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한 장에 담긴 장인 정신, 비스포크 레터프레스
종이 및 문구 브랜드 ‘비스포크 레터프레스’ 설립자 엘리샤 헤르만 인터뷰
여전히 옛 인쇄술과 인쇄기를 고집하는 장인 정신으로 고품질의 문구,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제작하는 비스포크 레터프레스. 오래된 인쇄기를 스스로 복원할 만큼 인쇄술에 대한 깊은 애정을 바탕으로 비스포크 레터프레스를 세운 엘리샤 헤르만을 만났다.


장인 정신으로 빚어낸 종이 & 문구 브랜드, 비스포크 레터프레스
호주의 종이 및 문구 브랜드 ‘비스포크 레터프레스(bespoke letterpress)’는 2007년에 그래픽 디자이너로 근무하던 엘리샤 헤르만(Alischa Herrmann)에 의해 설립됐다. 오래 남는 공예와 레터프레스 인쇄술*에 관심이 많았던 엘리샤는 직접 1893년산 앤티크 인쇄기를 복원에 성공하며, 핸드 프린팅 청첩장을 제작한다. 열정에서 비롯된 작은 인쇄 프로젝트에서 시작해 인기에 힘입어 사업으로 확장하게 된 엘리샤의 비스포크 레터프레스. 브랜드를 운영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옛 인쇄술과 인쇄기를 사용하며 장인 정신에 대한 찬사를 보낸다.
*레터프레스 인쇄술: 판에 글자나 이미지를 조각한 뒤, 판의 돌출된 부분에 잉크를 바르고, 인쇄기로 압력을 가해 종이에 찍어내는 인쇄 방식.
Interview with
엘리샤 헤르만 ‘비스포크 레터프레스’ 창립자 및 디자이너

정갈한 패턴과 높은 질의 제품을 생산하는 당신의 브랜드를 발견하고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비스포크 레터프레스’를 처음 발견한 사람들에게 직접 브랜드를 소개하자면?
비스포크 레터프레스는 시대를 초월한 장인 정신과 정교한 디자인이 만나는 곳이다. 우리 브랜드는 아름답게 제작된 고품질의 문구류와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전문으로 하며, 모든 제품은 호주에서 섬세하게 디자인됐다. 각 제품은 우아함, 지속 가능성, 예술성에 대한 약속을 담아 제작되며, 일상을 특별하게 만든다.
포장지, 노트, 캘린더 등 다양한 제품으로 가공되는 패턴 디자인의 영감은 어디에서 받는가?
레터프레스 인쇄법과 디자인에 대한 깊은 사랑에서 영감이 비롯된다. 또한, 재능 있는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으로 그들의 고유한 개성을 덧입히며, 컬렉션에 깊이와 풍부함을 더한다. 클래식한 꽃무늬 모티프나 섬세한 손그림 일러스트 등, 우리의 제품은 아름다움과 기능성을 모두 갖추도록 제작된다.

1893년에 제작된 옛 인쇄 방식 기계 ‘CHARLIE’를 포함해 1950년산 ‘POLLY’, 1965년산 ‘ERNST’ 등 총 7대의 기계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처음 기계를 사용해 인쇄에 성공한 그 순간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처음으로 인쇄가 성공하던 순간은 마법 같았다. 우리 브랜드는 아름다운 제품을 만들기 위해 앤티크 인쇄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100년 된 인쇄기를 복원하고 숙지하는 것은 사랑스러운 노동이었지만, 더욱 큰 보상으로 다가왔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디지털화된 세상에서 장인의 손길을 거친 아름다움을 경험할 기회를 얻은 것이다. 이날의 경험으로부터 브랜드의 기초를 다졌고, 우리가 만들 제품의 품질과 시대를 초월하는 장인 정신에 대한 헌신에 대한 철학을 확고히 했다.

브랜드를 시작한 순간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옛 인쇄 기계를 고친 뒤, 초대장을 직접 제작하고, 그 일이 브랜드로 성장하게 된 부분이 눈길을 끈다. 이 이야기에 대해 더 자세하게 들어볼 수 있을까?
처음에는 열정으로 시작한 프로젝트가 디자인과 인쇄에 대한 사랑을 기반으로 한 사업으로 발전하게 됐다. 앤티크 인쇄기를 복원한 후, 친구들을 위한 맞춤형 결혼식 초대장을 만들기 시작했다. 입소문이 퍼지고, 제작 문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종이 제품과 문구류를 다루는 비스포크 레터프레스 사업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브리즈번(Brisbane)에서 보우럴(Bowral)로 옮겨 브랜드의 매장을 개점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이 시작했다.
총 7대의 기계는 각각 어떤 특징을 갖고 있고, 어떤 제품을 생산하게 되는지 그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다.
비스포크 레터프레스에서 사용하는 기계 중 가장 오래된 기계인 찰리(Charlie, 1893)의 공식 명칭은 챈들러&프라이스(Chandler&Price)로, 직접 손수 정성스럽게 복원한 앤티크 인쇄기다. 언스트(Ernst, 1965)의 공식 명칭은 하이델버그 플라텔(Heidelberg Platel)로, 초대장 등의 다양한 인쇄 작업을 담당한다. 제품에 우아한 금속 마감을 더하는 핫포일 스탬핑을 담당하는 허비(Herbie, 1973)의 공식 명칭은 하이델버그 윈드밀 플라텔(Heidelberg Windmill Platel)이다. 이 외에도 각기 다른 인쇄 기법을 제공하는 앤티크 인쇄기를 보유하고 있다.



오래된 기계가 최신 기술보다 어떤 점에서 낫다고 생각하는가?
오래된 기계는 비교할 수 없는 품질을 제공하는 동시에 수작업 방식의 장인 정신을 내포한다.
더 빠르게, 더 많이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느리고 정교한 옛 기술을 사용하는 점이 매력적이다. 생산량은 늘리기 위해 다른 방법을 고민한 적은 없었는지?
전통적인 레터프레스 기법의 매력과 장인 정신은 브랜드를 관통하는 핵심 철학이다. 그뿐만 아니라, 전통과 현대적인 기술의 균형을 위해 고민을 이어 나가고 있다. 아름답고 정성스럽게 디자인된 제품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하려는 브랜드의 목표를 위해 특정 제품은 현대식 기술을 더한 인쇄술로 최근에 확장했다. 인쇄술에는 고민이 있을지라도, 최고의 품질 기준은 언제나 그대로 유지할 것이다.

지속 가능한 인쇄를 고민하기 위해 재료를 재사용 가능하고 재사용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들었다. 이에 대해 더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다.
비스포크 레터프레스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약속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100퍼센트 재활용할 수 있고, 재활용으로 만들어진 고품질의 종이를 모든 제품에 사용해 생태 친화적인 태도를 유지한다. 양면으로 된 선물 포장지나 롤 형태의 선물 포장지를 비롯해 카드와 봉투, 선물 태그 등 모두 재활용 가능하고 생분해성이며, 금박 제품 또한 마찬가지이다. 특히, 염소가 들어가지 않은 순수 나무 섬유 종이로 제작된 플래너와 일기장을 자랑하고 싶다.
디지털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당신의 브랜드 제품이 이용자에게 어떤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디지털 환경이 포화 상태인 시대에 우리의 제품은 실체가 있는 아름다움을 되돌려준다. 손글씨 편지와 아름답게 포장된 선물, 잘 만들어진 일기장 등은 사적이고 인상이 오래 남는다. 이는 우리가 아무리 모니터를 사용한다 한들 대체할 수 없는 것들이다.

아티스트와의 협업도 꾸준히 이어 나가고 있다. 어떤 기준으로 협업하는 아티스트를 선정하는가?
브랜드의 미학과 일치하는 작업을 하고, 대중들이 환호할 만한 독특한 예술 감각을 지닌 예술가를 선정한다. 식물 일러스트, 예술과 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아티스트까지.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에 대한 사랑을 공유하는 아티스트와의 작업을 선호한다.

‘비스포트 레터프레스’의 매장이 처음 자리 잡은 보우럴(Bowral) 지역을 소개하자면? 왜 그곳이어야 했는가?
호주의 뉴사우스웨일스주 남부 고원의 푸른 언덕 속에 자리 잡은 보우럴은 시드니에서 차로 약 1.5시간 소요되는 거리에 있으며, 비스포크 레터프레스가 성장하는 배경이 됐다. 창의적인 비전이 꽃필 수 있는 이상적인 동네였으며, 일과 가정의 균형을 조화롭게 지킬 수 있었다.
시드니, 캔버라에도 매장이 있지만, 작년 11월에 멜버른에 두 개의 매장을 추가로 오픈했다. 지금까지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가? 다른 지역에 비해 두드러진 특별한 반응이 있었다면?
멜버른 매장들은 훌륭한 반응을 얻고 있다. 멜버른의 사람들은 디자인, 품질, 지속 가능성에 대한 깊은 애정을 지니고 있어, 우리 브랜드의 철학과 이상적으로 완벽하게 맞아떨어진다. 또한, 지난해에 브리즈번에 매장을 열었는데, 사람들이 따뜻하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별히 브리즈번으로의 확장은 의미가 있는데, 처음으로 앤티크 기계를 고치고 초대장을 제작하여 브랜드의 시작이 된 곳이기 때문이다.


매장을 디자인하거나 제품을 진열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
고객들에게 아름다운 경험을 제공하는 디자인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우리 매장은 키오스크 스타일로, 모두 따뜻하고 우아하며 영감을 주는 분위기로 디자인했다. 눈길을 끄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매장 디자인의 디테일이 고객에게 기쁨과 창의력을 불러일으키도록 계획한다.
앞으로 브랜드를 어떻게 가꾸어 나가고 싶은지에 대한 새로운 계획이 있다면?
우리는 항상 더 큰 꿈을 꾼다! 제품 목록을 확장하고, 매장 경험을 개선하며, 최종적으로는 일상적인 순간에 아름다움을 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는 계속해서 창의력을 자극하고, 종이 제품의 예술성을 향상하는 데에 집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