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I 디자인의 현재 트렌드는?

디자인의 미니멀리즘에 대하여

인터넷과 수많은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우리가 하루 동안 가장 자주 마주하는 디자인은 아마도 기기 속 화면일 것이다. 필요한 정보를 얻고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좋든 싫든 간에 매일같이 접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UI 디자인과 그 트렌드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UI 디자인의 현재 트렌드는?

우리의 일상과 함께 하는 UI 디자

최근의 UI 트렌드를 둘러보면, AI를 비롯한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개인화된 디자인이 중심이 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획일적인 화면 구성에서 벗어나 사용자 각자의 성향과 행동에 맞춰 ‘진화하는’ 디자인이 주요 트렌드인 것이다. 여기에 부드러운 곡선, 모션, 입체감 같은 시각 요소가 더해져 사용자 경험을 감성적으로 자극하는 동시에 몰입감과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유리의 질감과 투명도를 활용한 ‘글래스모피즘(Glassmorphism)’이나 구조적이면서도 단순함에 집중하는 ‘네오 브루탈리즘(Neo-Brutalism)’과 ‘플랫 디자인(Flat Design)’ 등이 이런 흐름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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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애플 홈페이지

기술이 발전하고 이를 반영하는 플랫폼의 수가 다양해지고 있지만 기기와 인간을 연결하는 인터페이스는 여전히 감성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런 흐름을 반영한 사례가 바로 애플의 ‘리퀴드 글래스 Liquid Glass’라고 할 수 있다. 지난 6월 9일에 진행된 WWDC 25에서 첫 선을 보인 이 UI 디자인은 이름 그대로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반사하고 굴절시키며, 콘텐츠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화해 몰입감을 높인다. iOS 26을 통해 애플 플랫폼 전반에 적용될 이 디자인은 기기 간의 통일성과 조화를 추구하면서도 전체 UI에 생동감을 부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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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애플 홈페이지

비전 OS에서 선보였던 깊이감과 차원적 요소에서 영감을 받은 리퀴드 글래스는 애플의 그래픽 기술과 하드웨어 역량이 절묘하게 결합된 결과물이다. 주변 콘텐츠에 반응해 색상이 변하는 동시에 실시간 렌더링을 통해 반사와 하이라이트가 동적으로 움직이며 사용자에게 완전히 새로운 UI 경험을 선사한다. AR 환경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리퀴드 글래스가 주는 시각적 깊이와 입체감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글래스모피즘의 진화된 버전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보다 깔끔하면서도 시선을 집중시키는 화면 구성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애플의 리퀴드 글래스는 어쩌면 예견된 진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신선함을 선사하는 리퀴드 글래스에도 단점은 존재한다. 화면 전체에 끊임없이 동적으로 반응하는 시각 효과는 콘텐츠보다는 디자인 요소에 시선을 빼앗기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반투명한 배경 때문에 가시성이 떨어지는 것도 고려해야 할 문제다. 이러한 특성은 시니어 사용자나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못한 이들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세계와 물리적 세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시기에 ‘유리’를 모티브로 UI 세계를 구축해 나가는 모습은 사용자와 디자이너 모두에게 있어 획기적인 경험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이 디자인이 전 기기에 걸쳐 적용된다는 점에서 애플이 플랫폼 간 통일성과 새로운 사용자 경험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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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구글 머티리얼 디자인 홈페이지

구글은 애플과 다른 방향으로 UI의 트렌드를 제시하며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올해 구글 I/O에서 새롭게 공개된 ‘머티리얼3 익스프레시브 M3 Expressive’는 보다 다양한 플랫폼에서 감성적이고 감각적인 UI 경험을 누리도록 설계된 가이드다. 흥미로운 점은 이 새로운 버전이 무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진행된 46건의 연구와 18,000명이 넘는 글로벌 사용자 조사를 기반으로 개발되었다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구글은 사람들이 자신의 기기를 그저 도구가 아닌, ‘자신의 연장선’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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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구글 머티리얼 디자인 홈페이지

이런 분석 결과에 따라 M3 익스프레시브는 사용자의 시선을 유도하며 감정적인 반응을 유발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개선되었다. 이를 활용하면 색채, 크기, 형태, 모션 등 시각 언어 전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시각적 몰입감과 상호작용을 강화하고, 궁극적으로는 사용자와의 감정적 유대감까지 형성할 수 있는 디자인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단순히 스타일 업그레이드나 기능의 성능을 강조하는 UI 경험에서 벗어나, 디자인을 통해 정서적인 경험의 확장을 추구하려는 구글의 방향성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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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구글 머티리얼 디자인 홈페이지

이런 노력의 결과는 사용자 경험 조사에서도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비교 테스트 결과, 참가자들은 기존 UI 디자인보다 M3 익스프레시브 디자인에서 주요 UI 요소를 최대 4배나 더 빨리 인식했다. 45세 이상의 사용자들 또한 젊은 세대와 거의 동일한 반응 속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시각적 표현 중심의 UI가 감성적 만족은 물론, 디지털 접근성 측면에서도 실질적인 개선을 이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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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구글 머티리얼 디자인 홈페이지

다만, 구글은 표현 중심 디자인이 모든 상황에서 항상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하고 있다. 재생목록에서 이미지 중심으로 자유롭게 배열한 경우 시각적으로 흥미롭다는 평가를 얻었지만, 사용성 측면에서는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기본적인 상호 작용 패러다임을 준수해야 표현 중심의 디자인 또한 긍정적인 사용성을 얻을 수 있다는 결과를 공유하며 디자이너들과 개발자들이 준수해야 할 선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처럼 구글의 새로운 디자인 시스템은 표현의 자유와 사용성 사이의 균형을 고려한 결과물이기에, 앞으로 구글 UI 디자인은 이전보다 훨씬 풍부하고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UI 디자인의 변화와 트렌드, 로고 디자인에서 느끼다

UI 디자인 못지않게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분야가 하나 더 있다. 바로 기업들의 ‘로고 디자인’이다. 로고는 단순한 상징을 넘어 기업의 철학과 정체성을 대변하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 개의 제품과 콘텐츠가 쏟아지는 오늘날에 누구나 한눈에 인식할 수 있는 로고는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고도 할 수 있다. 

당연하게도, 이 로고는 우리가 보는 화면 속 어딘가에서 자리 잡으며 꾸준하게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브랜드와 사용자를 이어주는 가장 작으면서도 강력한 ‘인터페이스’라고도 할 수 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누구에게나 읽히고, 누구에게나 기억될 수 있는 로고를 만들기 위해서 그 어느 때보다 포용성과 가시성이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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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BMW 홈페이지

어디에서나 인식할 수 있는 동시에 다양한 플랫폼에 적용되기 위해 로고 디자인이 간결해지고 명확한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는 중이다. 복잡한 그래픽 요소보다는 단순하고 간결한 형태, 단색 계열, 타이포 중심의 디자인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 기반한다. 또한 인쇄, 모바일, 디지털 플랫폼 전반의 상황에 맞춰 형태를 바꾸거나 축소 및 확장이 가능한 반응형 로고 또한 인기를 얻고 있다.

BMW 로고는 변화의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2020년에 23년 만에 새롭게 공개된 로고는 기존보다 훨씬 간결하고 평면적인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전 로고가 그라데이션을 활용해 입체감을 강조했다면, 새 로고는 단색 기반으로 바깥 테두리를 투명하게 처리해 현대적이면서도 개방적인 인상을 준다. 검은 테두리를 제외하면 전체적인 구성은 기존과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초기에는 다소 단순해진 디자인에 대해 후퇴한 것 아니냐는 반발도 있었지만, 이는 디지털 환경과 미래 모빌리티에 적합한 방향으로의 진화였다. BMW는 새로운 로고를 통해 고객과의 관계를 더욱 중요시하는 ‘관계형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밝혔다. 이후 2024년에 온라인용 로고에 검은 테두리가 추가되는 미세한 조정이 있었지만, 2020년 버전의 방향성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에서 브랜드의 얼굴로서 안정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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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스타벅스 아카이브

글로벌 커피 프랜차이즈 기업인 스타벅스도 브랜드의 방향성과 시대감각을 반영하며 변화해왔다. 1971년 첫 등장부터 현재까지, 로고에서 항상 자리를 지켜오던 인어 ‘사이렌 Siren’은 커피 무역의 역사성과 장인의 커피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상징하는 역할을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사이렌의 모습은 점차 확대되고 단순화되었으며, 2011년 창립 40주년을 맞아 공개된 로고에서는 브랜드명을 아예 제거하는 과감한 변화를 택했다. 이는 스타벅스가 더 이상 텍스트에 의존하지 않고도 브랜드를 인식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자, 커피 브랜드에서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다양한 제품군과 플랫폼에서 유연하게 적용될 수 있는 미니멀한 아이덴티티는 브랜드 확장의 기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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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구글 홈페이지

구글은 자사 앱들의 아이콘과 로고에서 파랑, 빨강, 노랑, 초록의 고유 색상 조합과 단순한 실루엣을 일관되게 유지해 왔다. 이는 수많은 디지털 서비스 속에서 구글의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내기 위한 정책의 일환이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어시스턴트 제미나이(Gemini)의 출시와 더불어 기존의 디자인 언어에 미세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그러나 사용자들이 뚜렷하게 인식하기 어려울 정도로 점진적이고 조용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흥미롭다. 이는 사용자 경험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시대적인 변화에 부응하는 섬세한 접근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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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기아 홈페이지

국내에서도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발맞춰 새로운 로고를 선보이며 주목을 받고 있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기아는 2021년 사명을 ‘기아자동차’에서 ‘기아’로 변경하고 새로운 로고를 선보였다. 이는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모빌리티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비전을 담은 상징적인 변화였다. 새 로고에는 새로운 브랜드의 방향성인 균형, 리듬, 상승의 세 가지 의미가 담겼으며, 역동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기업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대한항공 역시 41년 만에 로고를 개편하며 브랜드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기존의 상징인 태극 마크를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디자인을 간결하게 정리했다. 이를 통해 정제된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글로벌 항공사로서의 정체성을 동시에 담아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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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CJ 뉴스룸

우리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올리브영 또한 최근 간결한 디자인의 새로운 로고를 선보였다. 이는 온·오프라인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는 기조에 더해 국내 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해외 관광객의 증가를 고려한 변화였다. 중앙에 자리하고 있던 그래픽 요소를 배제하고, 텍스트만 단독 사용하여 온라인과 오프라인 환경에서 모두 가시성과 영문 가독성을 높였다. 올리브영 측은 이번 로고 리뉴얼이 글로벌 사업 확장과 함께 올리브영의 성장에 새로운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우리의 일상에서 흔히, 자주 볼 수 있는 디자인들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은 늘 흥미롭다. 이를 통해 디자인 트렌드는 물론이고 사회의 분위기, 기술의 발전, 소비자 경험의 변화 등을 체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변화의 흐름을 보면, 우리의 삶은 점점 더 다양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인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 더 많은 산업 영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UI 디자인과 로고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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