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KDA Winner] 윤현상재
최종 논의 끝에 선정된 수상작은 ‘윤현상재’다.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타일 쇼룸의 정체성을 입체적으로 구사했다는 점에서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

인테리어 분야 심사 총평
심사위원은 크게 세 가지 요소에 집중했다. ‘프로젝트의 목적에 부합한 디자인인지’, ‘재료와 형태에 설득력이 있는지’, ‘구성 요소를 세련되고 일관성 있게 구현했는지’다. 이런 맥락에서 ‘도쿄장난감미술관 서울’, ‘무곡’, ‘소노캄 경주’를 파이널리스트로 선정했다. 목재라는 한 가지 재료를 다양하게 변주해 ‘나무와 손이 맞닿는 교감’을 표현한 도쿄장난감미술관 서울은 “한 장면만 보더라도 공간의 의도가 명확하게 읽힌다”며 완결성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리트리트 스테이로 기획한 무곡은 “재료와 공간 구성뿐 아니라 향, 음악 등 무형의 요소까지 섬세하게 설계한 접근이 돋보인다”는 평가가 있었다. 경주의 역사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소노캄 경주는 “전통의 재해석이라는 오랜 주제를 독창적이고 감각적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아쉽게 파이널리스트에 오르지 못했지만 ‘하나더넥스트 VIP 라운지’, ‘SKT 플래그십 스토어 성수’, ‘카시나 도산’도 인상적인 작업으로 꼽혔다. 최종 논의 끝에 선정된 수상작은 ‘윤현상재’다.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타일 쇼룸의 정체성을 입체적으로 구사했다는 점에서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 “타일의 차가운 물성과 대비되는 나무와 가죽을 접목한 시도가 눈에 띈다”, “타일의 재질과 스케일을 공간 단위로 실험하면서도 통일된 인상을 부여했다”, “과하지 않은 컬러 팔레트로 좁은 공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조성했다”라며 심사위원 모두가 호평했다. 엇비슷하게 아름다운 상업 공간이 넘쳐나는 시대에 차별화를 만드는 건 결국 서사와 디테일이다. 그 저력은 화려함 너머 본질을 좇는 디자이너의 태도에서 비롯되는지도 모르겠다.
심사위원 전숙희(와이즈건축 공동대표), 박창현(에이라운드건축 대표), 백종환(WGNB 대표), 박성진(사이트앤페이지 대표)
윤현상재 – 임태희디자인스튜디오
![[2025 KDA Winner] 윤현상재 1 251114D22134 web 1](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2/251114D22134_web-1-832x555.jpg)
인스타그래머블한 공간이 넘쳐나는 시대다. 반짝이는 것에 현혹되는 소비자가 늘면서 국내 상공간은 점점 더 화려한 이미지를 좇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디자인의 본질을 잃는 경우도 많아졌다. 하지만 클라이언트의 의뢰에서 출발하는 업의 특성상 경향을 거스르기는 쉽지 않다. 디자이너는 어떤 실천을 모색해야 할까? 빠르게 변화하는 공간 디자인 신에서 진정성을 고민하며 묵묵히 자신만의 언어를 구축해온 임태희디자인스튜디오의 행보는 귀감이 된다. 윤현상재의 수상은 좋은 공간의 덕목을 환기시킨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번 프로젝트는 타일 회사 윤현상재 본사의 리뉴얼 작업이었다. 독특한 점은 3년 후 신사옥 이전을 앞둔 시점에 실행한 리모델링이라는 것이다. 윤현상재는 앞으로의 방향성을 모색하기 위해 그 토대가 될 새로운 공간을 의뢰했다.
![[2025 KDA Winner] 윤현상재 2 20251201 072913](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2/20251201_072913-832x362.jpg)
임태희디자인스튜디오는 공간을 통해 타일 회사로서 뚜렷한 정체성을 지니면서도 그 이상의 크리에이티브를 지향하는 브랜드의 성격을 드러내고자 했다. 1층과 2층을 리뉴얼하는 소규모 작업이었지만, 재료 실험부터 공간 구성까지 브랜드의 특성을 면밀히 파악해 입체적으로 접근했다. 1층에서는 타일의 근본이 되는 흙의 물성을 표현하기 위해 천장을 테라코타 색으로 칠했다. 중성적인 컬러가 대세인 트렌드에서 한 발 비켜난 다소 과감한 선택이었지만, 과하지 않은 컬러 팔레트로 윤현상재만의 인상을 만들고 공간의 중심을 단단히 잡았다. 이는 외부 공간의 활용을 염두에 둔 전략적 선택이기도 했다. 상시로 팝업과 이벤트를 열고 사람들을 초대하는 브랜드의 특성에 맞춰 주차장 천장을 정비하고 내부와 이어지는 테라코타 색으로 재도장해 내·외부를 경계 없이 사용하도록 했다. 입구에는 전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작은 가구를 배치했다.
![[2025 KDA Winner] 윤현상재 3 20251201 072929](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2/20251201_072929-832x1108.jpg)
![[2025 KDA Winner] 윤현상재 4 20251201 073007](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2/20251201_073007-832x1062.jpg)
![[2025 KDA Winner] 윤현상재 5 20251201 072954](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2/20251201_072954-832x1108.jpg)
공간 전반에 걸쳐 다양한 소재 실험을 전개했다. 물성이 차갑고 단단한 타일과 대비되는 가죽을 부재료로 사용해 마치 음양이 조화를 이루듯 따뜻한 공간 안에 깊이와 그림자가 형성되도록 했다. 가구와 기둥, 타일 사이의 메지를 가죽으로 감싸 마감하는 방식이었다.
![[2025 KDA Winner] 윤현상재 6 20251201 073001](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2/20251201_073001-832x561.jpg)
타일의 세계를 확장하는 실험은 2층에서 더욱 과감해졌다. 대형 빅슬랩 타일로 제작한 가구가 대표적이다. 천연 대리석에 주로 사용하는 상감 기법을 적용해 대리석 표면처럼 보이도록 디테일을 가공하고 고난도의 커팅 작업을 거쳤다. 드러나지 않는 공간 구석구석에도 공을 들였다. 화장실 벽과 세면대까지 타일을 커팅하고 밴딩해 구성함으로써 타일로 구현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디테일을 구사했다.
![[2025 KDA Winner] 윤현상재 7 20251201 073030 1](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2/20251201_073030-1-832x1108.jpg)
![[2025 KDA Winner] 윤현상재 8 20251201 073030](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12/20251201_073030-832x1202.jpg)
이토록 집요하게 소재를 실험한 것은 타일이라는 재료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이는 특정 소재에 천착하지 않고 다양한 도전을 시도하는 스튜디오의 태도와도 맞닿아 있다. 매 작업마다 진정성을 고민하는 임태희디자인스튜디오는 ‘멋진 공간’이 아니라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삼는다. 모든 것이 빠르게 대체되고 온기를 잃어가는 시대에 호기심 어린 자세로 뚝심 있게 작업하는 이들의 태도는 디자인이 지향해야 할 가치를 다시금 일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