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룸은 ‘누군가’에게 ‘무엇’을 보여준다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브랜드 제품일 수도 있지만 브랜드 자체일 수도 있다. 인테리어 마감재 전문 브랜드 한솔홈데코의 첫 번째 쇼룸은 “누구에게 브랜드를 보여줄 것인가”라는 질문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만들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공간 분야에 종사하며 창의적 시도를 아끼지 않는 디자이너들’이었다. 이들에게 한솔홈데코의 이미지를 ‘크리에이티브’, ‘디자인’, ‘문화’라는 키워드로 전달하는 것이 공간의 핵심 역할이다.

이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쇼룸은 디자이너들에게 익숙한 ‘미술관’과 ‘박물관’의 구조를 참조해서 만들었다. 입구를 중심으로 ‘상설공간’과 ‘기획공간’으로 공간이 나뉜다. 각 영역은 독립된 기능을 가지면서 서로 충돌하지 않는다. 전체 동선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브랜드 서사를 완성시켜준다.

쇼룸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각인시킬 수 있는 디자인 언어를 담는 데 집중했다. 브랜드의 주요 소재인 MDF의 구조적 특징과 판재의 조형미를 공간 전반에 드러내며 다양한 공간에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이 공간은 ‘덜어냄’을 통해 메시지의 밀도를 높이고자 했다. 다양한 콘텐츠를 나열하기보다 단순한 구성을 통해 브랜드 자체의 메시지를 명확히 담아냈다. 과감한 절제가 분명한 메시지가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