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랜딩이라는 첨예한 과제를 돌파하는 데 소통과 협업이라는 정공법은 여전히 유효한 해답이 될 수 있다.
소통과 협업의 정공법, 캐스틸 리브랜딩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캐스틸(Castil)은 철에 대한 경험과 이해가 남다르다. 금속 가공에 특화된 전문 기술을 보유한 곳으로, 이탈리아 우디네에 있는 공장에서 제작 전 과정이 이뤄진다. 부챗살처럼 각을 맞춰 늘어선 금속 튜브, 직선과 곡선이 어우러진 구조, 경쾌하고 캐주얼한 원색 컬러는 브랜드의 인장과도 같다.
캐스틸이 올해 과감한 리브랜딩을 단행한 것은 가구에서 느껴지는 농도 짙은 개성을 아이덴티티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다. 좋게 표현하면 정제된, 다르게 말하면 밋밋했던 기존 아이덴티티가 제품의 톤앤무드와 맞지 않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최근 리브랜딩의 기조가 대부분 기존 아이덴티티의 골조를 크게 해치지 않는 선에서 뭉근하게 이루어지는 반면, 캐스틸은 완전한 쇄신을 원했고 이를 위해 혼도 스튜디오(Hondo Studio)에 집도를 맡겼다.
리뉴얼의 키를 건네받은 혼도 스튜디오는 캐스틸의 철제 가구 자체에 주목했다. 유연하게 구부러진 금속 튜브의 구조를 개념적으로 치환해 로고타이프에 적용하고, 메탈릭한 컬러와 질감을 캠페인 이미지에 활용해 철제의 견고함과 정밀함을 드러냈다. 한편 로고타이프와 전용 서체를 디자인하는 과정에는 베스트 타입페이스(Best Typefaces)의 타입 디자이너 이그나시오 카스코(Ignacio Casco)가 힘을 보탰다. 전용 서체 ‘캐스틸 모노(Castil Mono)’는 두 스튜디오의 면밀한 협업 끝에 탄생한 폰트로, 로고타이프의 구조적 요소를 개념적으로 확장한 결과물이다. 이렇게 완성한 아이덴티티는 흡사 캐스틸의 공장에서 나온 듯 위화감이 없다. 리브랜딩이라는 첨예한 과제를 돌파하는 데 소통과 협업이라는 정공법은 여전히 유효한 해답이 될 수 있다는 걸, 캐스틸의 사례가 증명한다.
“사려 깊은 협업에 힘입어 이번 프로젝트를 완수할 수 있었다. 베스트 타입페이스와 손잡고 캐스틸의 철학을 깊이 탐구하는 과정을 거친 덕분에, 단순히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넘어 브랜드의 창의적 정신을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힘 있는 시각 언어를 완성할 수 있었다.”
(왼쪽부터) 마리아 비오케(María Vioque), 프란 멘데스(Fran Méndez) 혼도 스튜디오 공동대표
지난 11월 토스는 자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뮤직비디오 ‘스펙트럼Spectrum’을 공개했다. 밴드 아도이의 음악에 시각 기반 아티스트 16팀이 만든 영상들이 어우러지며 많은 이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금융 앱이 웬 뮤직비디오?’라는 물음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사실 이것은 토스의 브랜드 이니셔티브 ‘토스임팩트’의 일환으로 제작한 콘텐츠였다.
“브랜드는 약속이다.” 랜도어소시에이츠 창업자 월터 랜도의 말이다. 이는 브랜딩이 지향해야 하는 바를 명료하게 드러낸다. 기업이 고객에게 무엇을 약속하는지 밝히는 것. 브랜드 기획자와 디자이너가 준수해야 할 정언명령이다. LG유플러스의 최근 리브랜딩은 과시적이지 않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와 U와 시선을 맞춘 플러스(+), 더 온화해진 마젠타 컬러…. 드라마틱하진 않지만 그 이면에는 브랜드의 정체성부터 대고객 지향점까지 많은 것이 담겨 있다. 이 변화의 맥락을 짚어보기 위해 LG유플러스 브랜드마케팅팀의 김희진 팀장과 신형섭 책임, 최장순 엘레멘트 대표, 최명환 월간 〈디자인〉 편집장이 이야기를 나눴다.
1925년 라이프치히 박람회에서 소개된 라이카(Leica)의 ‘Leica I’는 지금 우리가 기본값처럼 사용하는 35mm 포맷을 처음 선보였다. 무겁고 고정된 장소에서 촬영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카메라를 들고 도시를 걸으며 순간을 포착하는 새로운 사진 문화를 열었다. 2025년은 라이카가 이 카메라를 공개한 지 100년이 되는 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