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March 2025
도시 여행자를 위한 책방, 도시상담
이곳 서가에 꽂힌 책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도시를 이해하고 상상하게 만든다.
도시 여행자를 위한 책방, 도시상담

대형 서점에서 건축 관련 도서를 탐색하다 보면 한 번쯤 피로감에 시달리게 된다. 디자인, 예술은 차치하고 기술, 공학, 정치, 인문, 사회, 역사 등 카테고리 곳곳에 건축 서적이 흩어져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개업한 도시상담은 이런 맥락에서 우리에게 꼭 필요한 책방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네, 지역,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알고자 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이는 공간’을 지향점으로 도시 저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야기의 책을 모았다. 가장 매력적인 점은 폭넓은 스펙트럼의 큐레이션. 인류와 도시의 더러운 역사를 다룬 논픽션 〈쓰레기의 세계사〉, 대온실에 관한 집요한 고증을 거친 소설 〈대온실 수리 보고서〉, 마을 한 귀퉁이에 있는 이상한 서점에 관한 그림책 〈있으려나 서점〉 등 이곳 서가에 꽂힌 책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도시를 이해하고 상상하게 만든다. 기획 서가, 주제 서가, 청소년·어린이 서가, 중고 서가, 초대 서가로 느슨하게 서가를 분류해 각 섹션에 걸맞은 프로그램으로 책방을 채워나간다. 도시 연구자이자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인 박소현, 이태원 한남작업실 운영자이자 식물에 진심인 건축가 이성란, 책을 매개로 공간을 탐구하는 공간 기획자 박성진이 함께 책방지기를 맡고 있으며, 2025년은 ‘건강함, 다양함, 함께함’이라는 키워드로 주제 서가를 꾸릴 예정이다. 문장 부호로 이루어진 로고 디자인은 박고은 디자이너가 맡았다.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561호(2025.03)에 발행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