 딥 콜라겐 탄력 라인을 체험할 수 있다.

이종 산업의 연합은 독창적인 시너지를 내며 차별화된 경험을 만든다. 다운타운은 지난해 자연주의 스킨케어 브랜드 ‘큐어Cure’와 캐릭터 ‘크크롱’의 협업을 시작으로 한국의 향과 미감을 전하는 뷰티 브랜드 ‘취’와 지속 가능한 패션을 추구하는 한복 브랜드 ‘단하’의 컬래버레이션 팝업으로 국내외 방문객에게 큰 호응을 이끌며 협업 콘텐츠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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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해양 심층수를 표현한 부스. 대표 제품인 독도 라인을 해달이 일러스트와 함께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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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소나무를 모티브로 한 부스. 라운드랩의 소나무 진정 시카 라인과 아무로키의 일러스트가 조화를 이룬다.

이색적인 협업으로 호기심을 자아내는 가운데 지난해 12월부터 새롭게 공간을 채운 세 번째 협업의 주인공은 저자극 스킨케어 브랜드 ‘라운드랩’과 캐릭터 브랜드 ‘아무로키’다. 한국에서 나고 자란 원료를 사용해 우리 피부에 잘 맞는 제품을 개발해온 라운드랩은 이번 협업에서 단순히 제품의 기능을 부각시키기보다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브랜드의 정체성을 가시화하는 데 집중했다. 아무로키의 캐릭터인 행운몬이 라운드랩의 여섯 가지 메인 원료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콘셉트를 도출하게 된 배경이다. 팝업 공간은 울릉도 해양 심층수, 인제 자작나무, 양양 소나무, 제주 동백 등 대표 제품군의 원료별로 존을 나누고 각 원료를 형상화한 모습으로 표현했다. 아무로키의 다양한 캐릭터가 소나무, 자작나무, 약콩 등의 재료와 어우러져 뛰어노는 모습으로 브랜드의 자연 친화적인 면모를 효과적으로 드러낸 연출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라운드랩과 아무로키의 조화, 시너지, 파급력을 고려해 두 브랜드의 협업을 마련했다. 서로 다른 두 브랜드의 스토리텔링을 더한 공간과 제품, 그리고 콘텐츠가 어우러져 신선한 재미를 줄 것이라고 기대한 것이다. 두 브랜드의 스토리텔링이 탄탄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SBA 뷰티기업육성팀

전시 경험을 극대화하는 체험 프로그램도 주목할 만하다. ‘원료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지도가 그려진 브로슈어를 배포해 방문객이 제품 존에서 스탬프 도장을 찍어 완성하도록 기획했다. 이 외에도 두 브랜드의 개성을 살린 패키지와 굿즈를 제작해 협업의 의미를 더했다.


Interview

장유리 라운드랩 마케팅팀 팀장
이현아 아무로키 대표

라운드랩과 아무로키의 협업 배경이 궁금하다.

장유리(이하 장) 라운드랩은 지속 가능한 뷰티를 실천하기 위한 활동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생물 다양성 보존을 위한 ‘독도 자생 식물원 조성 사업’, ‘반려 해변 가꾸기 캠페인’, ‘베트남 맹그로브 숲 복원 사업’ 등 클린 뷰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생물 다양성 보존 활동의 일환으로 멸종 위기종인 해달과 수달을 널리 알리고 보호하기 위한 캠페인을 고민하던 중 아무로키의 해달이와 수달이 캐릭터를 만나 첫 협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로 현재 수달 서식지인 중랑천 생태 회복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 중인데, 이 일을 계기로 비더비 지원 사업에도 참여했다. 아무로키의 따뜻하고 친근한 캐릭터가 자연 친화적인 라운드랩의 브랜드 철학을 담은 팝업 공간을 완성하기에 제격이라고 생각했다.

이번 협업에서 아무로키는 라운드랩의 브랜드 정체성을 어떻게 해석했나?

이현아(이하 이) 협업 전에 소비자로 라운드랩의 제품을 먼저 경험했다. 대표 제품인 독도 토너를 사용하면서 ‘청정’과 ‘순수’라는 키워드를 떠올렸다. 이번 협업에서는 라운드랩 제품의 순하고 무해한 특성을 천진난만한 행운몬 캐릭터로 표현했다. 마치 요정들이 놀이터에 있는 것처럼 행운몬이 눈싸움을 하거나 귤로 장난을 치고 소나무 아래에서 낮잠 자는 모습을 담아냈다. 밝고 순수한 캐릭터 일러스트로 공간을 채워 한층 친근하고 따뜻한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행운몬이 한국의 원료 여행을 떠나는 콘셉트로 전시를 구성했다. 다양한 재료 가운데 여섯 가지 메인 원료를 선택한 기준은 무엇인가?

라운드랩은 한국의 지역 원료를 바탕으로 피부에 이로운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지역 특색에 따라 효능이 높은 원료에 기능성 원료를 배합해 피부 고민에 맞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제품을 개발한다. 다양한 제품 라인업이 있지만, 이번 팝업에서는 아무로키의 캐릭터와 잘 어우러지는 지역 원료를 우선적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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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몬과 함께 떠나는 한국 원료 여행’을 콘셉트로 한 일러스트. 아무로키는 라운드랩의 원료를 형상화한 캐릭터를 디자인했다.
각 제품 존을 구성할 때 주안점을 둔 부분은?

이번 팝업으로 라운드랩을 처음 접하는 고객과 기존 고객 모두에게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제품의 특징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공간 구성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민했다. 한국의 원료를 사용하는 브랜드 철학에 맞춰 각 제품 존은 지역 원료를 기반으로 디자인했는데, 대표 제품인 ‘독도 라인’과 2025년 육성 라인인 ‘동백 라인’에 비교적 더 넓은 공간을 부여했다. 이 자연에서 영감받은 다채로운 색을 통해 라운드랩 제품의 특성과 아무로키 캐릭터의 활력을 함께 전하고자 했다. 아무로키 캐릭터가 워낙 오색찬란한 색을 가지고 있는데, 방문객도 이곳에서 자신만의 색을 찾길 바랐다.

이번 협업을 위해 제작한 다양한 굿즈도 화제가 됐다.

비더비가 자리한 DDP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이 찾아오는 장소다. 브랜드를 넘어 한국 원료의 우수함을 널리 알리기 위해 다양한 굿즈를 제작했다. 팝업에 입장하는 순간 제공하는 브로슈어는 라운드랩의 브랜드 이념과 지역 원료에 대한 소개를 국문과 영문으로 병기해 글로벌 고객도 언어 장벽 없이 공간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방문객에게 증정하는 한정판 엽서와 패키지는 전시 주제인 ‘여행’의 연장선에서 디자인해 팝업 공간에서의 경험을 더 오래 각인시키는 매개체로 활용했다.

협업에 대한 각자의 소회가 궁금하다.

라운드랩의 국내 첫 단독 팝업 전시인 만큼 오프라인에서 소비자를 직접 만나고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전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다. 오픈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는데 1만 명이 넘는 국내외 방문객이 찾아 라운드랩의 행보에 응원을 보내준 것이 큰 동력이 됐다. 많은 소비자에게 이번 협업에 대한 긍정적 피드백을 받았기에 앞으로도 다양한 협업으로 라운드랩의 제품과 아이덴티티를 널리 알릴 계획이다. 이 브랜드에 대한 이해가 두터운 상태에서 진행한 두 번째 협업이었기에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 라운드랩의 순하고 깨끗한 이미지가 아무로키의 캐릭터와 잘 어우러져 팬들이 더 친근하게 느끼지 않았나 싶다. 일러스트를 공간에서 구현하는 일이 흔치 않아 ‘행운몬들 출세했다’는 팬들의 의견을 접하기도 했다. 두 브랜드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회였다.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560호(2025.02)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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