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러놀의 시작, 크랜브룩 커넥션

밀러놀의 궁극적 지향점은 사람을 위한 디자인. 그 철학의 시작점은 크랜브룩 커넥션에 있다.

밀러놀의 시작, 크랜브룩 커넥션

허먼 밀러Herman Miller에서 출시한 찰스 & 레이 임스의 임스 라운지체어, 빌 스텀프와 돈 채드윅의 에어론 체어, 놀Knoll에서 출시한 미스 반데어로에의 바르셀로나 체어, 에로 사리넨의 튤립 체어···. 소장 가치가 높은 유수한 디자인 피스들의 이름만 들어도 이 브랜드의 파워를 가늠할 수 있다. 2021년 허먼 밀러와 놀이 합병한 회사, 밀러놀MillerKnoll이다. 현대 가구 디자인의 선두 주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기업의 뿌리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먼저 크랜브룩 커넥션The Cranbrook Connection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는 미국 미시간주의 크랜브룩 아카데미 오브 아트와 그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디자인 혁신을 의미하는 용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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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랜브룩 아카데미 오브 아트는 1932년에 설립한 예술 학교로 미국 모더니즘 디자인의 발상지라고 할 수 있다. 실험을 장려하는 아카데미였던 만큼 디자이너들은 이곳에서 가구의 소재와 형태, 구조에 관한 과감한 시도를 이어나가며 가구 및 제품 디자인을 토털 디자인으로 확장시켰다. 허먼 밀러와 놀의 핵심 디자이너인 플로렌스 놀, 찰스 임스, 에로 사리넨 역시 크랜브룩 아카데미 오브 아트에서 만나 다양한 디자인을 시도했고, 이들이 선보인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가구는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밀러놀을 단순히 디자인 잘하는 두 가구 회사의 결합 정도로 간주하면 곤란하다. 허먼 밀러, 놀, 에델만Edelman, 필츠펠트FilzFelt, 헤이Hay, 무토Muuto를 비롯해 14개의 역동적인 브랜드들이 모인 이 집합체는 인류의 이익을 위한 디자인을 100년 이상 연구해온 기업이기 때문이다. 14개의 브랜드는 각기 다른 개성을 발산하면서도 크랜브룩 커넥션의 유산을 잇는 디자인 철학을 공유하며 밀러놀을 글로벌 컬렉티브로 진화시켰다. 밀러놀의 궁극적 지향점은 ‘사람을 위한 디자인’. 단순히 아름다운 가구를 넘어서 사람과 공간, 나아가 사회의 긍정적 변화를 추구하고자 한다. 밀러놀 철학의 시작점인 크랜브룩 커넥션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부에서는 밀러놀이 어떻게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실현하고 있는지, 그리고 밀러놀의 철학을 실제 제품에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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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562호(2025.04)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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