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스타트업의 결정적 순간

유니콘 스타트업이 시장에 각인되는 순간에는 늘 디자인이 곁을 지켰다. 서비스의 첫 화면, 소비자 손에 들린 패키지, 대중을 사로잡은 캠페인 비주얼까지. 유니콘으로 도약하기까지 스타트업의 결정적 순간을 디자인 관점에서 짚어봤다.

유니콘 스타트업의 결정적 순간

토스

토스는 간편 송금 서비스로 출발해 현재는 송금, 투자, 보험, 대출, 신용 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아우르는 금융 슈퍼앱으로 성장했다. ‘복잡한 금융을 더 쉽게’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직관적인 UX·UI와 일관된 디자인 경험을 제공하며 금융 생활 전반을 혁신하고 있다.

간편 송금 서비스

토스의 간편 송금은 공인인증서나 OTP가 당연하던 금융 환경을 단숨에 바꿔놓은 서비스다. 계좌나 전화번호, 금액만 입력하면 송금이 끝나는 단순한 UX·UI는 금융은 어렵고 번거롭다는 인식을 깨뜨렸다. 이 경험은 토스의 정체성을 규정했을 뿐 아니라 핀테크 업계 전반의 새로운 표준이 되었다.

TDS(토스 디자인 시스템)

TDS

흩어진 화면 스타일을 통일시키기 위해 자체 디자인 시스템 TDS를 구축했다. 이는 가이드라인을 넘어 디자이너와 개발자가 함께 활용하는 제작 도구로, 화면과 경험을 일관되게 구현할 수 있게 했다. TDS는 ‘토스다운 경험’을 어디서나 동일하게 전달할 수 있는 기반이자 토스 디자인 철학의 핵심 성과다.

리브랜딩: 새로운 차원의 금융

20250929 083913

2022년 ‘새로운 차원의 금융 경험’을 표방하며 리브랜딩을 단행했다. 기존 로고가 ‘쉬운 송금’을 상징했다면, 새 로고는 3차원으로 구현된 파란색 원으로, 확장된 금융 슈퍼앱의 비전을 담았다. 입체적 움직임과 차별화된 디자인은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금융을 제시하겠다는 토스의 도전 정신을 보여준다.


당근

당근은 중고 직거래 서비스로 시작해 지금은 동네 사람과 지역 정보를 연결하는 지역 기반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이웃 간의 따뜻한 일상을 만들며, 지역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서비스로 확장해가고 있다.

당근 캐릭터(당근 아파트먼트)

‘당근이’는 토끼 탈을 쓴 강아지라는 설정의 외향적 성격을 지닌 캐릭터로, 이웃과 함께하는 일상의 풍경과 이야기를 전한다. 세계관은 ‘당근 아파트먼트’로 더 확대돼 단추·앙리가 추가로 등장했고, 이들은 주민들을 서로 가깝게 잇는 매개체이자 브랜드 스토리텔러로서 브랜드 경험과 앱, 캠페인 곳곳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당근 리브랜딩

KakaoTalk 20250916 231055610

2023년 당근마켓은 브랜드의 본질인 ‘이웃과의 연결’을 시각 언어로 새롭게 정의했다. 기존 캐릭터 중심의 정체성을 넘어 이웃과의 연결을 강조한 로고, 다채로운 색감의 팔레트, 정감 있는 일러스트레이션을 통해 ‘함께 사는 방법’이라는 메시지를 은유적으로 담아냈다.

당근 그래픽 에셋

KakaoTalk 20250916 231159009

당근의 그래픽 에셋은 ‘동네 오후의 따뜻한 햇살’을 닮은 색감과 부드러운 형태감을 통해 브랜딩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핵심 디자인 자산이다. 일상의 친숙한 물건을 단순하지만 섬세한 톤으로 구현해 당근 서비스 곳곳에 동네의 온기를 전한다.


배달의민족

배달의민족은 음식 배달 앱으로 시작해 장보기, 쇼핑, 선물하기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며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간편한 주문·결제 경험과 신뢰성 있는 리뷰 시스템을 기반으로, 일상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배달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한나체와 언어유희

20250929 084236

‘한나체’와 재치 있는 언어유희 카피를 통해 브랜드의 개성을 확립했다. 단순한 광고 문구를 넘어 하나의 마니악한 바이럴 코드로 작동했고,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공유하기도 했다. 글꼴과 문장이 곧 브랜드의 얼굴이 됐고, 이를 비즈니스로 연결하며 디자인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앱 개편과 배달이 캐릭터+배지+광고 페르소나

20250929 084402

2018년에 개편한 앱은 지금의 카테고리 구조를 마련하며 사용성을 크게 확장했다. 동시에 ‘배달이친구들’ 캐릭터, 배지 시스템, 광고 페르소나 등 다양한 시각적 자산을 도입해 브랜드 경험을 풍부하게 만들었다. 단순한 앱을 넘어 대중화된 기호로 자리 잡으며 서비스 1등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굳혔다.

볼드 & 심플

20250929 084526

딜리버리에서 커머스로, 20대 영 타깃에서 전 국민이 쓰는 앱으로. 서비스와 타깃이 확장된 15년 차 브랜드에 걸맞게 누구나 쉽고 명확하게 앱을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을 개편했다.


컬리

컬리는 신선한 먹거리 중심의 이커머스로 시작해 샛별배송 등 빠른 배송을 필두로 시장의 기준을 바꿨다. 상품 큐레이션과 상세 페이지 UX를 통해 단순 구매를 넘어 취향과 감성 중심의 쇼핑 경험을 제공하며, 현재는 식품을 넘어 뷰티·라이프스타일 영역까지 확장해 통합 식생활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컬리 퍼플/BI

18 kurly MD s pick 2

창립 초기부터 보라색을 브랜드 컬러로 삼아 ‘프리미엄 식자재 플랫폼’ 이미지를 구축했다. 특히 ‘샛별배송’ 상자의 퍼플 로고는 신선함과 품질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2022년 뷰티컬리 론칭과 함께 라벤더 컬러를 도입해 아이덴티티를 확장했으며, 컬래버레이션 패키지에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UX를 고려한 상품 상세 페이지

2015년 업계 최초로 식자재 구매에 필요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담은 상세 페이지를 도입하며 이커머스의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 상품 USP를 항목화하고 조리법, 활용법까지 제안하며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경험을 확장했다. 이를 통해 컬리는 취향 기반 소비를 이끌고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데이터 기반 진화: 디테일로 완성하는 사용자 경험

20250929 085229

컬리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UX를 끊임없이 개선해왔다. 2021년 메인 화면을 모듈형으로 개편해 검증된 UI만 적용하며 전환율을 높였고, 후기 시스템을 단순화해 접근성과 신뢰도를 강화했다. 장바구니 표기와 클레임 절차 간소화 등 세심한 개선이 지금의 컬리를 만든 힘이 되었다.


여기어때

여기어때는 국내 숙박 예약으로 시작해 현재 호텔, 리조트, 캠핑, 펜션, 모텔, 해외 숙소, 패키지여행, 항공권 예약까지 여행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확장했다. 사용자에게 쉽고 빠른 검색, 예약 경험을 제공하며 동시에 국내외 여행 수요를 충족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글 로고 ‘여기어때’

20250929 085305

2014년 서비스 출시와 함께 한글 로고를 제작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했다. ‘여기어때’라는 직관적인 질문을 브랜드 로고로 만들어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갔으며, 2017년 그래픽을 수정해 현재의 형태로 완성했다. 마지막 ‘ㅐ’와 온점은 눕힌 물음표에서 착안해 브랜드의 개성을 드러낸다.

여기어때 잘난체

YEOGIEOTTAE Jalnan Fonts sum

2018년 브랜드 서체 ‘잘난체’를 출시해 친근하고 역동적인 브랜드 성격을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2023년에는 가독성을 높인 ‘잘난체 고딕’을 선보이며 서체 자산을 확장했다. 현재까지 월평균 20만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으며, 2025년 iF 디자인 어워드 타이포그래피 부문에서 입상했다.

오리지널 콘텐츠

20250929 085458

2022년부터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고객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브랜드 활동을 전개했다. 대표적으로 여행과 공연을 결합한 콘서트 팩, 셀럽과 팬이 함께 떠나는 버킷 팩, 크리에이터 여행기를 공유하는 투어 시리즈가 있다. 이러한 프로젝트들은 ‘여행은 특별한 경험’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기반으로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일관된 경험을 디자인한다.


무신사

2001년 온라인 패션 커뮤니티에서 출발한 무신사는 명실상부 국내 최대 규모의 패션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스트리트부터 하이엔드, 럭셔리까지 폭넓은 브랜드를 아우르고, 자체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와 다양한 협업을 통해 트렌드를 선도한다. 최근에는 오프라인 스토어와 문화 공간을 확장하며 패션 플랫폼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무진장 블랙프라이데이

20250929 085547

무신사는 2022년 ‘무진장 블프’ 캠페인을 시작해 블랙프라이데이를 자체 네이밍과 임팩트 있는 비주얼로 재해석했다. 2023년에는 ‘무진장 여름 블프’로 확장하며 강렬한 키 비주얼을 확립했고, 온라인과 전국 오프라인 스토어를 아우르는 메가 프로모션으로 자리 잡았다.

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

094A0136 2

2021년부터 오프라인 리테일로 확장을 꾀한 무신사는 성수 본사 이전 후 본격적인 지역 트렌드 허브 조성에 주력했다. 2024년 오픈한 ‘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도 그중 하나다. 건물의 헤리티지를 살린 디자인으로 이색적 공간을 연출해 2025년 iF 디자인 어워드 리테일 스토어 인테리어 부문에서 본상을 수상했다.

무신사 전문관

무신사는 1600만 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국내 최대 패션 플랫폼으로, 카테고리별 전문관 시스템을 통해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 패션·뷰티·신발·잡화 등 영역에 맞춰 부티크, 뷰티, 슈즈, 아웃렛, 유즈드used, 키즈, 플레이어를 운영하며 개성 있는 아이덴티티를 구축했다. 각 전문관은 고유의 컬러와 비주얼로 색다른 인상과 경험을 선사한다.


야놀자

야놀자는 2005년 숙박 정보 공유 커뮤니티로 시작해 지금은 전 세계 여행 시장을 혁신하는 글로벌 트래블 테크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AI 기반 데이터 솔루션과 여행 플랫폼 사업을 통해 여행 산업의 혁신을 만들어가며, 창립 20주년을 맞아 선보인 새로운 브랜드와 디자인으로 차세대 여행을 향한 비전을 보여준다.

업계 최초 모바일 숙박 앱

야놀자는 스마트폰 보급 초기에 업계 최초의 모바일 숙박 앱을 선보이며 ‘손안의 여행 경험’을 디자인했다.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는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새로운 여행 UX를 만들었고, 브랜드의 시그너처로 자리 잡았다.

놀 유니버스 출범

KakaoTalk 20250919 181521021

플랫폼 사업과 인터파크트리플을 결합한 ‘놀 유니버스Nol Universe’는 단순한 서비스 통합을 넘어 여행·레저·엔터 플랫폼으로 분산된 서비스를 하나로 연결해 고객에게 초연결 경험을 선사하며, 디자인 아이덴티티의 핵심으로 반영했다.

리브랜딩과 CI 디자인

2025년 야놀자는 새로운 로고와 심벌, 디자인 컬러를 반영한 신규 CI를 선보였다. 리브랜딩한 CI는 ‘야놀자 오렌지’ 컬러로 다채로운 감정을 시각화하고, ‘꿈의 멀티버스’라는 새로운 브랜드 콘셉트로 여행자가 상상하는 모든 세계를 현실로 연결한다.


레볼루트

레볼루트Revolut는 다중 통화 환전·송금 서비스로 출발해 계좌, 카드, 투자, 보험 등 금융 전반을 아우르는 글로벌 디지털 뱅크로 성장했다. 전 세계 수천만 사용자가 하나의 앱에서 자유롭고 효율적인 금융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리브랜딩

01 Rebrand 01 RGB

레볼루트는 2024년 제품 UI와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함께 발전시키며 브랜드를 재정의했다. 3D 미학, 서체, 톤앤매너, 사진 아트 디렉션 등을 고급스럽게 다듬어 프리미엄 글로벌 은행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했다. 전형적인 ‘챌린저 은행’ 이미지를 벗고 성숙하고 세련된 브랜드로 도약한 순간이었다.

공항 점령 캠페인

02 Airport 02 RGB

2024년부터 ‘Banking and Beyond’를 주제로 한 공항 캠페인을 전개하며 브랜드 스토리를 확장했다. 단순한 여행 앱이 아닌, 자신감 있고 역량 있는 개인을 만드는 프리미엄 뱅킹 경험을 강조한 것. 카피, 사진, 3D 디자인까지 일관되게 연출한 캠페인은 현재 유럽 17개 공항에서 진행 중이다.

조인 더 레볼루셔너리

03 Pockets ATL 02 RGB

글로벌 고객 5000만 명 달성을 기념해 브랜드 재포지셔닝을 예고하는 대규모 캠페인을 전개했다. 런던 전역을 이틀간 장악한 멀티미디어 이벤트는 문화·스포츠·패션 리더들을 기념하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의 변화를 강조했다. 하이라이트는 대형 스크린 전시와 찰리 XCX 단독 공연으로, 고객과 브랜드를 하나로 묶는 상징적 순간이었다.

당신의 주머니 속 돈의 가능성

04 50M RGB

레볼루트는 2025년 글로벌 TV 캠페인을 통해 20여 개국에 브랜드 메시지를 확산시켰다. 영화, OOH, 소셜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합해 프리미엄한 미학과 감성적 스토리텔링을 구현했다. 이를 통해 금융 낙관주의자들에게 ‘무엇이든 가능해지는 금융 경험’이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568호(2025.10)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매거진 보기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