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알못’ 어서와! 이런 패션 용어는 처음이지?

요즘 트렌드를 담는 단어 10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트렌드가 등장하는 요즘. 최신 트렌드에 민감한 패션 업계에서는 낯선 용어들도 빠르게 등장하고 있다. 알아두면 센스있어 보일 최신 패션 용어들을 지금 바로 알아본다.

‘패알못’ 어서와! 이런 패션 용어는 처음이지?

자고 일어나면 쏟아지는 새로운 트렌드와 낯선 패션 용어들. 신조어와 줄임말은 패션 에디터가 들어도 어리둥절하긴 매한가지다. 그래서 준비했다. 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최신 키워드부터 지금 힙한 유행까지, 패션을 알지 못해도 이정도는 알아두면 센스있어 보일 요즘 단어들을 선별했다. 쉽고 간략한 뜻풀이도 더했다.

잘파세대

이제는 MZ 세대도 늙었다? 다음 주인공은 잘파세대다. 잘파(Zalpha)는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Z 세대와 2010년 이후에 태어난 알파(Alpha) 세대의 합성어로, 흔히 1020세대를 지칭한다.

쉽게 설명해서 요즘 대세인 세대다. 그렇다고 어려서 주목받는 건 아니다. 우리나라 인구 4분의 1에 해당되는 잘파세대는 일찌감치 미래 핵심 세대로 손꼽혀왔다.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 최신 트렌드를 빠르게 흡수하고 퍼트리는 특별한 재능을 지닌 데다 연령대에 비해 높은 소비력을 갖췄다. 캐릭터에 열광하고 쇼핑도 하나의 놀이처럼 즐기는 천진난만함이 있는 반면 취향과 가치관, 희소성을 소비하는 확고함도 지녔다. 인공지능, 메타버스 등 신기술을 거부감 없이 척척 흡수하는 유연함도 놀랍다. 참 다재다능하고 미래지향적인 세대다. 앞으로 패션계는 물론 문화계, 금융계 등 주요 분야에서 트렌드 리더로 활약할 이름, 바로 잘파세대다.

긱 시크

요즘 안경 쓴 연예인들이 왜 이렇게 많을까 궁금했다면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이다. 이름하여 긱 시크 스타일. 괴짜라는 뜻의 긱(Geek)과 세련됨을 뜻하는 시크(Chic)가 만나 올해의 메가 트렌드가 되었다. 지적이고 세련된 분위기이지만 괴짜 같은 엉뚱한 한 끗을 더하는 게 긱 시크의 핵심. 주로 명문 사립학교의 교복을 본뜬 프레피 룩에 안경으로 범상치 않은 모범생 느낌을 낸다. 어렵게 느껴진다면 안경 하나만 써도 충분하다.

꾸꾸꾸부터 할꾸까지

꾸안꾸만 안다? 자, 총정리 들어갑니다. 꾸안꾸는 ‘꾸민 듯 안 꾸민 듯’의 줄임말. 꾸꾸꾸는 ‘꾸미고 꾸미고 꾸민’의 줄임말로, 꾸안꾸와는 반대 개념이다. 즉 과하게 꾸민 패션을 표현할 때 ‘꾸꾸꾸’라고 한다. ‘꾸미다’를 뜻하는 ‘꾸’는 요즘 신조어에 정말 많이 쓰인다.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신꾸(신발 꾸미기), 백꾸(가방 꾸미기), 별다꾸(별걸 다 꾸민다), 최근 영화 <파묘> 무대인사에서 배우 최민식이 탄생시킨 신조어 할꾸(할아버지 꾸미기)까지! 다 같은 ‘꾸’다.

00코어

놈코어, 바비코어, 걸코어, 그랜파코어 등등. 늘어나는 코어만큼 피로도도 쌓이는 기분이다. 딱 한번만 알아두면 다음부터는 어떤 새로운 코어가 등판해도 지금보다는 쉽고 친숙하게 느껴질 터. 그나저나 코어는 대체 무슨 뜻일까? 왜 코어를 갖다 붙일까? 코어 근육의 그 코어를 말하는 걸까?

출발은 놈코어였다. 놈코어(Normcore)는 평범함을 뜻하는 노멀(Nomal)과 핵심을 뜻하는 하드코어(Hardcore)를 합친 말로, 평범한 멋이 핵심이 되는 패션을 말한다. 뒤를 이어 바비코어(바비인형 패션), 발레코어(발레복 패션), 고프코어(아웃도어 패션) 룩이 연이어 히트를 치면서 이른바 ‘코어’ 트렌드가 본격화되었다. 여기서 말하는 코어는 바로 놈코어를 줄인 말이다. 발레코어(Balletcore)로 예를 들자면 발레(Ballet)와 놈코어(Normcore)의 합성어로, 일상에서도 즐길 수 있는 세련된 발레 패션을 의미한다. 즉 발레복과 발레코어 룩은 엄연히 한 끗이 다르다. 주로 취미에 관련된 복장이 하나의 스타일로 명명될 때 이름 뒤에 코어가 붙는 경향이 있다.

오피스 사이렌

사무실에 사이렌이 울린다? 땡! 오답입니다. 사무실의 오피스(Office)와 아름답지만 위험한 여자를 의미하는 사이렌(Siren)의 합성어인 오피스 사이렌은 관능미가 숨어있는 오피스 룩을 말한다. 벨라 하디드가 셔츠를 너무 섹시하게 소화하는 바람에 촉발된 트렌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피스 사이렌의 핵심은 보수적인 관능미에 있다. 슈트 안에 단추를 풀어놓은 슬림한 셔츠와 블라우스, 트임이 난 좁다란 펜슬 스커트, 살갗이 비치는 스타킹, 발꿈치를 드러낸 슬링백 슈즈! 아이러니하게도 진짜 사무실에서는 입지 못할 오피스 룩이다.

GRWM

SNS 해시태그로 떡상한 OOTD만 알고 있다면, GRWM도 알아두자. 한때 유튜브 콘텐츠에서 유행했던 용어인데, 최근 숏폼에서 해시태그로 자주 쓰이면서 새삼 주목받고 있다. GRWM은 Get Ready With Me의 약자로, ‘나와 함께 준비해요’를 의미한다. 과거에는 주로 외출 전 화장법을 보여주는 뷰티 영상에 태그되었다면, 요즘에는 옷 입는 준비 과정을 담은 GRWM 숏폼이 인기다. 스포티파이에는 오늘의 패션, 즉 OOTD를 찍어 올리면 그에 어울리는 음악을 재생해주는 GRWM(Get Ready With Music)기능도 있다.

얼죽크

얼죽코(얼어 죽어도 코트),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이어 얼죽크가 대세다. 얼죽크는 ‘얼어 죽어도 크롭’의 줄임말로 티셔츠, 재킷, 패딩 등 짤막한 기장의 상의가 아니면 촌스럽다 여기는 힙스터들이 즐기는 패션이다. 젊고 발랄한 매력에 다리가 길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얼죽크 할 수 있어 그저 부러울 뿐. 그나저나 엄마가 배는 늘 따뜻해야 된다고 했는데 그게 좀 걱정이다.

추구미

최근 힙한 신조어다. 추구미는 ‘추구하다’와 아름다움을 뜻하는 한자 ‘미(美)’의 합성어로, ‘내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을 의미한다. 패션에서는 나만의 스타일, 따라하고 싶은 셀럽 룩 등 추구미로 취향을 드러낸다. 비슷한 단어로는 최애, 원픽, 이상형 등이 있다.

디토 소비

소비의 방식은 시대와 함께 변화한다. 요즘 시대의 소비 패턴을 함축적으로 담는 단어가 바로 디토(Ditto)이다. 뉴진스의 노래 제목이기도 한 디토는 라틴어로 ‘나도’ ‘마찬가지’ ‘이하동문’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쉽게 설명하면 디토 소비란 1분 1초가 바쁜 현대사회에서 내가 추종하는 취향이나 가치관을 지닌 누군가가 이미 선택한 상품 혹은 서비스를 따라서 구매하는 것을 말한다. 패션 아이템 역시 믿고 선택한 디토 소비를 통해 시성비(시간 대비 성과의 비율)를 높이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몹 와이프

한발 앞선 트렌드를 접수하고 싶다면 알아 두어야 할 패션 용어, 몹 와이프(Mob Wife). 올초 틱톡 쿠튀르(틱톡에서 시작된 패션 트렌드)로 반짝 등장한 후 날이 따뜻해지면서 주춤하고 있지만 에디터의 감식안으로 볼 때, 이 트렌드는 예사롭지 않다. 몹은 마피아를 의미하는 속어다. 몹 와이프는 마피아 와이프, 영화 제목을 빌리자면 ‘조폭 마누라’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그런 센 언니들이 입을 듯한 패션이 이름하여 몹 와이프 룩이다. 호피무늬 드레스, 땅에 끌릴 듯한 모피 코트, 가죽 재킷, 검정 선글라스, 볼드한 주얼리 등 포스 넘치는 여사님 패션을 닮았다. 풍성하게 부풀리거나 반대로 딱 붙여 넘긴 헤어 스타일, 립 라인을 그린 도톰한 입술과 스모키 아이 메이크업 등 새로운 뷰티 트렌드도 이끈다. 가을이 오면 몹 와이프 룩을 따라하는 메이크업 숏폼이 넘쳐나고 겨울이 오면 화려한 파티 룩을 대표하는 트렌드로 부상할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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