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테크노밸리]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한국형 IT 기업 사옥의 새 지평
깊이 있는 철학과 면밀한 리서치 과정, 고심 끝에 완성한 디자인이 결합된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는 ‘꿈의 직장’이라 불리는 구글이나 애플 사옥 못지않은 완성도를 자랑하며 한국형 IT 사옥 디자인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판교 테크노밸리]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1 141028000000488 O](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5/141028000000488_O-832x953.jpg)
![[판교 테크노밸리]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2 141028000000489 O 1](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5/141028000000489_O-1-832x554.jpg)
건축 디자인 DMP 건축사 사무소
시공사 GS건설
공간 기획 DEGW
공간 디자인 AI 아키텍츠(대표 박진)
사인 그래픽 설계 aandd(대표 김중근)
조명 설계 비츠로(대표 고기영)
가구 코디네이션 디자인서다(대표 홍희수)
규모 지하 5층, 지상 12층
입주 시기 2013년 9월
근무 인원 약 2100명
주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왕판교로 644번길 12
웹사이트 www.ncsoft.com
엔씨소프트의 판교 R&D센터는 판교 테크노밸리의 상징적 존재다. 거대한 N자를 연상시키는 이 건물은 판교 테크노밸리로 향하는 관문과도 같다. 약 8만 9000㎡에 이르는 넓은 대지에 첨단 공법으로 쌓아 올린 이 건물 안에는 업무 공간 외에도 사우나, 피트니스 센터, 어린이 집, 심지어 메디컬 센터까지 갖추고 있어 최고의 복지 수준을 자랑한다. 리니지, 블레이드&소울 등 수많은 히트작을 낳은 게임 회사 엔씨소프트가 이처럼 사옥 디자인에 엄청난 투자를 감행한 것은 우수한 IT 인재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전략이었다. 첫 번째 사옥이 있던 강남의 경우, 이미 주변의 문화 및 제반 시설이 충분히 확보되어 있었지만, 아직 개발 단계였던 판교는 시설 면에서 열악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부대시설을 사옥 안으로 끌어들이기로 한 것이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직원들의 평균연령이 겨우 29.5세에 불과한데, 높은 임금 못지않게 근무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젊은 인재들을 충족시키는 맞춤형 사옥이기도 하다. 설계 기획만 4년이 걸린 이 대형 프로젝트가 베일을 벗었을 때 모두의 이목은 규모와 웅장함에 집중됐다.
하지만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는 단순히 돈만 많이 들인 건물이 아니었다. 사옥 디자인을 진두지휘한 AI 아키텍츠 박진 대표와 손선기 이사는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에게 “네가 아닌 나를 위한 공간을 디자인해달라”는 주문을 받았다며,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건물보다는 직원들에게 정말 필요한 요소를 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고 설명한다. 여기에 더해 엔씨소프트 윤송이 부사장은 핀란드 디자이너이자 건축가 알바 알토(Alvar Aalto)의 빛에 대한 철학이 반영되길 원했다. DMP건축사 사무소와 AI 아키텍츠는 이를 현실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많은 연구를 했다고. 특히 AI 아키텍츠는 영국의 공간 컨설팅 회사 DEGW와 함께 직원들의 필요를 심층 조사하고 임원들을 인터뷰하기도 했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언제나 최상의 디자인을 부른다. 이렇게 완성한 엔씨소프트 사옥은 빛과 그림자가 주인공인 것이 특징이다. 알바 알토가 건물 안으로 최대한 빛을 끌어들이는 디자인을 추구했듯이 이들 역시 빛과 자연을 건물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빛의 방향부터 창틀 모양까지 면밀히 검토했다. 엔씨 소프트 판교 R&D센터의 또 다른 특징은 게임 회사 특유의 폐쇄성을 디자인으로 무너뜨렸다는 것이다.
“게임 회사는 기본적으로 보안이 생명입니다. 아무리 작은 정보라도 밖으로 누설되면 프로젝트 전체가 무산될 수 있죠. 그러다 보니 직원들이 프로젝트별로 모여 한공간 안에서 개발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데, 이런 폐쇄성이 소통의 부재라는 부작용을 낳기도 하죠.” 이처럼 보안을 강화하다 보니 한울타리 안에 있어도 별개 회사처럼 움직일 때가 많다. 소통의 소홀은 각 팀별 노하우의 격차로 드러나기도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엔씨소프트는 허브 확충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각 층별 엘리베이터 앞 공간에 가벼운 만남을 유도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2층과 12층에는 각기 콘셉트를 달리한 카페를 두었다. 유럽의 어느 거리를 걷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연출한 직원 식당과 지하 공간임에도 지상층 못지않은 채광을 자랑하는 부대시설 역시 자랑 거리다. 깊이 있는 철학과 면밀한 리서치 과정, 고심 끝에 완성한 디자인이 결합된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는 ‘꿈의 직장’이라 불리는 구글이나 애플 사옥 못지않은 완성도를 자랑하며 한국형 IT 사옥 디자인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판교 테크노밸리]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3 141028000000492 O](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5/141028000000492_O-832x555.jpg)
![[판교 테크노밸리]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4 141028000000493 O](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5/141028000000493_O-832x467.jpg)
![[판교 테크노밸리]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5 141028000000490 O 2](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5/141028000000490_O-2-832x725.jpg)
![[판교 테크노밸리]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6 141028000000491 O 3](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5/141028000000491_O-3-832x555.jpg)
Interview
박진, 손선기 AI 아키텍츠 대표ㆍ이사,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공간 디자인
“건강한 자연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것이 중요했다.”
![[판교 테크노밸리]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7 141028000000496 O edited](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5/141028000000496_O-edited.jpg)
![[판교 테크노밸리]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8 141028000000497 O edited](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5/141028000000497_O-edited.jpg)
설계만 4년이 걸렸다. 상당히 긴 시간 동안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프로젝트 기간이 길었던 만큼 우여곡절도 많았다. 처음 이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 우리는 부대시설 공간만 디자인할 예정이었다. 오피스 공간 디자인팀은 따로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파트가 나뉘다 보니 공간 안에 하나의 스토리를 부여하기가 어려웠다. 결국 계획을 전면 수정해 우리가 모든 공간을 디자인하게 됐다. 특히 공간 배치에 많은 공을 들였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 초기만 하더라도 직원 연수실을 가장 위층에 두려고 했는데, 우리는 이런 배치가 효율성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했다. 보통 직원들이 한꺼번에 교육을 받는데 만약 연수실이 상층부에 있다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런 이유로 연수실을 3층으로 끌어내렸다. 웅장하고 값비싼 시설을 짓기 이전에 합리적인 공간 구성을 우선시한 것이다.
빛과 그림자를 공간 안으로 적극 끌어들였다.
무엇보다도 건강한 자연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것이 중요했다. 게임 회사를 둘러싼 안 좋은 인식 중 하나가 폐쇄성일 것이다. 특히나 게임 중독을 걱정하는 학부형들이 이런 생각을 하기 쉬운데, 가상 세계에 갇혀 산다는 인식을 걷어내고 활동적인 회사의 이미지를 끌어낼 필요가 있었다. 보통 IT 회사라고 하면 하이테크놀로지를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은 날로 발전한다. 매일같이 최신 시설로 업그레이드하지 않으면 회사가 도태될 것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실제로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한 수많은 회사가 이런 딜레마에 빠져 있다. 그래서 엔씨소프트 판교 사옥은 IT 회사임에도 디지털을 공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다.
흰 벽면이 많아 마치 화이트 큐브 갤러리를 보는 듯한데, 의도적인 선택이었나?
빛이 드리웠을 때 건물 안에 생기는 그림자 모양을 부각시키기 위해서였다. 흰 캔버스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 단기간에 회사가 성장한 만큼 역사가 짧은 것도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사옥 안에는 회사의 역사와 전통도 묻어나야 하지만, 억지로 과장된 역사를 부여하느니 차라리 이것을 가능성의 공간으로 남겨두고자 한 것이다. 앞으로 입혀나갈 것들을 상상하게 만든 것이다. MIT 미디어랩에 가보면 공간 전체가 흰 벽면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학술 발표의 계절이 되면 학생들의 결과물을 벽면에 빼곡히 전시해놓는데, 이때 공간의 느낌이 180도 바뀐다. 엔씨소프트에도 이런 공간을 연출하고 싶었다.
게이트를 연상시키는 건물 외관도 흥미롭다. 하지만 이렇게 두 동이 나뉘어 있으면 소통에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2층과 12층에 카페를 둔 것이 그런 이유다. 이곳은 단순히 차만 마시는 공간이 아니라 만남의 장소라고 할 수 있는데 각각 콘셉트가 다르다. 기획 당시 2층 카페는 ‘Buzz 카페’라고 이름 붙였는데, 시끌시끌하게 많은 이야기가 오가는 카페로 설정한 것이다. 반면 두 동을 잇는 브리지에 배치한 12층의 ‘라이브러리’는 조용한 모임을 가질 수 있는 북 카페다. 이처럼 각 공간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사람들의 행동을 유도하느냐가 중요하다. 지상에서 건물을 올려다보면 두 동 안쪽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잘 보인다. 일부러 업무 공간을 이쪽으로 몰아넣었는데,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서로에게 자극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판교 테크노밸리]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9 141028000000495 O](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5/141028000000495_O-832x555.jpg)
![[판교 테크노밸리]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10 141028000000494 O](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5/141028000000494_O-832x555.jpg)
![[판교 테크노밸리]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11 141028000000498 O](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5/141028000000498_O-832x559.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