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어드벤트 캘린더 모음집
브랜드들이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방법
12월이 시작되면 패션, 뷰티부터 호텔과 베이커리까지 각 분야의 브랜드들이 홀리데이 컬렉션과 디자인 이벤트로 연말의 설렘을 채운다. 올해도 일상을 반짝이게 만드는 크리스마스의 풍경이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예수의 탄생을 기리는 크리스마스는 이제 종교적인 행사를 넘어서 전 세계인들의 축제로 자리 잡았다. 덕분에 12월이 시작될 때부터 각 분야에서는 이를 기념하는 디자인과 이벤트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패션·뷰티·주얼리 브랜드들은 ‘홀리데이 컬렉션’이라는 이름으로 연말 분위기에 어울리는 특별한 제품을 선보여 사람들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또한 호텔·베이커리 브랜드에서는 독창적인 디자인의 케이크를 공개해 풍성한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게 한다. 연말 파티에 어울리는 테이블웨어 세트나 인테리어 소품들이 출시되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층 더 생생하게 만든다. 크리스마스 마켓 역시 빠질 수 없는 즐길 거리로, 연말을 기다리는 설렘을 더욱 크게 만드는 요소다.

이 중에서 최근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아이템은 바로 ‘어드벤트 캘린더(Advent calendar)’라고 할 수 있다. 직역하면 ‘강림절 달력’이라는 뜻으로, 강림절은 기독교에서 크리스마스 전 4주의 기간을 의미한다. 어드벤트 캘린더는 이 4주간 매일 하나씩 작은 선물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달력이자 크리스마스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아이템이다. 그래서 브랜드들은 매년 개성을 담은 캘린더를 선보이며 연말의 즐거움을 배가시켜 왔다. 올해도 분야를 막론하고 화려하고 창의적인 캘린더들이 대거 등장했다. 이 가운데 많은 관심과 화제를 모은 특별한 캘린더들을 소개한다.
대표적인 어드벤트 캘린더는?
명품 브랜드 중에서 어드벤트 캘린더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곳을 꼽는다면 단연 ‘디올’이라고 할 수 있다. 우아함이 느껴지는 디자인은 물론이고 실속 있는 뷰티 아이템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올해 공개된 어드벤트 캘린더에도 패키지에서부터 디올의 브랜드 철학이 느껴져 자연스럽게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패키지에는 디올의 본점이자 1946년 크리스챤 디올이 처음 하우스를 연 파리 몽테뉴 30번가(30 Avenue Montaigne)의 부티크의 외관이 정교하게 재현되었다. 화려한 장식이 더해진 캘린더의 문을 열면, 이탈리아 출신의 현대 미술가 피에트로 루포(Pietro Ruffo)가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서커스 오브 드림즈(Circus of Dreams)’의 세계가 눈앞에 펼쳐진다. 디올의 상징과도 같은 반짝이는 별 아래, 그가 사랑했던 다채로운 서커스의 풍경이 마법처럼 등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캘린더 내부에는 24개의 공간이 자리 잡고 있으며 향수, 메이크업, 스킨케어 제품, 캔들 등 다양한 아이템이 담겨있다. 모든 칸을 열어본 후에는 수납함으로 재사용할 수 있어 실용성까지 고려했다. 디올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아름다운 패키지와 캘린더가 선사하는 작고 소중한 선물로 크리스마스를 더욱 즐겁게 기다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향기로움이 가득한 캘린더의 매력
명품 브랜드에 이어, 프리미엄 향수 브랜드들도 앞다투어 어드벤트 캘린더를 선보이며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중에서 이탈리아 니치 향수 브랜드 ‘아쿠아 디 파르마(Acqua di Parma)’는 황금빛 원형 캘린더를 선보였다. 매년 어드벤트 캘린더에 브랜드의 시그니처 컬러인 노란색을 적용해왔던 브랜드는 이번 캘린더 역시 동일한 색감을 유지해 고유의 일관성과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드러냈다.

캘린더 외부를 장식한 패턴은 밀라노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이너이자 건축가인 ‘크리스티나 셀레스티노(Cristina Celestino)’의 작품으로, 알프스 전통 장인 기법을 기하학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이다. 그녀의 디자인은 홀리데이 컬렉션에도 적용되어 연말에 선보이는 브랜드의 제품에 일관성을 더했다. 독특한 패키지 디자인이 눈길을 끄는 이 캘린더의 가장 큰 매력은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매일의 순간에 향기로운 경험을 더해준다는 점이다. 아쿠아 디 파르마의 시그니처 향을 담은 향수는 물론이고 캔들, 케어 제품 등 다양한 아이템이 매 칸마다 담겨 있어 소소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독특한 향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가지고 있는 ‘바이레도(BYREDO)’도 올해 처음 어드벤트 캘린더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스웨덴 브랜드답게 스칸디나비아의 겨울을 모티프로 한 생동감 있고 경쾌한 패턴을 3단 패키지에 입혀 시각적인 즐거움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내부에는 향수부터 핸드크림, 샤워젤, 캔들 등 총 24개의 아이템이 고루 담겨 있다.
다른 브랜드의 캘린더에 비해 가격대가 있는 편이지만, 구성만 보면 충분히 풍성하다는 인상을 준다. 구성품 중 6개는 정품 사이즈이며, 헤어브러시 등 실용적인 아이템들도 함께 있어 다채로운 구성을 자랑한다. 그동안 홀리데이 컬렉션은 꾸준히 선보여왔지만 어드벤트 캘린더는 첫 출시인 만큼, 브랜드가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곳곳에서 느껴진다. 크리스마스 선물과도 같은 이 특별한 캘린더는 공개와 동시에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캘린더
빨간색 밑창의 하이힐로 유명한 크리스찬 루부탱 역시 어드벤트 캘린더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우리에게 하이엔드 슈즈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는 루부탱은 뷰티와 잡화 분야에서도 신발만큼이나 독창적인 디자인을 선보여 왔다. 그래서 어드벤트 캘린더 또한 독특한 매력이 돋보인다. 브랜드의 시그니처 컬러이자 연말의 분위기를 연상하게 하는 강렬한 붉은색이 중심이 되는 캘린더는 화려함과 에너지를 느끼게 한다.

다트 판을 연상시키는 독창적인 구조의 캘린더 내부에는 브랜드를 대표하는 ‘페티시(Fétiche)’ 향수를 비롯하여, 시그니처 립스틱, 화려한 액세서리 등 베스트셀러 아이템 24종이 풍성하게 담겨 있다. 모든 칸을 연 뒤에는 수납함으로 재사용할 수 있어 실용성까지 겸비했다. 브랜드 고유의 디자인 철학과 재치를 담은 이 캘린더는 크리스마스를 더욱 반짝이게 만들어줄 특별한 아이템으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생 로랑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안토니 바카렐로(Anthony Vaccarello)가 직접 기획한 ‘생 로랑 리브 드루아트(Saint Laurent Rive Droite)’는 콘셉트 스토어이자 하우스의 미학을 일상까지 확장하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이다. 이 감각적인 공간에서 선보인 어드벤트 캘린더에는 시대를 관통해온 음악에 대한 생 로랑의 헌사가 담겨 있다. 한정판 레코드와 더불어 디렉터가 엄선한 24장의 레코드로 구성된 이 특별한 컬렉션은 아날로그 사운드 특유의 예술적 깊이를 오롯이 전한다.
특히 이번 바이닐 컬렉션은 시대를 정의한 명곡뿐만 아니라, 바카렐로의 영감을 엿볼 수 있는 디지털 콘텐츠까지 함께 즐길 수 있어 더욱 특별하다. 여기에 생 로랑 리브 드루아트의 한정 굿즈로 교환할 수 있는 바우처 6종이 숨겨져 있어 소장 가치를 더하고 있다. 음악으로 시작해 브랜드의 아이템까지 획득할 수 있는 이 독창적인 구성은 생로랑의 팬은 물론이고 아날로그 감성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도 크게 환영받고 있다.


1707년에 설립된 영국의 고급 백화점 포트넘 앤 메이슨(Fortnum & Mason)의 어드벤트 캘린더 역시 다채로운 구성으로 눈길을 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홍차는 물론이고, 쿠키, 뷰티, 액세서리 등 다양한 아이템으로 채워진 캘린더를 선보이며 폭넓은 취향을 아우르고 있다. 오래된 역사를 지닌 브랜드답게 고풍스러운 패키지 디자인은 물론이고 기호에 따라 채워 넣을 수 있는 리필 팩도 별도로 판매해 직접 캘린더를 꾸미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피카딜리 하우스, 크리스마스트리, 동물들의 이미지를 담은 캘린더 디자인은 연말의 고유의 따스한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이와 같이 어드벤트 캘린더는 선물 상자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각 브랜드의 세계관과 미학을 밀도 있게 담아낸 ‘작은 박물관’으로 진화하고 있다. 매일 하나씩 선물을 열어보는 작은 의식은 연말의 설렘을 더하며 동시에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가치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한다. 경험을 중요시하게 여기는 오늘날의 소비자에게 이러한 정서적 경험들은 연말을 특별하게 즐길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방식이 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앞으로 더욱 많은 브랜드들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어드벤트 캘린더를 선보이며 연말의 풍경을 풍성하게 만들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