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지하로 확장하기, 빌쥐프-귀스타브 루시역
설계의 핵심은 회복 탄력성, 에너지 효율성, 그리고 지속 가능성. 지난 1월 완공한 빌쥐프-귀스타브 루시역은 도심의 열린 공간과 닫힌 공간 사이의 문턱을 없앤다.



“거꾸로 된 마천루다. 도시의 지상이 곧 하늘이다.” 지난 1월 완공한 빌쥐프-귀스타브 루시역(Villejuif Gustave Roussy Station)에 관해 도미니크 페로는 이렇게 묘사했다. 파리 지하철 14호선 연장선과 15호선이 다니게 될 이 건축물은 도심 인프라를 재정비하기 위한 프로젝트 ‘그랑 파리 익스프레스’의 일환이다. 지하 50m에 건축한 교통 허브로, 설계를 맡은 도미니크 페로 아키텍처는 열린 공간과 닫힌 공간 사이의 문턱을 없애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설계의 핵심은 회복 탄력성, 에너지 효율성, 그리고 지속 가능성. 천연 지하자원을 활용해 내부 온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며 인공 난방과 냉방을 비롯해 불필요한 연기 배출을 줄였다. 내구성이 좋으면서도 오래도록 유지·관리할 수 있는 콘크리트, 스테인리스 스틸, 유리를 주재료로 사용했으며 인공 조명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 에너지 낭비를 감소시켰다. 지하철역의 본체는 직경 70m의 열린 콘크리트 원통 구조다. 표면의 헬리코이드 구조로 시각적 몰입도를 높이고 거대한 원형 천창을 통해 지하 깊숙한 곳까지 자연광을 침투시켜 가시성과 개방성을 극대화했다. 원통 내부로는 보행교와 에스컬레이터, 발코니, 갤러리가 이어진다. 한편 그랑 파리 익스프레스는 유럽 최대 규모의 도시 개발 프로젝트로, 파리 중심부를 가로지르지 않으면서 교외를 오가는 선로를 갖춘 역을 개통해 도심 전체의 연결성을 개선하고자 한다. 2030년까지 200km가 넘는 자동화 노선과 68개의 역을 추가해 새로운 주거 및 활동 지역을 개발하고 이동성을 최적화하며 노동 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이 목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