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랜딩 딕셔너리] 핸즈
손에 스마트폰을 쥐고 있는 사람이 대다수인 시대가 되었지만 이들은 여전히 손으로 직접 사물을 만질 때 사고의 폭이 넓어진다고 믿었다.
도큐핸즈는 일본을 대표하는 라이프스타일 잡화점으로 도심 어느 곳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 중심의 브랜드였다. 1976년 설립 이후 국내외에서 60여 개의 매장을 운영했다. 그러나 팬데믹과 함께 온라인 쇼핑 시장이 커지자 매출액이 급격하게 감소했고 결국 2021년 카인즈가 도큐핸즈를 매각하며 넨도와 리브랜딩을 진행했다. 도큐핸즈의 사명을 핸즈로 변경한 것 역시 리뉴얼의 일환. 기업 운영자부터 브랜드의 얼굴까지 전부 교체하는 대대적 작업이었는데 핸즈와 넨도는 무엇보다 ‘자신의 손으로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한다’라는 도큐핸즈의 핵심 정신에 주목했다. 손에 스마트폰을 쥐고 있는 사람이 대다수인 시대가 되었지만 이들은 여전히 손으로 직접 사물을 만질 때 사고의 폭이 넓어진다고 믿었다. 단순히 공예적 의미의 손을 넘어서 생각과 마음이 닿는 지점으로 손의 의미를 재정립한 이유다.
과거 도큐핸즈의 워터마크가 ‘손 날개’ 형태로 고객의 사랑을 받았다면 넨도는 이 브랜드의 뿌리가 일본임을 부각하고자 손을 한자 ‘手’로 표현했다. 끊김 없이 하나의 획으로 적어 내려간 모습은 과거를 계승해 미래와 연결하고자 하는 마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디자이너는 한 획의 글씨체를 그리면서 사람들이 두근거리며 춤추는 모습을 떠올리기도 했다. 넨도는 이 디자인을 다양한 형태로 변주하되 로고, 각종 사이니지 및 광고 비주얼에 일관된 톤으로 적용해 친밀하면서도 단단한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었다. 핸즈는 이 리뉴얼을 기점으로 오프라인 전략을 새롭게 수립했다. 향후 핸즈는 독자적으로 점포를 운영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전국 어느 매장에서도 브랜드의 가치를 동일하게 느끼도록 만들고 홈 센터 기업인 카인즈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PB 상품 개발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