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or+] 디자이너 문승지: 질문과 협업으로 가구와 공간, 삶을 디자인하다

문승지 팀바이럴스·하바구든 디렉터

누군가는 공간을 만들고 누군가는 가구를 만든다. 문승지 디자이너는 그 둘 사이, 질문과 협업으로 삶을 설계하는 디자이너다. 팀바이럴스의 공동대표로, 가구 브랜드 하바구든을 론칭한 그는 지금 팀바이럴스만의 방식으로 오래 쓰이고 오래 남는 것, 그리고 집에서의 삶을 디자인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Creator+] 디자이너 문승지: 질문과 협업으로 가구와 공간, 삶을 디자인하다

editor’s note

“Have a good one!” 집으로 향하는 이들에게 다정한 인사를 건네는 브랜드가 있어요. 지난 5월 론칭한 가구 브랜드 하바구든(HAVAGOODEN) 이야기입니다.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가’, ‘그 하루를 담는 집은 어떤 의미인가’, ‘그 안에서 나에게 필요한 가구는 무엇인가’, 이처럼 아주 사적인 질문에서 출발한 브랜드의 중심에는 디자이너 문승지가 있죠. 그가 공동대표로 있는 팀바이럴스(TEAMVIRALS)는 디자이너들이 모인 레이블 형태로 시작해 지금은 김해김 쇼룸과 블루보틀 제주·연남 등 다양한 공간, 가구, 브랜딩, 전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디자인 회사로 성장해왔습니다. 그리고 ‘디자인을 오래 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출발한 가장 사적인 프로젝트가 바로 하바구든이에요. 햇살이 잘 드는 한남동 하바구든 하우스에서 문승지 디자이너를 만났습니다. 이유와 필요에서 시작해 주인공을 지양하는 하바구든의 디자인은 눈에 띄기보다 생활의 일부가 되는 방식을 택해요. 하지만 이번 인터뷰의 중심에는 분명 하바구든이 있습니다. 브랜드의 출발부터 팀바이럴스가 일하는 방식, 협업과 디자인에 대한 생각까지, 문승지 디자이너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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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 하바구든 하우스에서 문승지 디자이너

PLUS 1. 하바구든, 우리만의 집을 짓다

여기 ‘하바구든 하우스’는 두 번째 방문인데, 올 때마다 편안한 마음이 들어요. 채도가 낮은 소재들, 적당히 있는 식물과 창밖으로 보이는 나무들, 은은한 향까지요. 그런데 원래는 커튼 가게였다고요.

집은 결국 사는 사람의 취향이 묻어나는 공간이잖아요. 하바구든 하우스, 그러니까 하바구든의 ‘본가’에는 팀바이럴스와 저의 취향이 다 들어가 있어요. ‘집을 꾸미기 위한 꾸밈도 취향이라고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오히려 힘을 많이 들이지 않았고요. 저는 톤과 텍스처를 중요하게 여기는데, 향과 음악, 조도 등 공간이 주는 모든 요소가 조화로워야 하는 것 같아요. 처음 이곳은 완전히 폐허였는데, 천장을 뜯자 이전의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어요. 오히려 우리가 만들고 싶어도 만들 수 없는 형태들이라 가리지 않고 드러내기로 했죠. 블루 톤의 벽도 비슷한 경우예요. 원래는 마감재로 덮으려던 벽인데, 퍼티 작업 후 마르면서 예상치 못한 하늘색이 나왔고 그 색감이 마음에 들어 그대로 살리게 됐어요.

그런 빠른 전환과 결단의 용기는 어디서 나오나요?

우리 브랜드이기 때문이에요. 만약 클라이언트 일이었다면 당연히 계획된 플랜 안에서 움직여야 하겠죠. 그런데 팀바이럴스의 프로젝트이니까 “이렇게 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싶을 때 “그렇게 하자”는 결정을 바로 내릴 수 있어요. 그게 정말 큰 즐거움이에요. 하바구든을 만든 이유도 결국 그런 재미에서 출발했어요. 어느 순간 많은 일을 하다 보니 우리가 ‘아이디어 자판기’처럼 되어버리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생기더군요.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오래 일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고, 그 고민 끝에 ‘우리만의 프로젝트를 해보자’는 결론에 닿았어요. 그동안 쌓아온 역량을 우리 프로젝트에 쏟으면 재미있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죠.

하바구든을 준비하면서 ‘집’이라는 공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고 하셨어요. 어떤 고민이 있었나요?

저희는 늘 클라이언트의 집이나 브랜드 공간을 다루는 일을 해왔어요. 그에 어울리는 가구를 고민하고 제안하죠. 그런데 정작 우리를 위한 가구는 없더라고요. ‘나에게 집은 어떤 공간일까?’, ‘내 공간에 놓고 싶은 가구는 뭘까?’ 같은 질문을 하게 됐고, 이건 팀바이럴스 동료들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런 생각들이 한 점으로 모였고, 그때부터 추진력이 생겼어요. 결국 우리가 합의한 건 ‘편안하고 나의 필요에 맞는 가구를 만들자’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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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바구든 하우스 1층의 루미 모듈러 소파(ROOMIE MODULAR SOFA). 집에서 기다리는 퉁퉁한 룸메이트를 닮은 루미 소파는 위로 갈수록 5도 기울어진 등받이 구조가 안정감을 준다. 소파에 앉아 무언가를 보고 읽는 이들에게 특히 잘 어울린다.
정식 론칭 전 참여한 ‘2025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관람객을 대상으로 집에 대한 생각을 묻는 설문 이벤트도 진행하셨죠. 그 결과가 실제 디자인에도 반영되는지 궁금해요.

그때 저희가 던진 질문이 “집에 가면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였는데, 응답자의 99%가 쉼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어요. “소파에 눕고 싶다”,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아서 씻고 싶다” 같은 답변이었죠. 물론 ‘페어’라는 행사 특성상 지친 상태였을 수도 있지만, 그 답변들로 세상을 다시 보니 정말 다들 피곤하더라고요. 저희 생각과 다르지 않죠. 결국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명확했어요. 사람들을 편하게 해주는 것. 그래서 아이디어 회의할 때 집 안에서 일어나는 구체적인 상황을 먼저 나열하기도 해요. (웃음) ‘햇살이 가장 따뜻한 시간은 언제일까?’ 같은 질문을 던지면서요. 그렇게 논의하다 보면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하나씩 나오고 디자인으로 이어지기도 해요.

“가구는 눈으로 보는 게 아니라 몸으로 감각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텍스처와 굴곡, 그림자 같은 디테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집 안의 밀도를 채워줘요.”

구체적인 가구 디자인에서 기본적으로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이 있다면요?

하바구든의 가구는 억지로 선을 만들기보다는 기능과 구조에서 자연스럽게 파생된 형태를 따르려 해요. 예를 들어 ‘냅 소파(Nap Sofa)’에 파팅 라인이 있는 이유는 미감을 위한 게 아니라 이후 원단이나 프레임을 교체할 수 있도록 파츠화했기 때문이에요. 소파는 2~3년 쓰고 버릴 물건이 아니잖아요. 꽤 비싸기도 하고요. 이렇게 구조적으로 준비해두면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되죠. 또 ‘YN 체어’의 등판과 좌판에 같은 R값을 적용한 건, 불필요한 금형을 줄이고 재료 낭비도 막기 위해서예요. 최대한 버려지는 것이 없게끔 평면에 배열하고요. 저는 디자이너가 디자인 과정에서 그리는 ‘선’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디자이너만 아는 어떤 순간이 있어요. 그때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큰 차이를 만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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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바구든 하우스. 하바구든의 첫 쇼룸이자, 가구를 사랑하는 이들이 자유롭게 머물고 소통할 수 있는 집 같은 공간이다. 브랜드가 지향하는 삶의 태도와 감각을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사진 속 가구는 이름처럼 ‘낮잠’을 부르는 냅 소파(NAP SOFA). 집에선 대부분의 시간을 누워 보내는 문승지 디자이너가 그 시간을 위해 편안함에 초점을 맞춰 디자인했다. © TEAMVIRALS
‘YN 체어’가 하바구든의 ‘스탠다드 체어’더군요. 의자에 대한 애정을 여러 차례 언급하셨는데요. ‘YN 체어’를 브랜드의 스탠다드 체어로 정의한 배경이 궁금해요.

의자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조건들을 충실히 지켜서 만든 제품이에요. 제작 과정에서도 수많은 샘플을 만들며 테스트했고요. 블루보틀 연남점 프로젝트에서 파생된 디자인인데, 그때 매일 연남동 골목을 걸으며 구상했던 기억이 남아 ‘YN’이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단순한 11자 구조처럼 보이지만, 사실 다리 각도를 미세하게 사선으로 벌려서 힘의 방향을 분산시키도록 했어요. 1~2도의 차이인데도 내구성에 큰 영향을 미쳐요. 또 스탠다드 체어는 기본적으로 스태킹이 가능해야 해요. 보관도 편하고 유통 과정에서도 낭비를 줄일 수 있죠. 그런 요소들을 두루 담은 의자예요.

디자이너님 하면 떠오르는 키워드 중 하나는 ‘지속가능성’이에요. 앞서 말한 것들이 하바구든에 지속가능성을 녹이기 위한 시도였을까요?

사실 저는 ‘지속가능성’이라는 단어를 굳이 붙이고 싶진 않아요. 당연히 지켜야 할 가치라고 생각하고, 누군가 그렇게 받아들여주면 감사한 일이죠. 브랜드로서 정말 세상을 위하는 일이 뭘까 생각해보면, 결국 오래 쓰이는 가구를 만드는 것 같아요. 애초에 ‘왜 이걸 만들어야 하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봐요. 요즘은 새로운 것이 끊임없이 쏟아지지만, 쉽게 사라지기도 하잖아요. 저는 잠깐 눈길을 끄는 제품보다는 진짜 필요해서 구매하고, 계속 쓰게 됨으로써 애정을 갖게 되는 물건을 만들고 싶어요. 그런 애정이 오래 이어지도록 브랜드가 도와줘야 하고요. 몇 년 주기로 원단을 바꾸고, 수거한 원단으로 다른 제품을 만드는 식의 순환도 해보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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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걸린 그림은 이코베(KOVE LEE) 작가의 ‘시인의 말’. 사랑과 삶을 주제로 작업하는 작가가 삶을 이야기하는 브랜드 하바구든을 위해 새롭게 그린 작품이다. 그림에 가까이 다가가면 다양한 텍스처가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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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우드로 제작된 허밍 다이닝 테이블(HUMMING DINING TABLE)과 YN 체어. 빛을 받아 텍스처의 굴곡이 한층 선명하게 드러났다.
하바구든 하우스의 상담 방식도 인상 깊어요. ‘집에서 어떻게 지내세요?’처럼 사적인 질문을 건네는 방식이, 오히려 지금의 삶을 돌아보게 하더라고요. 가까운 사이에서도 쉽게 묻기 어려운 이야기잖아요.

“집에서는 주로 어디에서 시간을 보내세요?”, “그 공간에선 주로 어떤 활동을 하세요?”, “TV를 보세요, 아니면 음악을 들으시거나 명상을 하세요?” 같은 질문을 자주 드려요. 이런 대화는 단순히 제품 추천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고객이 스스로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죠. 단순한 구매가 아니라 그런 경험을 함께 나누고 싶어요. 시각적 인상만큼 그날 들었던 음악, 풍겼던 향기, 나눈 대화 같은 비시각적 요소들이 더 강하게 기억에 남기도 하고요. 저희는 그런 경험을 촘촘하게 설계하는 데 많은 시간을 쓰고 있어요. 또 제품 아이디어도 이런 질문에서 출발하잖아요.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는 가장 좋은 방식이 이런 질문들 속에 있다고 생각해요.

하바구든을 통해 다양한 협업을 시도하고 싶다고 하셨는데요.

저희는 가구 브랜드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집에서의 삶’을 지속적으로 이야기해야 하는 브랜드라고 생각해요. 도자기, 그림, 음악, 요리처럼 가구 외의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님들과도 협업하고 싶고요. ‘집에서 가장 설레는 순간’을 하나의 장면처럼 구현한 캠페인 역시 그런 흐름 안에서 진행하고 있어요. “하바구든은 디자이너 가구야”라는 말보다는 “왜 이렇게 편하지?”, “저자극 두유 같아” 같은 말이 어울리는 브랜드가 되고 싶어요. (웃음)

PLUS 2. 팀바이럴스가 일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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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바구든 하우스가 자리한 건물에는 팀바이럴스의 오피스도 함께 있다.
팀바이럴스를 처음엔 ‘아티스트 레이블’로 소개하셨던 걸로 기억해요. 지금은 어떻게 정의하고 계신가요?

사실 팀바이럴스는 처음부터 회사를 만들겠다고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덴마크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뒤 우연히 공간 프로젝트를 맡게 된 것이 출발점이었죠. 덴마크에 있을 때 운 좋게 어떤 촬영에 참여하면서 ‘나도 디자인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매니지먼트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고요. 그러던 중 프로젝트 제안을 받게 되면서 가구 디자이너, 인테리어 디자이너, 매니저, 이렇게 세 사람이 모이게 됐어요. 그렇게 함께 작업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팀이 되었고, 각자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구조 안에서 구심점이 생겼어요. 어느새 ‘아티스트 레이블’이라 불리며 제 이름을 걸고 작가로 활동하는 일도 많아졌고요. 그렇게 일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 세 사람이 팀바이럴스의 공동대표가 되었죠. 지금 돌아보면 정말 바이러스처럼 퍼져나간 것 같아요. (웃음)

현재 팀바이럴스의 팀 구성도 궁금해요.

크게 네 팀으로 나뉘어 있어요. 프로덕트 디자인 팀은 프로덕트 디자인과 프로덕션을 함께 담당해요. 디자인뿐 아니라 외부 업체와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며 제작 전체를 관리해요. 스페이스 팀은 팀바이럴스의 프로젝트 대부분을 이끌고 있죠.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팀은 팀바이럴스와 하바구든의 언어를 외부에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하고 콘텐츠, 캠페인, 마케팅까지 전반을 담당해요. 팀바이럴스와 하바구든 모두 하나의 브랜드라고 생각하거든요. 마지막은 브랜드 매니징 팀이에요. 쇼룸 운영, 세일즈, 클라이언트 대응, 사후관리 등 실질적인 운영 전반을 맡고 있죠. 프로젝트는 단순히 오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리뷰와 피드백 등 이후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이 팀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해요. 공동대표 3명이 각각 다른 팀을 중심으로 운영을 맡고 있고, 팀 간 협업도 굉장히 촘촘하게 짜여 있어요.

실제로 프로젝트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요?

클라이언트 프로젝트를 맡게 되면 먼저 대표들이 나서서 이야기를 들어요. 어떤 니즈가 있는지, 무엇이 필요한지를 파악하죠. 그렇게 큰 방향이 잡히면 본격적인 실무 단계로 넘어가요. 먼저 스페이스 팀이 공간에 대한 전체적인 구성을 설계하고, 프로덕트 디자인 팀은 공간에 들어갈 요소들—예를 들어 카페라면 바의 형태나 집기 디자인 같은—을 구체화해요. 공간과 오브제를 나란히 만들어가며, 각 팀이 계속 의견을 주고받아요. 그 사이에서 매니징 팀은 클라이언트와의 소통을 지속하고요. 그렇게 점점 조율해가면서 프로젝트가 구체화되는 구조예요. 이 과정에서 흥미로운 건, 공간을 전공한 사람과 디자인을 공부한 사람 사이의 시선 차이예요. 한쪽은 넓은 평면에서 출발해 점점 디테일로 들어가고, 다른 한 쪽은 아주 작은 단위에서 시작해 점점 전체로 확장해요. 그렇게 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교차점이 생기고, 그 지점에서 팀바이럴스다운 결과물이 나오는 것 같아요.

“저희는 팀바이럴스만의 색을 억지로 규정하지 않아요. 클라이언트가 잘되도록 조력하는 것이 핵심이죠. 오히려 한발 물러서서 본질적인 고민을 함께하는 태도 자체가 우리의 색이 아닐까 해요.”

초반 기획 단계에서 스토리 구상이 중요하다고 들었어요. 어떤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풀어내는지도 궁금해요.

거의 모든 프로젝트에서 초반 스터디가 필수예요. 참여하는 팀원들이 브랜드의 성격, 위치하게 될 장소, 그리고 이 프로젝트를 통해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함께 정리해요. 그다음 큰 카테고리로 나누고, 거기서부터 키워드를 최대한 많이 도출하죠. 말 그대로 펼쳐놓을 수 있을 만큼 다 펼쳐놓고 아이데이션을 시작해요. 초반에는 계속 키워드를 수집해가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키워드가 어느 정도 쌓이면 이후의 모든 작업이 그 스토리라인 안에서 흘러가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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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바이럴스가 2021년 진행한 블루보틀 제주 프로젝트. 블루보틀이 서울 이외의 지역에 오픈한 첫 매장으로, 팀바이럴스는 제주도의 상징적인 요소인 정낭과 퐁낭에서 영감을 받아 블루보틀 제주 공간 전체와 가구 디자인을 완성했다. © TEAMVIRALS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그 과정을 설명해주신다면요?

예를 들어 블루보틀 제주점을 맡았을 때, 도심의 블루보틀 매장과는 접근 방식이 완전히 달랐어요. 일반적으로는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 위치해 워크인 고객이 많은데 제주는 달랐죠. 걸어서 갈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니까요. 지나가다 들르는 게 아니라 ‘목적’을 갖고 찾아오는 장소였어요. 고객의 목적성 자체가 다르다는 점에서 리서치를 시작했어요. 처음엔 제주공항에서 블루보틀까지 오는 도로를 전부 체크했어요. 어디에 신호가 많은지, 보통 어떤 경로로 오게 되는지. 그 과정에서 발견한 건 블루보틀까지 오는 과정에 생각보다 트래픽이 없다는 거예요. 매장 입구에 트래픽이 생기면 전체 경험이 무너질 수 있겠다는 인사이트가 나왔어요. 조용한 풍경을 지나 여유롭게 도착한 고객이 입구에서부터 붐비는 상황은 피해야 했거든요. 비슷한 크기의 매장 중 동선 문제로 컴플레인이 많았던 사례를 하나 선정해 리뷰를 모두 분석했어요. 직접 방문해서 아침부터 밤까지 1시간 단위로 고객, 직원, 착석자 수를 기록해 도표로 만들었고요. 그렇게 문제 지점을 시각적으로 확인한 후에야 공간 디자인을 시작했어요.

철저한 분석 기반한 설계였네요. 리서치에 그렇게 깊이 들어가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당연히 이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블루보틀과의 첫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정말 잘하고 싶었어요. 블루보틀 제주가 위치한 송당리는 오름이 많은 지역이에요. 오름과 오름 사이에 마을이 형성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골목이 많고, 그 중심에는 팽나무가 있어요. 우리는 ‘퐁낭(팽나무의 제주 방언)’이라고 부르는데, 일종의 로터리 역할을 하죠. 골목과 골목이 만나는 지점에 퐁낭이 있고, 그 아래서 ‘괸당 문화’가 생겨났어요. 가족은 아니지만 가족 같은 사이—옆집 아저씨, 아줌마가 삼촌, 이모인 거예요. 이런 문화를 블루보틀 안에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퐁낭이 매장 중심에서 로터리 역할을 한다면 어떨까? 그렇게 스토리를 더했고, 그 중심에서부터 평면을 디자인했어요. 시각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게 아니라 직원의 동선, 고객의 시선, 자리에 머무는 방식까지 공간 전체의 흐름을 설계한 거죠. 고객이 그 공간에 가서 “왜 이렇게 편하지?”, “왜 이렇게 고요하지?”라고 느꼈다면, 그건 감성이 아니라 분석과 리서치를 바탕으로 설계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저희는 그런 흐름을 유도하는 걸 좋아하고, 그다음에야 비로소 감각이 작동한다고 믿어요.

블루보틀도 그렇고 한 번 작업한 클라이언트와 다시 프로젝트를 이어가는 경우도 많아요. 매니지먼트 시스템이나 프로젝트 이후의 커뮤니케이션 덕분일까요?

물론 매니징 팀의 역량도 있지만, 팀바이럴스는 모든 팀원이 기본적으로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있어요. 커뮤니케이션은 정말 중요하다고, 그리고 디자인은 시작과 끝을 딱 자를 수 있는 게 아니라 그 이후까지 포함된다는 걸요. 저희는 클라이언트와의 관계를 ‘갑과 을’로 보기보다 ‘파트너십’으로 생각해요. 결국 함께 일하는 과정이 서로에게 즐거웠기 때문에 관계가 계속 이어지는 게 아닐까 싶어요.

얼마 전 올라온 채용 공고를 봤어요. 팀바이럴스가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요?

욕심 있는 사람이요. 자기가 뭘 하고 싶은지 명확한 사람을 저희는 많이 채용하는 것 같아요. 또 하나 중요한 건, 협업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에요. 혼자만의 영역에 머무르기보다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주고받으며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사람. 유쾌하면 더 좋고요. (웃음)

PLUS 3. 디자이너 문승지의 협업, 함께 완성하는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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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바이럴스가 삼성전자 비스포크와 함께한 밀라노 디자인 위크 장외 전시인 ‘푸오리살로네(FuoriSalone) 2023′ 현장. © TEAMVIR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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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바이럴스는 삼성전자와 함께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 참여했다. ‘유로쿠치나(EuroCucina) 2024’에서는 비스포크 AI로 구현한 새로운 주방 경험 〈Symphonic Kitchen〉을 선보였다. © TEAMVIRALS
코스(COS)와의 협업으로 문승지라는 이름이 알려졌고, 이후 삼성전자, 까르띠에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해 오셨어요. 디자이너 문승지에게 협업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협업의 의미요? 전 그게 디자인 그 자체라고 생각해요. 예전에 팀원들과 진지하게 이런 얘기를 한 적 있어요. “디자인은 과연 혼자 할 수 있는 걸까?” 하고요. 디자인이라는 전체 영역 안에서 혼자서 완성할 수 있는 게 있을까 생각해보면 결국 협업은 그 영역을 지탱하는 가장 기본적인 구조 같아요. 의자에 비유하자면 각도나 구조 같은 거죠. 저에게 그런 존재이고, 팀바이럴스의 근간이기도 하고요.

지금까지의 협업 중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거나 의미 있었던 프로젝트가 있다면요? 물론, 코스 협업을 제외하고요. (웃음)

삼성전자와의 협업도 정말 의미 있었고요. 그런데 하나만 딱 꼽기는 어려워요. 매 순간이 그 시점에서는 가장 소중했거든요. 그때의 경험이 쌓여 지금의 저를 만든 것 같아요.

저는 지난해 DDP에서 열린 전시 〈미나 페르호넨 디자인 여정: 기억의 순환〉이 특히 인상 깊었어요. 디자이너님은 어떻게 참여하게 되셨고, 이 전시가 어떤 경험으로 남았는지도 궁금해요.

미나 페르호넨의 미나가와 아키라 선생님이 직접 참여한 전시였고, 전체 기획은 이음해시태그에서 맡았어요. 여러 한국 디자이너 리스트 중에서 감사하게도 저를 찾아주셨고, 선생님께서 직접 저희 오피스에도 방문해주셨어요. 그때 “생각보다 현실적인 디자이너네요”라는 말을 해주셨는데, 그 말이 되게 인상 깊었어요. 이름을 걸고 활동하지만 동시에 사업적인 부분도 고려한다는 의미였겠죠. 미나 페르호넨의 시스템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기뻤어요. 이후 도쿄 작업실에도 초청받아 함께 회의를 했는데, 정말 똑같았어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있고 그걸 현실화하는 팀들이 존재하는 구조요. 결국 중요한 건 디렉터의 순수한 아이디어를 어떻게 잘 상업화하느냐, 그 시스템이라는 걸 배웠어요. 그 프로젝트 이후 하바구든의 방향이나 제가 어떤 디자이너로 오래가고 싶은지에 대한 생각도 더 선명해졌어요. 저에게는 정말 큰 경험이었죠.

당시 선보인 ‘버드 앤 네스트(Bird and Nest)’에 대해서 소개해주세요.

그때도 프로젝트를 정말 잘하고 싶어서 완전히 다른 콘셉트 두 가지를 준비해서 도쿄로 갔어요. 그중 하나가 예전에 만든 제로 웨이스트 가구 ‘포 브라더스(Four Brothers)’의 제작 방식을 바탕으로, 미나 페르호넨의 이야기를 입힌 작업이었어요. 한 장의 합판에서 라운지 체어 하나와 새 모빌 여러 개가 동시에 나오는 구조였고, 그 기획을 선생님이 정말 좋아해 주셨어요. 바로 그 방향으로 정해졌죠. 그리고 그 이후가 재미있었는데요. 이 디자인은 단순히 스케치로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종이를 자르고 붙여가며 형태를 직접 확인해야 하는 작업이었거든요. 제가 스케치하며 설명을 드리던 중에 선생님이 가위를 가져다 달라고 하시더니, 저랑 몇 시간 동안 자리에서 가위질만 하셨어요. (웃음) 그 자리에서 완성된 형태가 나왔어요. 저 혼자 만든 게 아니라 정말로 함께 만든 작업이죠. 그동안 ‘손맛’을 느낄 일이 거의 없었는데, 말도 안 되는 꿈같은 공간에서 가위질을 하며 ‘내가 원하던 게 이런 거였지’라는 이상한 희열을 느꼈어요. 그 이후로 미나가와 아키라 선생님을 더 깊이 좋아하게 됐어요.

전시 이후에도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고 들었어요.

정말 감사했던 일이 있어요. 프로젝트가 끝나고 식사 자리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좋아하는 디자이너들에 대해 말씀드린 적이 있었는데요. 그냥 흘려들으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몇 달 뒤에 도쿄에 올 수 있냐고 연락이 왔고, 갔더니 제가 말한 분들이 그 자리에 계셨어요. ‘내가 어떻게 이런 경험을 하지?’ 싶었어요. 일부러 친해지려고 한 것도 아니고, 그냥 프로젝트를 하면서 맺어진 인연이 이렇게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거든요. 언어가 완벽하게 통하지 않아도 그 안에서 마음이 오가는 걸 느꼈고, 결국 그런 연결은 디자인이라는 언어가 가능하게 해준 거였어요. 제게 오래 기억에 남을 경험이에요.

저 역시 일로 맺어지는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하는데요. 오늘 나눈 대부분의 이야기 역시 협업과 관계,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것이었네요.

지금 저희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팀 팀장님도 과거 20대 초반의 저를 인터뷰해주셨던 기자님이에요. (웃음) 제 인생에서 거의 첫 인터뷰였던 것 같은데, 그 이후로 계속 제 활동을 지켜봐 주셨고 어느 순간 함께 일하게 됐어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은 생각보다 쉬워요. 진짜 어려운 건, 한 번 맺은 인연을 오래 이어가는 거죠. 감사하게도 제 주변에는 그런 인연이 많아요. 돌이켜보면 그게 제가 지금까지 계속 일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었던 것 같아요.

PLUS 4. 디자인 이후의 질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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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승지 디자이너
스무 살에는 하루라도 빨리 제주를 벗어나고 싶다고 하셨는데, 지금은 ‘제주 출신 디자이너’라는 정체성이 자연스럽게 따라붙어요. 제주에서 나고 자란 경험이 디자이너로서의 작업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나요?

어릴 땐 도시에 대한 동경보다는, 오히려 바다에 갇혀 있다는 답답함이 컸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저는 자연을 20년 정도 더 경험한 셈이더라고요. 바닷가 마을에서 자라다 보니 길을 걸을 때마다 바다가 보였고, 아침부터 밤까지 바뀌는 하늘의 색도 늘 함께했죠. 파도 소리, 바람 소리, 나뭇잎 소리 같은 다양한 소리를 들었고, 온도나 습도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감각들도 자연스럽게 익혔던 것 같아요. 얼마 전 러닝을 하다가 이어폰을 뺐는데, 한동안 잊고 있던 소리가 갑자기 들리기 시작했어요. 그런 순간이 오면 ‘아, 내가 예전에 겪은 것들이 내 안에 여전히 남아 있구나’ 하고 실감하게 돼요. 무의식적으로 훈련된 감각들이 분명히 있고, 과학적으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자연에서 받은 자극들이 제 감각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 같아요.

요즘은 많은 브랜드가 스토리텔링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죠. 디자이너님은 이미 10년 전부터 ‘스토리즘’이라는 단어를 써오셨는데, 당시 이야기가 중요했던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그때 당시의 저에게 이야기는 유일한 무기였어요. 디자이너로서 가진 게 거의 없었기 때문에, 디자인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이야기를 활용할 수밖에 없었죠.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는 것이 중요했고, 그러기 위해 더 좋은 디자인을 해야 한다고 믿었어요. 그 두 가지가 맞물려 있었던 것 같아요. 운도 좋았던 것 같아요. 제가 디자인을 공부하던 시기가 스토리텔링 기반 디자인이 자연스럽게 부상하던 때였거든요. 개념적인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고, 마침 아이폰이 막 등장했을 무렵이었어요. 디터 람스의 전시가 있었고, 후카사와 나오토와 재스퍼 모리슨의 〈슈퍼노멀〉이 주목받던 시기였죠. 하라 켄야의 무인양품 작업들도 그 무렵 함께 봤고요. 그런 흐름을 겪으며 장식적인 것보다는 본질에 집중하게 됐고, 본질적인 것을 고민하려면 ‘왜?’라는 질문을 던져야 하잖아요. 질문하는 순간 이야기가 시작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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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바구든 하우스
현재 디자이너로서 가장 집중하고 있는 주제나 키워드, 질문은 무엇인지 궁금해요.

요즘은 ‘삶’이라는 단어를 자주 떠올려요. 그중에서도 특히 ‘하루’라는 단위에 관심이 많아졌어요.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 그 하루를 담는 공간은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런 질문들을 계속하게 되더라고요. 지금 제 관심은 자연스럽게 브랜드에 집중되고 있고, 그래서 더더욱 ‘집에서의 삶’이라는 주제에 머무르게 되는 것 같아요. 집이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나의 삶을 지탱하는 정서적 기반이라면, 그건 제주일 수도 있고, 여행이나 친구일 수도 있겠죠. 이런 질문을 어디까지 밀어붙일 수 있을지, 요즘엔 그 가능성을 자주 상상하게 돼요.

2018년 ‘오! 크리에이터’ 인터뷰에서는 “팀바이럴스만의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어요. 그 목표를 이룬 지금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이제는 그 브랜드를 무탈하게 오래 이어가는 게 목표예요. 팀바이럴스도, 하바구든도, 그리고 저 자신도 더 견고하게 쌓아가고 싶어요. 언젠가는 글로벌 무대에서 좋아하는 브랜드나 디자이너들과 자연스럽게 협업할 수 있는 위치에 닿고 싶기도 하고요. 저는 디자인이 좋아서 이 일을 시작했어요.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고요. 하지만 그 과정을 하나하나 쌓아가는 지금이 정말 재미있어요. 오래, 그리고 진심으로 이 일을 계속하며 살고 싶어요.

PLUS LIST

문승지 디자이너에게 영감을 주는 인물 3

  • 미나가와 아키라
  • 아내
  • 팀바이럴스

“DDP 전시로 만난 미나 페르호넨의 미나가와 아키라 선생님은 제 세상을 넓혀준 분이에요. 디자인뿐 아니라 ‘어른이란 무엇일까’, ‘후배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같은 질문을 던지게 해주셨죠. 언어가 잘 통하지 않아도 디자인이라는 언어로 마음이 오갔던 경험, 진정한 교류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요. 그분을 보며 ‘나도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새로운 꿈이 생겼어요. 그리고 저는 주변 사람들에게서 많은 영감을 받는 편이에요. 플라워 스튜디오 꼬네띠(KKONETTI)를 운영하는 아내는 손으로 하는 작업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정말 순수한 사람이에요. 저와 성향은 정반대지만, 무언가를 만든다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받고 있어요. 정석병·정창기 팀바이럴스 공동대표님도 마찬가지죠. 정석병 대표님의 이성적인 면, 정창기 대표님의 철저하고 계획적인 삶의 방식은 저와 너무 다르지만, 그 다름 자체가 큰 영감이 되고요. 마지막으로 팀원들. 함께 지내다 보면 ‘사람은 정말 다 다르다’는 것을 실감하는데요. 저는 그걸 이해하는 것부터가 디자인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점을 가까운 관계 속에서 자주 느끼고 있어요.”

TIPPING POINT

디자이너의 일은 어디까지일까? 문승지 디자이너에게 그 경계는 제품이 완성되는 순간이 아니라 그것이 세상에서 살아 숨쉬는 이후의 시간까지 확장된다. 어쩌면 끝이 보이지 않는 수평선처럼 더 멀리 이어지는 일일지도 모른다. “마케팅이나 CS는 물론이고,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만들어 나가고 50년 이상 버틸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는 것 역시 디자인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그는 오래 쓰이고 오래 남을 수 있도록 본질에 다가가는 질문에서 구조를 설계하고, 클라이언트 및 고객과의 상호작용을 하며 이를 점검해나간다. 그렇게 축적된 피드백은 다시 디자인으로 이어진다. 디자인은 완결된 결과물이 아니라 관계와 대화를 통해 유기적으로 순환하는 시스템인 것이다. 단절되지 않은 그 흐름 속에서 문승지 디자이너와 팀바이럴스의 프로젝트는 일상으로 자리 잡고, 그것은 다시 다음 질문과 협업으로 이어지게 하는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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