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맥락 위에서 풀어낸 브랜드 세계관, ROOM84
안경 브랜드 마노모스(MANOMOS)는 브랜드 론칭 10주년을 맞아 기념 쇼룸 ‘ROOM84’를 성수동에서 선보였다.


안경 브랜드 마노모스(MANOMOS)는 브랜드 론칭 10주년을 맞아 기념 쇼룸 ‘ROOM84’를 성수동에서 선보였다. 과거 산업 시설과 현재의 창작 활동이 공존하는 성수동이라는 지역적 맥락 속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그 특성을 배경 삼아 브랜드의 세계관을 공간으로 풀어낸 실험적 시도다.

공간 기획의 출발점은 브랜드가 상정한 ‘페르소나(persona)’다. 자신만의 시선으로 관찰과 해석을 통해 사물과 세계를 바라보는 인물이라는 설정은 공간의 동선과 구조, 조형의 흐름을 결정하는 기준으로 작용했다. 방문자는 정형화된 쇼룸 동선을 따라 이동하기보다, 시선의 전환과 이동 과정 자체를 경험하도록 유도된다. 이를 통해 브랜드가 지향하는 ‘보는 방식’이 공간 전반에 반영됐다.


안경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공간을 구성하는 개념적 요소로 확장됐다. 렌즈를 통해 세계가 겹쳐 보이는 특성에서 착안해, 공간은 레이어링 된 구조와 곡선형 요소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벽, 바닥, 전시 구조물은 명확히 분리되기보다는 흐름을 이루며 연결되고, 빛의 유입과 시선의 변화에 따라 공간의 인상이 달라지도록 설계됐다.


공간의 중심에는 메탈 소재의 구(球) 형태 오브제가 배치됐다. 이 오브제는 ROOM84의 핵심 개념을 드러내는 장치로, 반사되는 표면을 통해 공간과 빛, 방문자의 움직임을 그대로 담아낸다. 구체는 공간의 기준점으로 작동하며, 동선과 시선이 이 오브제를 중심으로 회전하고 확장되도록 구성됐다. 이를 통해 브랜드가 설정한 시선의 방식과 세계 인식이 공간 구조 전반에 반영된다.

ROOM84는 제품 판매를 주목적으로 한 쇼룸이기보다, 브랜드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공간으로 정리한 곳이다. 방문자는 이 공간에서 소비자이자 관람자로서 브랜드가 제안하는 시선과 태도를 직접 경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