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의 시작은 1978년?

상상력에서 현실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창작 연대기

카메론 감독을 대표하는 영화 대부분은 그의 아이디어와 축적된 경험에 기반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감독의 수십 년 전 스케치들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1978년에 그려진 드로잉에는 외계 행성과 생명체에 대한 초기 아이디어가 담겨있어 눈길을 끈다.

아바타의 시작은 1978년?

작년 12월 17일에 개봉한 〈아바타: 불과 재〉는 이전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개봉과 동시에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국내에서는 한 달도 되지 않아 관객 수 500만 명을 돌파했으며, 글로벌 흥행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는 4주 연속 1위를 달성했으며 전 세계 흥행 수익은 12억 달러를 돌파하며 월드와이드 상위권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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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아바타 유튜브 채널

연말에 이어 연초까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 영화의 흥행 요인은 시리즈 특유의 압도적인 영상미에 있다. 한계를 확장한 시각적 경험은 여전히 독보적이었으며, 여기에 한층 더 넓어진 판도라 세계관의 서사가 더해지며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1,2편으로도 충분히 상상력을 자극하는 세계관이었지만, 3편은 그 이상을 뛰어넘는 웅장한 서사로 확장되었다. 3편에서는 신비로운 판도라 세계 속에서 슬픔과 위기를 겪은 제이크와 네이티리 앞에 새로운 부족이 등장하고, 이로 인해 더 거대한 위기가 펼쳐져 영화의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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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아바타 유튜브 채널

가상의 공간인 판도라는 영화 속에서 극도로 정교하게 구현되어 마치 실제로 존재하는 세계처럼 느껴진다. 여기에 새롭게 등장하는 다채로운 크리처 또한 이 세계에 대한 몰입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낸다. 영화는 이러한 시각적 성취에 자연과 인간, 공동체와 문명 사이의 충돌을 보여주며 관객의 사유를 이끌어낸다. 갈등의 위기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공존을 위해 무엇을 포기하고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나라 간 전쟁 소식을 매일 마주하고 사회 내 분쟁, 환경 위기를 일상으로 마주하는 오늘의 관객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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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이처럼 전 세계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는 동시에 깊은 감동을 선사하는 영화를 만들어온 제임스 카메론(James Cameron) 감독은 1954생으로 올해 72세를 맞는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영화계의 최전선에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감독으로서뿐만 아니라 각본가, 제작자, 투자자로서 두드러진 존재감을 발휘하며, 한 작품을 총체적으로 이끌어가는 창작자로 평가받고 있다. 작품을 연출해 내는 역량이 훌륭한 그는 예술적 감각도 무척 탁월한 편이다. 실제로 그는 경력 초기에 미술 감독, 시각 효과 감독, 모델 제작자, 디자인 자문가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상상력을 시각화하는데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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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출판사 인사이트 에디션 유튜브 채널

또한 그는 심해 탐험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어린 시절부터 난파선에 깊은 관심을 가졌던 그는 심해 탐사에 매료되었고, 내셔널 지오그래픽 상주 탐험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2012년에는 태평양 마리아나 해구에서 가장 깊은 지점으로 알려진 챌린저 딥(Challenger Deep) 잠수에 성공하며 1960년 자크 피카르(Jacques Piccard)와 돈 월시(Don Walsh) 이후 세 번째로 이곳에 도달한 인물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단독 잠수로는 세계 최초라는 기록을 썼고, 미기록 생물을 발견하는 성과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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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호주국립해양박물관에서 진행된 전시 일부 내용. 사진 출처 박민정

이러한 그의 탐험에 대한 열정은 수중 촬영 기술과 원격 조종 잠수정, 3D 퓨전 카메라 시스템 개발에도 기여하며 영화 기술의 진화를 이끌었다. 그의 명성을 높인 〈어비스〉와 〈타이타닉〉의 혁신적인 시각 효과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탄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아바타: 물의 길〉에서 선보인 압도적인 수중 촬영과 시각 효과 또한 물과 깊은 인연을 맺어온 감독의 영향력이 고스란히 반영된 사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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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출판사 인사이트 에디션 유튜브 채널

이처럼 카메론 감독을 대표하는 영화 대부분은 그의 아이디어와 축적된 경험에 기반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감독의 수십 년 전 스케치들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1978년에 그려진 드로잉에는 외계 행성과 생명체에 대한 초기 아이디어가 담겨있어 눈길을 끈다. 이를 통해 감독이 표현하고 싶었던 영화의 세계관이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그의 머릿속에서 구체화되고 있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또한 〈아바타〉의 나비족과 유사한 외계인의 모습을 그린 스케치에서는 감독의 상상력이 실제 영화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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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출판사 인사이트 에디션 유튜브 채널

감독의 말에 따르면, 10살 무렵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30살이 될 때까지 단 한순간도 그림을 놓은 적이 없다고 한다. 수업 시간에도, 수업이 끝난 뒤 집에 돌아와서도 늘 그림을 그리곤 했다고 회상한다. 어릴 시절부터 남다른 재능을 보였던 그는 외계 생명체, 머나먼 세계, 그리고 경이로운 기술들로 스케치북을 가득 채웠다. 성장하면서 그의 그림은 더욱 정교해졌으며, 핵 재앙의 위협부터 인공지능 개발의 위험성에 이르기까지 훗날 그의 영화 세계관에 깊이 스며들 주요 주제들을 탐구했다. 놀라운 건, 그가 정식으로 미술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그의 스케치는 전문 작가 못지않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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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출판사 인사이트 에디션 홈페이지

이러한 그의 작품 세계는 제임스 카메론 팬사이트에서도 확인해 볼 수 있다. 그와 더불어 2021년 출판사 인사이트 에디션(Insight Edition)에서 출간된 『테크 누아르(Tech Noir)』에서 더 자세한 내용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은 초기 스케치부터 미완성 프로젝트, 그리고 찬사를 받은 후기 작품까지 그의 창작 전반을 아우르고 있다. 여기에 창의적이고 예술적인 진화에 대하여 감독이 직접 들려주는 생생한 해설이 함께 해 의미를 더한다. 카메론 감독은 책을 완성하는 과정이 “지금 제가 연구하고 있는 아이디어들의 모든 DNA, 즉 실타래를 되짚어보는 것과 같았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이 모든 게 새로운 게 아니라는 게 참 놀라운 일이죠. 인간과 기계의 인터페이스, 그리고 우리가 우리 자신의 기술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그 기술이 우리에게 어떤 해를 끼치는지, 또 어떻게 우리에게 어떤 힘을 실어주는지에 대한 질문은 지금도 여전히 제가 다루고 있는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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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출판사 인사이트 에디션 홈페이지

영화 제작에 몰두하고 있는 감독은 이제 예전만큼 자주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대부분의 작업은 외부 전문가에게 맡기는 편이지만, 여전히 각 프로젝트마다 핵심이 되는 몇몇 캐릭터만큼은 직접 그리고 있다. 그는 직접 그림을 그리는 것이 ‘일종의 훈련’이라고 표현하며, 아바타에 등장하는 가장 정교한 생명체들 가운데 일부는 단 한 번의 손놀림으로 탄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컴퓨터 그래픽이 창작의 중심이 된 이 시대에도 연필을 들고 직접 그림을 그리고 발전시켜나가는 그의 태도에서 영화감독을 넘어선 장인의 면모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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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출판사 인사이트 에디션 유튜브 채널

해양 탐사 과정과 다양한 아트워크 작업을 통해 드러나듯, 제임스 카메론의 작품 세계는 트렌드나 기술 변화에 의해 급조된 것이 아니다. 수십 년에 걸쳐 축적된 상상력과 경험, 그리고 끊임없는 실험 위에 구축된 세계라고 할 수 있다. 카메론 감독은 자신이 상상한 세계를 관객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하기 위해 시간과 끈기, 그리고 지속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덕분에 사람들을 완벽하게 몰입시키는 대작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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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아바타 홈페이지

이러한 감독의 태도는 〈아바타〉 시리즈의 미래를 가늠하게 한다. 앞으로 펼쳐질 판도라의 이야기는 새로운 기술이나 스케일의 확장을 넘어서 오랜 시간 숙성된 상상력의 깊이를 증명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 예상된다. 몇십 년에 걸친 세계관을 구축해온 감독의 집요한 창작의 열정은 그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영역이다. 그렇기에 그의 작품 세계가 계속해서 관객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감독의 상상력이 이어지는 한, 그의 영화는 언제나 새로움과 경이로움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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