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어로우와 최중호의 새로운 챕터
철제 가구 브랜드 레어로우(rareraw)가 디자이너 최중호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했다. 브랜딩과 디자인 역량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전설적인 리빙 브랜드의 뒤에는 언제나 레전드 디자이너가 있었다. 허먼 밀러와 조지 넬슨, 아르텍과 알바르 알토의 관계가 대표적이다. 특히 가구 브랜드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역할은 막중하다. 단순히 단일 제품을 설계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의 가치와 철학을 수렴하고 톤앤무드를 만드는 임무를 맡고 있기 때문. 레어로우가 올해 초 디자이너 최중호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한 사실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레어로우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합류한 최중호. 최중호스튜디오의 대표인 그는 삼성, 엘지전자, 현대백화점, 3M 등 국내외 유수의 기업들과 협업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산업 디자인을 넘어 리빙·공간·브랜딩 등 다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레어로우가 브랜딩, 제품 디자인, 콘텐츠, 인테리어 등 전방위 영역을 총괄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체제를 확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레어로우가 디자인을 브랜드의 핵심 가치이자 운영의 중심 축으로 두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다.

물론 레어로우가 단순히 디자이너의 명성에 기대어 그를 영입한 것은 아니다. 최중호와 레어로우는 이미 오랜 기간 꾸준히 협업하며 서로에 대한 신뢰를 확인했다. 2021년 레어로우 리브랜딩 당시 브랜드의 시그너처 컬러인 ‘레어 그린(Rare Green)’을 정의하고, 브랜드 정체성 구축에 주요한 역할을 맡은 것도 그였다. 또한 레어로우 창립 10주년을 맞은 지난해에는 이동식 수납가구 ‘에케 트롤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최중호의 합류로 레어로우의 브랜딩은 한결 체계적이고 정교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그 첫 결과물을 마주할 날이 머지않았다. 최중호가 현재 레어로우의 핵심 거점인 청담동 플래그십 스토어의 리뉴얼을 총괄하고 있기 때문. 이번 프로젝트의 목표는 단순한 리뉴얼을 넘어, 브랜드 철학이 담긴 일종의 ‘디자인 랜드마크’를 구현하는 것이다.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는 리뉴얼 후 레어로우의 라이프스타일과 제품 철학을 공간으로 증폭시키는 실험실이자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장으로 기능할 예정이다.


레어로우 양윤선 대표는 “단순히 보기에만 아름다운 가구를 파는 브랜드가 아닌, 감도와 취향의 결이 확실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디자인이 브랜드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철학을 꾸준히 지켜왔다”며, “최중호 디렉터의 합류는 그 철학을 현실화하기 위한 가장 설득력 있는 선택이었다. 앞으로 레어로우가 만들어갈 새로운 장면들을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최중호의 이번 합류는 한국 철제 가구 시장의 개척자인 레어로우가 한 단계 도약하는데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