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에서 현대로, 설화수가 헤리티지를 해석하는 방식

설화수가 자사의 헤리티지를 확장해 문화 예술 영역에서 전개하는 다양한 활동은 소비자가 브랜드를 경험하는 새로운 접점을 만든다.

전통에서 현대로, 설화수가 헤리티지를 해석하는 방식

동시대 브랜드에게 문화 예술은 브랜드의 철학과 세계관을 드러내는 언어이자 소비자와 소통하는 또 하나의 장이다. 오랜 시간 축적한 기술과 미학은 제품만으로 온전히 전달하기 어렵기에 전시와 살롱, 예술 후원 같은 문화 활동을 통해 브랜드의 세계관을 확장한다. 설화수가 문화 예술 영역에 꾸준히 공들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적 헤리티지와 미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깊이 있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브랜드의 철학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설화수는 K-컬처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기 전부터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존중하며 이를 브랜드의 근간으로 삼았다. 선조들이 축적한 지혜와 미감을 탐구하고, 현대 기술과 장인 정신을 결합해 완성도 높은 제품을 선보이며 브랜드만의 헤리티지를 탄탄히 구축했다. 설화수가 자사의 헤리티지를 확장해 문화 예술 영역에서 전개하는 다양한 활동은 소비자가 브랜드를 경험하는 새로운 접점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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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설화수의 다섯 번째 시즌 ‘분재’. 우너프 분재샵과 함께 한국 분재 역사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고, 분재 클래스를 진행했다.

대표적으로 2024년에 시작한 ‘살롱 설화수’는 전통과 현대를 잇는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와 교류하며 영감과 사유를 나누는 문화 프로그램이다. 북촌 설화수의 집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전통을 기반으로 새로운 예술을 선보이는 아티스트와의 클래스를 통해 익숙지 않았던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보다 깊이 이해하도록 돕는다. 현재까지 총 다섯 번의 시즌을 거친 살롱 설화수는 플라워 오브제, 보자기, 도예, 전각, 분재를 주제로 다뤘다. 살롱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일반적인 체험 프로그램과 달리 참여자들이 주제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서로의 관점을 교류하는 자리로 꾸렸다.

2021년 첫선을 보인 컬처프로젝트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한국 전통 예술이 지닌 가치와 문화적 의의를 동시대적으로 확장하고 널리 알리기 위한 활동의 일환이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문화 후원 활동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설화수는 미래의 장인이 될 젊은 창작자들이 한국 전통의 가치를 깊이 이해하고 이를 지금 시대의 언어로 새롭게 해석하는 일이야말로 전통문화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중요한 과정이라고 봤다.

2021년 ‘갑게수리’, 2025년 ‘민화’를 주제로 참여자에게 한국 문화를 자유롭게 탐구하고 해석하는 장을 열고, 창작과 전시가 이루어지기까지 전 과정을 지원해 전통이 다음 세대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는 문화적 기반을 마련했다. 나아가 이러한 문화적 실천은 동시대 창작자 지원을 넘어 문화유산 보존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설화수는 2024년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국립고궁박물관과 협약을 맺고, 현존하는 유일한 조선 왕실 분재 공예품인 ‘반화盤花’의 복제품 제작을 단독 후원했다. 고종이 조불 수교를 기념해 프랑스에 전달한 외교 예물인 반화는 약 2년에 걸친 복원 과정을 거쳐 올해 6월 국립고궁박물관과 덕수궁 돈덕전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전통의 가치를 현재의 언어로 되새기는 설화수의 행보는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지속 가능한 문화적 자산으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귀감이 된다.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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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수 CA팀의 정리리 담당, 박소연 팀장, 이다경 담당

“설화수는 뷰티 브랜드의 범주를 넘어 작가와의 협업, 다양한 문화 예술 활동과 프로젝트 후원을 통해 브랜드가 추구하는 깊이 있는 아름다움을 전달하고자 한다.”

설화수 CA팀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설화수 CA팀에서 CA는 Culture Activation의 약자로, 브랜드의 다양한 문화 예술 활동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전담 조직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뷰티 브랜드로서 설화수는 단순히 전통을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의 감각으로 정교하게 재해석해 깊이 있는 아름다움으로 확장하는 것을 지향해왔다. 오랜 시간 정성과 최고성을 향한 집념으로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설화수는 뷰티 브랜드의 영역을 넘어 작가와의 협업, 다양한 문화 예술 활동과 프로젝트 후원을 통해 브랜드가 추구하는 깊이 있는 아름다움을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설화수 CA팀은 이러한 설화수의 철학을 문화의 언어로 구현하며 고객이 브랜드의 세계관을 경험할 수 있도록 접점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설화수가 문화를 다루는 데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설화수의 브랜드 철학을 문화 예술 활동 전반에서 보다 명확하게 드러내기 위해 문화 브랜딩 태그라인 ‘Crafted from Culture’를 정립했다. 이 태그라인은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특정 장르에 국한하지 않고, 확장성을 가지며 선조들의 지혜와 미감의 정수에 다가가기 위한 설화수의 활동을 의미한다. 사람의 손과 정신, 시간과 태도, 반복의 과정에서 나온 모든 문화적 행위와 실천에 대한 설화수의 신념과 애정이 담겨 있다. 또한 공예와 미술, 건축, 의복, 문화유산 복원 등 특정 장르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며 문화를 완성하는 브랜드의 집요한 태도를 보여주는 기준이자 언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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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유일한 조선 왕실 분재 공예품인 ‘반화盤花’의 복제품 제작을 단독 후원했다.
살롱 설화수는 형식과 주제 면에서 참신한 시도를 보여준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배경이 궁금하다.

살롱 설화수는 설화수가 오랜 시간 문화와 예술을 존중하며 성장해온 브랜드임을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는 중요한 접점이다. 이미지나 텍스트를 통해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고객이 직접 문화를 경험하고 창작의 과정에 참여하며 한국적 아름다움의 진정성을 체득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또한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작가를 발굴하고 함께 협업하며 문화에 대한 이해를 확장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살롱 설화수를 통해 고객이 미처 알지 못했던 한국 문화를 새롭게 바라보고, 자연스럽게 아끼고 사랑하는 계기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특별히 인상 깊은 후기가 있었다면 소개해달라.

2025년 11월 우너프 분재샵과 함께 진행한 분재 클래스가 기억에 남는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한국 고유의 분재가 지닌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의미를 함께 탐구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참여자들은 “한국 분재에 비움의 미학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마음을 가다듬고 사색할 수 있는 깊이 있는 경험이었다”는 등의 소감을 전했다. 우리 선조들이 향유하던 문화를 동시대의 감각으로 새롭게 체험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특히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살롱 설화수는 일회성 체험을 넘어 지적·예술적 교류가 이루어지는 모임이자 문화적 네트워크를 지향한다. 각 분야의 전문성을 지닌 작가가 한국 전통문화의 역사와 맥락, 문화적 의의를 깊이 있게 전달하고, 참여자들은 체험과 대화를 통해 그 가치를 사유하고 내면화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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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열린 마크 브래드포드의 전시 〈Mark Bradford: Keep Walking〉의 프라이빗 이벤트를 후원했다.
컬처프로젝트는 설화수의 대표적인 문화 후원 활동이다. 다른 프로그램과의 차별점이 있다면?

컬처프로젝트는 ‘We Create Culture’라는 슬로건 아래 참여자가 단순히 전통을 재현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스스로 한국 문화를 탐구하고 해석하며 창작과 전시를 통해 직접 ‘만들고 알리는’ 주체자로 참여한다. 설화수는 이 과정에서 창작자의 자율성과 개별적 시선을 존중하며, 젊은 세대의 새로운 감각과 에너지가 한국 전통과 만나 확장되도록 문화적 토대를 마련하는 데 집중한다. 특히 지난해 민화를 주제로 한 설화수 컬처프로젝트 시즌 2는 참가자의 의도와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향으로 운영했다. 대학생들의 젊은 감각과 시선을 통해 설화수가 기존에 전개한 문화 활동과는 다른 관점과 해석이 드러나길 기대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시즌 2에서는 길종상가의 박길종 대표와 현대적 민화를 그리는 정재은 작가 등 각 분야의 전문가 멘토링을 병행했다. 이를 통해 참여자들은 창작의 방향성과 맥락에 대한 조언을 받되, 결과에 대한 과도한 개입 없이 각자의 해석과 표현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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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수 지함보 소재를 활용해 제작한 한복.한식의 세계화를 목표로 활동하는 사단법인 난로학원과의 협업 프로그램에 참여한 뉴욕 셰프들이 이 한복을 입고 북촌 공간을 경험했다.
설화수의 문화 활동이 한국을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어떻게 읽히길 바라나?

글로벌 무대에서 설화수가 단순히 화장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브랜드를 넘어, 오랜 시간 다듬어온 한국 고유의 문화를 지키고 동시대적으로 전하는 대표적인 문화 브랜드로 인식되기를 바란다. 한국 문화의 외형적 요소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 담긴 태도와 미감, 시간의 축적을 함께 전달하는 것이 설화수가 지향하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의 방향이다. 살롱 설화수와 컬처프로젝트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설화수는 문화를 ‘설명하는 브랜드’가 아니라, 직접 경험하게 하는 문화적 가이드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또한 반화와 같은 해외 수교 유물을 복원·전시하는 과정에 앞장서며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의 문화 예술 유산을 지키고 다음 세대에 전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글로벌 맥락 속에서 한국 문화를 감도 높게 해석하고 책임감 있게 계승하는 브랜드, 그리고 문화의 깊이로 신뢰를 쌓아가는 브랜드로 읽히기를 기대한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설화수 CA팀은 한국 본사에서 축적한 문화 브랜딩의 철학과 경험을 바탕으로, 각 법인이 위치한 국가의 문화적 맥락에 맞게 프로그램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 문화를 일방적으로 전파하기보다 각 나라의 고유한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며 현지 창작자 및 기관과 협업해 의미 있는 문화적 교류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또한 살롱 설화수와 컬처프로젝트 등 설화수의 대표적인 문화 프로그램을 글로벌 환경에 맞게 정제하고 발전시키며, 브랜드의 장인 정신과 최고성을 향한 집념이 문화 영역에서도 일관되게 구현되도록 할 예정이다. 설화수는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시간이 지나도 사회와 문화에 긍정적 영향을 남길 수 있는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정진해나가고자 한다. 앞으로 설화수가 만들어갈 문화적 행보에 많은 관심과 기대를 부탁한다.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572호(2026.02)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매거진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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