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랜딩이라는 첨예한 과제를 돌파하는 데 소통과 협업이라는 정공법은 여전히 유효한 해답이 될 수 있다.
소통과 협업의 정공법, 캐스틸 리브랜딩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캐스틸(Castil)은 철에 대한 경험과 이해가 남다르다. 금속 가공에 특화된 전문 기술을 보유한 곳으로, 이탈리아 우디네에 있는 공장에서 제작 전 과정이 이뤄진다. 부챗살처럼 각을 맞춰 늘어선 금속 튜브, 직선과 곡선이 어우러진 구조, 경쾌하고 캐주얼한 원색 컬러는 브랜드의 인장과도 같다.
캐스틸이 올해 과감한 리브랜딩을 단행한 것은 가구에서 느껴지는 농도 짙은 개성을 아이덴티티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다. 좋게 표현하면 정제된, 다르게 말하면 밋밋했던 기존 아이덴티티가 제품의 톤앤무드와 맞지 않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최근 리브랜딩의 기조가 대부분 기존 아이덴티티의 골조를 크게 해치지 않는 선에서 뭉근하게 이루어지는 반면, 캐스틸은 완전한 쇄신을 원했고 이를 위해 혼도 스튜디오(Hondo Studio)에 집도를 맡겼다.
리뉴얼의 키를 건네받은 혼도 스튜디오는 캐스틸의 철제 가구 자체에 주목했다. 유연하게 구부러진 금속 튜브의 구조를 개념적으로 치환해 로고타이프에 적용하고, 메탈릭한 컬러와 질감을 캠페인 이미지에 활용해 철제의 견고함과 정밀함을 드러냈다. 한편 로고타이프와 전용 서체를 디자인하는 과정에는 베스트 타입페이스(Best Typefaces)의 타입 디자이너 이그나시오 카스코(Ignacio Casco)가 힘을 보탰다. 전용 서체 ‘캐스틸 모노(Castil Mono)’는 두 스튜디오의 면밀한 협업 끝에 탄생한 폰트로, 로고타이프의 구조적 요소를 개념적으로 확장한 결과물이다. 이렇게 완성한 아이덴티티는 흡사 캐스틸의 공장에서 나온 듯 위화감이 없다. 리브랜딩이라는 첨예한 과제를 돌파하는 데 소통과 협업이라는 정공법은 여전히 유효한 해답이 될 수 있다는 걸, 캐스틸의 사례가 증명한다.
“사려 깊은 협업에 힘입어 이번 프로젝트를 완수할 수 있었다. 베스트 타입페이스와 손잡고 캐스틸의 철학을 깊이 탐구하는 과정을 거친 덕분에, 단순히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넘어 브랜드의 창의적 정신을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힘 있는 시각 언어를 완성할 수 있었다.”
(왼쪽부터) 마리아 비오케(María Vioque), 프란 멘데스(Fran Méndez) 혼도 스튜디오 공동대표
23년 동안 LG맨 이었던 이철배 MC 디자인 연구소 소장이다. 과학고와 카이스트를 졸업한 디자이너, 대기업의 제품 디자이너. 그의 인상은 차갑고 날카롭지만 말문을 여니 반전이다. 주변을 느슨하게 풀어주는 농담에 능란한 이철배 소장에게 LG전자 모바일의 현재와 미래를 들어봤다.
철학에 대한 배움을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름이 있다. 바로 ‘전기가오리’. 철학계의 구몬으로 불리며, 후원이라는 독특한 운영 시스템으로 수천 명의 사람들과 함께하는 전무후무한 브랜드. 막연하고도 어렵게만 느껴지는 철학도 전기가오리와 함께라면 ‘한번 해볼까?’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이다.
이재용 대표를 비롯해 pxd 디자이너와 외부 통신원이 기고하는 pxd 블로그는 UX의 기본적인 개념부터 세계 UX 시장의 동향, UX를 둘러싼 다양한 이론적 흐름을 소개하며 UX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바이블로 자리 잡았다. 국내 UX계의 구루로 손꼽히는 그와 UX의 개념과 최근 동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