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와 민의 첫 번째 평론집

그래픽 디자인 듀오 슬기와 민의 지난 20여 년간의 활동을 분석한 첫 평론집으로, 이들이 남긴 궤적을 따라 동시대 한국 그래픽 디자인의 지형도를 폭넓게 그려보려는 기획이다.

슬기와 민의 첫 번째 평론집

〈슬기와 민과 그래픽 디자인의 확장과 2000년대 이후 한국 디자이너의 활동 배경과 ‘더치 디자인’과 문화 정체성과 비판성과 예술성과 연구와 유령 출판과 끊임없는 변화와 마이크로 타이포그래피와 언어 예술과 무질서한 통제와 “절대 읽지 마세요”와 예술로서 디자인으로서 예술과 너무 가까워서 흐릿해 보이는 현상과 거의 움직이지 않는 동영상과 질문과〉.

단언컨대 올해 가장 긴 책 제목이다. 그래픽 디자인 듀오 슬기와 민의 지난 20여 년간의 활동을 분석한 첫 평론집으로, 이들이 남긴 궤적을 따라 동시대 한국 그래픽 디자인의 지형도를 폭넓게 그려보려는 기획이다. 디자이너, 연구자, 시인, 기술학자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슬기와 민의 작업을 다양한 관점과 경로로 탐색한다. 디자인의 범주를 넘어 미술, 출판, 기획, 교육 등 사회 각 분야와 두루 관계 맺어온 슬기와 민의 행보를 하나의 키워드로 축소할 수 없었던 탓에 제목이 이토록 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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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룸 프레스가 출판한 슬기와 민의 평론집.

44개 어절로 이루어진 제목은 본문의 주제와 순서를 정직하게 드러내고, 북 디자인에도 슬기와 민의 고유한 창작 언어와 문법이 녹아 있다. 일례로 책의 앞뒤 면지를 장식한 패턴은 슬기와 민의 작품 ‘회색 편지지’에서 발췌했다. 편지 봉투에 사용되는 보안 패턴 일부를 재조합한 것으로, 슬기와 민의 주요한 창작론인 다이어그램적·자기 지시적 접근법이 면면에 적용된 모습이다. 한편 1월 26일부터 서촌 카우프만 쇼룸에서는 책의 출간을 기념하는 전시 〈슬기와 민 그림 1~14〉가 열리고 있다. 책의 확장된 도판으로 기능하는 이번 전시에선 제목이 암시하듯 도판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슬기와 민의 작품 14점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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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와 민, ‘우연서, 제6판’, 2026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572호(2026.02)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매거진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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