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달리는 택시, 곧 현실이 될까?

세계 곳곳 기업들이 개발 중인 하늘을 달리는 이동 수단

도시에서는 차가 원활하게 움직이는 도로를 보기 힘들다. 출퇴근 시간은 물론이고 그렇지 않은 시간에도 거북이 걸음을 할 때가 많다. 교통 체증을 해결하기 위해 '하늘'에서 답을 찾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늘을 달리는 택시, 곧 현실이 될까?

직장, 학업 등의 이유로 도시에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도시의 크기는 점차 커져가고 있다. 도쿄, 상하이, 서울, 뉴욕, 파리, 방콕 등 각 국가를 대표하는 도시들을 보면 대부분 인구 천만 명이 넘는 ‘메가 시티Megacity’다.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여드는 도시에는 보통 주택난, 환경오염, 교통체증 등 다양한 문제가 얽히고 설켜있다. 특히 사람과 물자가 연관되어 있으며 부차적으로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교통 문제는 도시에서 1순위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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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여러 가지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 추가로 도로를 개설하거나 연동 신호체계를 개선하는 등의 방법을 진행한다. 하지만 그도 어렵다면 도심에 차 유입을 제한하는 방법 등을 통해 교통난을 타결하려 애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도시에서는 차가 원활하게 움직이는 도로를 보기 힘들다. 출퇴근 시간에 맞춰 도로가 꽉 막히는 것은 기본이고, 그렇지 않은 시간에도 거북이 걸음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겨난다. 일분일초가 아까운 도시 속 생활에서 교통 체증을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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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해결책을 찾다

이런 문제에 답을 내놓는 회사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이들이 선택한 것은 바로 ‘하늘’이다. 복작거리는 땅에서 벗어나 하늘을 달리면 보다 빠르고 편하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도시에 필수로 자리 잡고 있는 고층 빌딩을 피해 가야 한다는 이슈는 있지만, 언제나 꽉 막혀 있는 지상의 도로 사정을 생각해 본다면 쾌적하고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 중국, 유럽 등 다양한 국가의 회사들이 발 벗고 나서서 하늘을 날 수 있는 이동 수단에 대한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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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 있는 회사들이 개발하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UAM)’는 모두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환경을 위해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전기로 운행되며, 수직 이륙 및 착륙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eVTOL)을 할 수 있는 항공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심에서 이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의 헬리콥터보다 훨씬 소음을 적게 내도록 설계되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운임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한 것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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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조비 항공Joby Aviation은 2017년부터 eVTOL 항공기를 개발해오고 있었다. 이들이 설계한 비행 택시는 한 명의 조종사와 네 명의 승객을 태워 최대 시속 200마일(약 321km)의 속도로 이동할 수 있으며 한 번 충전으로 150마일(약 241km)을 갈 수 있다. 실제 운행만 한다면 도시 사람들의 발이 되어 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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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바람이 서서히 현실화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최근 미국 연방항공청 FAA이 조비 항공의 프로토타입을 시험 비행할 수 있도록 승인했기 때문이다. 공장에서 제조해서 양산형에 가까운 프로토타입을 실제로 시험 비행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미래가 보다 가까워진 듯한 모습이다. 또한 이들은 델타 항공과 제휴하여 ‘집에서 공항까지의 운행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을 밝혀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가장 처음으로 서비스가 진행될 곳은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라고 한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뉴욕 맨해튼 시내의 헬기장에서 존 F. 케네디 국제공항까지 7분 만에 갈 수 있다. 차로 가면 49분이 소요되는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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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아처 항공Archer Aviation, 릴리움 에어 모빌리티LiLium Air Mobility 등과 같은 회사들이 조비 항공과 함께 미래를 위한 운송수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처 항공은 4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미드나이트’를 개발 중이며, 조비 항공처럼 유나이티드 항공과 함께 뉴욕 뉴어크 공항에서 맨해튼 시내까지 운행하는 서비스를 진행할 계획을 발표했다. 릴리움은 항공기 중개 기업과 손을 잡고 미국 최초의 개인용 eVTOL를 출시해 화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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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년이 기대되는 이유

FAA는 2025년부터 비행 택시를 허용하고자 했던 초기 목표를 수정해 2028년을 예상 시행 연도로 규정했다. FAA가 초기 목표보다 3년 늦춘 이유는 비행 택시를 보다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데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UAM 개발 회사들은 비행 택시 운행을 시작하기 전에 소규모 항공사 설립, 항공기 설계 승인 획득, 조종사 교육 등과 같은 까다로운 사전 요건들을 충족시켜야 한다.

또한 FAA는 항공 교통 관제원들이 비행 택시로 인해 추가 업무를 부담하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과 더불어 다른 항공기와 비행 택시가 분리되어 운행할 수 있도록 지정된 택시 경로를 설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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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비행기 제조업체인 엠브라에르Embraer는 2026년부터 하늘을 날 수 있는 전기 비행 택시를 생산하기 위해 상파울루 근처에 새로운 공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밝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자회사인 이브 에어 모빌리티EVE Air Mobility가 생산할 비행 택시는 소형 헬리콥터와 유사한 형태로 최대 6명이 탈 수 있다고 한다. 이미 3천 대의 택시가 주문에 들어간 상태이며, 올해 프로토타입을 제작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회사는 국내의 UAM 서비스 제공 업체인 무비에이션에게 저고도 항로 교통 관리체계 솔루션Urban Air Traffic Management(UATM)에 관한 투자의향서를 체결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공장 건설 및 비행 택시 생산은 우리에게도 의미 있는 행보다.

사진 출처: twitter.com/volocopter

독일의 비행 택시 스타트 업인 볼로콥터Volocopter는 현재 가장 활발하게 UAM 개발 및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회사다. 2011년 설립한 이들은 단거리로 이동할 수 있는 단거리 UAM인 ‘볼로시티’, 최대 100km까지 비행이 가능한 장거리 UAM인 ‘볼로커넥트’, UAM 이착륙 시설인 ‘볼로포트’, 200kg 무게의 화물 등을 운반할 수 있는 ‘볼로드론’, 항공기를 제어 및 운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볼로 IQ’ 등을 개발하고 있다. 그야말로 도심 속에서 항공기로 모든 운송을 책임지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이를 현실화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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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상용화될 이들의 볼로시티는 18개의 보조날개를 갖추고 있으며, 조종사 1명과 승객 4~5명을 태우고 최대 시속 110km의 속도를 낼 수 있다. 현재 볼로콥터는 독일 브루찰Bruchsal에 있는 공장에서 볼로시티를 생산하고 있는 중이다.

사진 출처: instagram.com/volocopter_official/

다양한 UAM을 개발하고 있기에, 전 세계 국가들이 이 회사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건설 중인 미래 도시 네옴을 위해 이 회사에 단계적으로 투자를 진행했으며, 올해 여름에는 네옴에서 처음으로 볼로콥터의 eVTOL 항공기가 시험 비행에 성공해 화제를 모았다. 또한 볼로콥터는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최초로 상용화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유럽연합 항공 안전국 EASA으로부터 2024년 인증을 획득할 예정으로 알려졌으며, 올해 국제 파리 에어쇼에서 시험 비행을 진행해 UAM이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대중에게 널리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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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볼로콥터는 2030년까지 싱가포르에 4~6개의 볼로포트를 설치하고 비행 택시 활성화를 꾀하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그와 더불어 국내에 현지 법인 볼로콥터 코리아를 설립하며 한국 시장 진출에도 발을 뻗어 나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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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자율 항공 기술 플랫폼 회사인 이항 홀딩스EHang Holdings Limited는 무인 항공기Unmanned Aerial Vehicle(UAV) 시스템을 탑재한 EH216-S를 개발했다. 이어 중국 민간 항공국 CAAC으로부터 시험 비행 허가 승인을 받으며 하늘길을 열었다. 이들의 항공기는 조종사 없이 운행되며 최대 2명이 탑승할 정도의 크기로 만들어졌다. 최대 시속 130km의 속도로 이동할 수 있는 비행 택시는 한 번에 최대 30km까지 이동할 수 있다. 현재 이들은 올해 말 상업화를 목표로 EH216-S를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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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이어지는 UAM 열풍

국내에서도 UAM 상용화를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국토부와 함께 올해 하반기까지 1단계 실증사업을 실시하고 2024년부터는 2단계 실증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비행 노선과 더불어 기체 등의 안정성과 환경 소음, 상공 통신망, 통합 운용시스템 등을 검증할 예정이라고 한다. 2단계 실증사업 노선에는 김포공항-여의도, 잠실-수서, 킨텍스-김포공항 등 인천-서울-경기 노선을 잇는 구간으로 검증을 이어나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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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 없이 정해진 길을 따라 이동하는 형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이며, 상용화될 경우 잠실에서 김포공항까지 15분이면 이동이 가능하다. 서울시뿐만 아니라 대전시 등 충청권 4개 시도 또한 SKT, 한화 시스템, 티맵모빌리티, 한국공항공사와 함께 UAM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미래의 이동 수단 개발에 대한 시작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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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하늘에서 이동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활발한 개발과 사업을 위한 계획이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영화에서만 보던 일이 현실화되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정부 차원에서 여러 가지 상용화 관련 승인이 이루어져야 하며 충전 및 관련 인프라가 확충되어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이 모두 해결되었다고 해도, 도시의 건물이나 개인의 집 위로 항공기가 날아가는 것에 대해 사람들의 반응이 어떨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뉴욕 타임스는 도시와 인근 지역에 비행 택시 이용을 막으려는 소송이 제기되어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지금껏 상상 속에서만 있던 이동 수단이기에 이 이동 수단이 불러올 영향은 시간이 흘러야 알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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