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함께 생활하고 공부하는 해외 학교 건축 3

인도네시아 발리, 프랑스 코르시카섬, 인도 타밀나두. 학생들이 자연 가까이에서 지내며 지속가능한 삶을 지향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학교 건물들을 소개한다.

자연과 함께 생활하고 공부하는 해외 학교 건축 3

그린 스쿨 리빙 브릿지

학생들이 직접 설계에 참여해 만든 자연 친화 학습 공간

인도네시아 발리에 있는 국제학교인 그린 스쿨에는 학생들이 직접 설계에 참여한 야외 공간이 있다. 특별 강의나 교내 행사에 사용하는 다목적 공간 리빙 브릿지(Living Bridge) 공동 학습센터는 학생들과 디자이너, 지역사회의 전문가들이 2년 동안 공동으로 창작하여 만든 결과물이다. 정글 안에 자리 잡은 학교의 위치 특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학생들이 자연과 최대한 가까이에서 생활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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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Mizzi Studios

실내와 실외가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는 이 건물의 주재료는 현지에서 조달한 대나무다. 대나무에 열을 가해 굽히는 가공 기술을 이용해 높이 솟게 만든 지붕은 내부에 열이 갇히지 않도록 공기가 빠져나갈 공간을 마련하는 동시에 시각적인 개방감도 선사한다. 건물은 대나무 외에도 균사체 음향 패널, 재활용 벽돌 등 지속가능한 자재를 사용했다.

그린 스쿨의 학부모이자 리빙 브릿지를 설계한 건축 디자이너이기도 한 조너선 미치는 15세에서 18세의 학생들이 설계부터 시공까지 모든 단계에 참여하며 재료와 건축에 관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고 소개한다. 또 학생들이 디자인 과정을 경험함으로써 환경에 대해 배우고 창의력을 키울 수 있었으며, 이를 통해 자신이 살고 싶은 공간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졌다고도 설명한다.

에드몬드 시메오니 학교 및 문화 센터

산속 풍경의 일부가 된 학교와 유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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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Guillaume Porche/Amelia Tavella Architectes

프랑스의 코르시카섬은 깎아지른 산악 지형과 반짝이는 해변이 있어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이곳 루미오 마을에 있는 학교이자 커뮤니티 공간인 에드몬드 시메오니 학교 및 문화 센터(Edmond Simeoni School and Cultural Space)는 이런 아름다운 자연 환경과 마을 풍경에 건물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현지에서 나는 화강암 벽돌을 활용해 건축했다. 건축가 아멜리아 타벨라는 마을의 풍경, 바다의 전망, 땅의 곡선을 모두 반영하는 건물을 만들고 싶었다고 소개한다.

초등학교와 유치원, 또 커뮤니티 공간이 나눠 사용하는 세 동 짜리 건물은 경사진 지형을 따라 계단식으로 배치되었다. 각 건물 동의 옥상에는 아래로 넓게 펼쳐진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는 야외 놀이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어린이들과 문화 센터를 찾은 주민들이 주변 풍광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더욱 늘려준다. 도로 반대편 계단 공간의 벽면은 전면 유리로 만들어, 마찬가지로 오가는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산의 풍경을 접할 수 있게 했다.

시브 나다르 초등학교 첸나이 캠퍼스

나무들도, 동물들도 떠나지 않은 숲속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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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Sangath

인도 동남부에 있는 시브 나다르 초등학교(Shiv Nadar School) 첸나이 캠퍼스는 처음 지을 때부터 부지에 있는 1,400그루의 오래된 나무들을 최대한 보존하는 것을 우선 과제로 삼았다. 건물을 짓기 위해 나무들을 옮겨 심는 대신, 기존의 식생에 따라 건물의 구조와 형태를 결정하는 건축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학교는 마을처럼 옹기종기 모인 여러 채의 작은 조립식 건물들 위로 비정형적인 지붕을 얹는 구조를 택했다. 바나나잎을 닮은 여러 겹의 지붕 구조는 더운 기후에서 그늘을 만들고 환기를 용이하게 만들어준다. 바나나잎에 음식을 담아 먹는 타밀나두 현지 전통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다.

생태적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설계 과정에는 건축 디자이너들 외에도 환경운동가, 조경 전문가, 원예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현지 식생 관련 전문가들은 각 나무의 수종, 나이, 새와 곤충 등 생태적 중요성을 고려하여 보존할 대상과 방식을 정했다. 또 근방에 서식하는 동물들에 관해서도 조사하고 기록하여 이들이 이동할 수 있는 경로를 고려해 각 교실 건물의 위치와 간격을 정했다. 지붕에는 태양열 패널을 설치해 평소 사용하는 전력의 25%가량을 소화하도록 했으며, 빗물 및 폐수 재활용을 위한 설비도 갖춰두었다. 목재는 폐선박에서 수거해 온 것들을 사용했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건물 대부분을 조립식으로 제작해 옮겨오는 방식을 썼다.

학교는 이처럼 자연친화적인 환경에서 어린이들이 호기심과 감각적 경험을 충족하고, 독립적으로 사고하는 법과 배려를 배우며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 지속가능한 삶을 지향하도록 교육할 수 있다고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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