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로 짜인 건축, 연남동 오세상코퍼레이션 빌딩

연남동의 오래된 주택가 사이, 신축이 드물었던 골목에 새로 들어선 ‘오세상코퍼레이션 빌딩’은 지역의 첫 번째 신축 건물이다. 주변의 낡은 구옥들 사이에 자리하면서도 낯설지 않은 존재감을 갖추기 위해, 건물은 ‘관계의 설계’로 응답했다.

관계로 짜인 건축, 연남동 오세상코퍼레이션 빌딩

연남동의 오세상코퍼레이션 빌딩은 한동안 신축이 막혀 있던 지역의 첫 번째 신축 건물이다. 오래된 구옥과 나란히 선 이 건물은 ‘새것’이 주는 위화감을 줄이기 위해, 대지와 골목, 사람과 건물의 관계를 세심하게 설계하는 데 집중했다.

전면은 더블 스킨(double skin) 구조와 루버(louver)로 구성해 대형 매스를 분절하고, 동시에 프라이버시와 채광·환기를 확보했다. 1층은 유리 파사드로 열어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을 유도하며, 밤에도 골목을 밝히는 ‘자연감시’의 역할을 한다. 공용부는 최소화 대신 수직 보이드(vertical void)와 넓은 계단실을 두어 입주자들이 빛과 바람을 공유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외피는 전면 외단열과 열교 차단 디테일을 적용해 기후 대응 성능을 강화했으며, 선홈통과 레인 체인(rain chain)을 노출해 기능과 장식을 동시에 구현했다. 마감재로는 백색 스타코와 기존 담장의 흔적을 남긴 적색 블록을 사용해, 지역성과 절제된 대비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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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상코퍼레이션 빌딩은 프라이버시, 공공성, 관리, 에너지 성능을 하나로 묶어낸 건축이다. 작은 규모지만, 연남동의 스케일에 맞는 단단한 ‘동네 인프라’로 자리 잡으며 새로운 건축적 균형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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