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중심인 달링허스트Darlinghurst에서 매릭빌로 공간을 옮겨, 지난 1월에 재오픈한 COMA 갤러리는 아트 바젤 홍콩Art Basel Hong Kong을 비롯해 국제적인 아트페어에 다수 참가한 이력이 있는 내공이 탄탄한 현대미술 갤러리다. 전속작가로는 제24회 송은미술대상 대상을 수상해 주목받은 베를린 기반의 탁영준 작가를 포함해 호주 원주민 작가 키에렌 카릿풀Kieren Karritpul, 시드니 기반의 캔세스 스미튼Kansas Smeaton 등 총 12명의 작가를 지원하고 있다.

2016년에 프로젝트 기반 갤러리로 시작해 1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호주 및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국제 작가들을 소개하는 플랫폼으로 운영하는 중이다. 높은 층고를 자랑하는 전시 공간을 포함해 프라이빗 뷰잉룸, 온사이트 수장고, 굿즈 공간으로 구성한 COMA갤러리의 내부는 총 490㎡의 규모로 시드니에서 상업 목적으로 운영하는 갤러리 중 가장 큰 규모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대형 창고형 갤러리에서 영감을 얻어 과거 커피 창고였던 건물을 개조해 완성했다. 공간의 기존 건축 양식을 보존하여, 천장의 철골 구조 등 공간 구석구석을 살펴보면 그 옛 흔적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높은 층고를 활용해 대담한 설치 예술과 몰입형 전시에 더욱 유리해진 점이 눈여겨볼 만하다.

COMA의 아트 어드바이저이자 갤러리 디렉터인 소티리스 소티리우Sotiris Sotiriou는 호주 작가들을 글로벌 시장에 소개하고, 국제 작가들을 호주에 소개하는 동시에 지역 예술 커뮤니티와의 협업을 통해 지역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과거 공장이 다수 자리했던 매릭빌 지역의 역사를 갤러리를 비롯한 문화예술 산업이 대체하면서 활기를 되찾아가는 과정이 COMA갤러리가 추구하는 방향성과 맞닿아 있기에 올해 갤러리 이전이 더욱 뜻깊기도 하다.

오는 7월 25일부터 8월 23일까지 COMA 갤러리에서는미국 로스앤젤레스 기반의 현대미술 텍스타일 작가 테레사 베이커Teresa Baker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첫 개인전, <내가 지닌 모든 것Everything I carry with me>이 열린다. 작가는 미국 북부 대평원 지역에서 대부분의 유년 시절을 보냈으며, 지금까지 그 지역 특유의 풍경과 소리, 문화가 깊이 반영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미국 원주민 출신으로, 만단Mandan, 히닷사Hidatsa, 아리카라Arikara Nation 라는 지명의 세 제휴 국가에 뿌리를 둔 작가는 재료, 질감, 형태, 그리고 색감의 조화를 통해 정체성을 드러낸다.

그는 기존 조형 예술의 경계를 넘어서 인조잔디, 사슴가죽, 털실 등 자연과 인공 소재를 결합해 유기적이면서도 강렬한 조형 언어를 구축해 왔다. 지속성, 유산, 정체성, 장소성과 같은 자전적인 경험에 근거한 주제를 담은 작품을 통해 관람객에게 개인적인 추억과 문화적 뿌리, 자아와의 연결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특히, 이번 전시 <내가 지닌 모든 것Everything I carry with me>에서는 작가의 작품에서 강조하는 ‘몸이 지닌 기억’과 ‘이동성’, ‘계승’을 주로 다뤘으며, 신작인 대형 벽걸이 텍스타일 작업이 중심이 될 예정이다. 몸과 마음으로 간직한 문화적 유산이 어떻게 시공간을 넘어 지속될 수 있는지 그의 작품과 함께 탐색해 보자.

Information

​COMA Gallery​
주소 37 Chapel Street, Marrickville NSW 2204
운영 시간 10:00 – 17:00 (월요일 – 금요일) 10:00 – 16:00 (토요일)
웹사이트 홈페이지,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