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에서 피어난 탄생, 조기석의 향수 브랜드 CGS

조기석의 작업 세계를 관통하는 꽃, 나비, 천사와 악마 등 상징적 이미지를 향으로 풀어냈다.

상실에서 피어난 탄생, 조기석의 향수 브랜드 CGS

지난 4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기석이 향수 브랜드 CGS를 론칭했다. 패션, 광고, 화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매체를 넘나들며 고유의 미학을 구축해온 그가 포토그래퍼를 넘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본격적인 행보를 알린 것이다. 첫 컬렉션의 주제는 ‘공존(Coexistence)’. 조기석의 작업 세계를 관통하는 꽃, 나비, 천사와 악마 등 상징적 이미지를 향으로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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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렉션은 ‘새로운 시작’, ‘꿈’, ‘사랑’을 키워드로 세 가지 라인업으로 구성했다. 꽃과 나비에서 영감을 얻은 ‘플라워 스터디Flower Study’와 ‘배드 드림Bad Dream’, 천사와 악마의 대비를 담은 ‘러브 앤 헤이트Love and Hate’가 그것이다. 각각 시트러스, 사프란, 사이프러스를 키 노트로 삼아 후각을 매개로 서로 다른 감정을 표현했다. 특유의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고스란히 표현한 보틀 디자인과 캠페인 이미지가 눈길을 끈다.

CGS는 첫 컬렉션의 서사를 보다 설득력 있게 전달하기 위해 지난 7월 오프라인 쇼룸을 오픈했다. 실제로 조기석이 포토 스튜디오로 사용하는 백색 외관의 건물은 은밀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일반 쇼룸과 달리 제품이 한눈에 보이지 않도록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 5개의 공간이 미로처럼 이어져 컬렉션의 내러티브를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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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공간에는 CGS의 탄생 배경을 암시하는 오브제를 배치했다. 2024년 스튜디오 건물이 대형 화재로 전소된 후, 시련 속에서 떠오른 아이디어가 CGS의 론칭으로 이어졌다. ‘재 속에서 피어나는 꽃’을 형상화한 오브제는 상실이 탄생을 동반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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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공간에서는 지난 10년간 조기석이 펼쳐온 작업을 아카이브 형식으로 선보이며 그 연장선상에서 CGS가 어떤 브랜드인지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서사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보틀 디자인 실험을 위해 제작한 다양한 오브제와 프로토타입 제품, 그리고 캠페인 영상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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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여정을 지나야 비로소 제품과 만나게 된다. 메인 쇼룸에서는 컬렉션 3종과 오프라인 한정 리미티드 에디션, 캔들 등의 제품을 직접 체험하며 브랜드가 추구하는 감각적 경험과 디자인 철학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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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567호(2025.09)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매거진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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