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현재를 체험할 수 있는 몰입형 전시, 올라퍼 엘리아슨 개인전
퀸즐랜드 아트 갤러리에서 선보이는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의 대규모 개인전
명실상부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올라퍼 엘리아슨이 15년 만에 다시 호주를 찾았다. 이번 브리즈번의 퀸즐랜드 아트갤러리(이하QAGOMA, Queensland Art Gallery | Gallery of Modern Art)에서 개최되는 엘리아슨의 대규모 개인전 개인전 ‘Olafur Eliasson: Presence’는 그의 작품을 기다리던 미술 애호가들에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세계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한 명인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은 지각과 경험을 매개로 한 설치미술로 국제적 명성을 쌓아왔다. 그는 빛, 물, 색채, 반사 등 다양한 물리적 요소를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며 주목받았다. 그동안 관람객의 신체적 참여와 감각적 인지를 핵심 요소로 작품을 구성하면서 우리가 세계를 어떻게 보고 느끼는지를 질문하는 작품을 선보여 왔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The Weather Project(2003)’는 런던 테이트 모던(Tate Modern)의 터빈 홀(Turbine Hall)을 가득 메운 거대한 태양 풍경으로, 관람객을 작품의 일부로 끌어들인 사례로 널리 회자되고 있다.


명실상부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올라퍼 엘리아슨이 15년 만에 다시 호주를 찾았다. 2009년~2010년 시드니 현대미술관(Museum of Contemporary Art)에서 선보였던 ‘Take Your Time: Olafur Eliasson’은 엘리아슨의 설치, 조각, 사진 등 다양한 작업을 아우르는 개인전이었다. 그의 실험적인 설치 작업이 호주에서 처음으로 폭넓게 소개된 전시였으나 이후 호주에서 그의 전시는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그러므로 이번 브리즈번의 퀸즐랜드 아트갤러리(이하QAGOMA, Queensland Art Gallery | Gallery of Modern Art)에서 개최되는 엘리아슨의 대규모 개인전 개인전 ‘Olafur Eliasson: Presence’는 그의 작품을 기다리던 호주의 미술 애호가들에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전시는 엘리아슨의 30년 예술 여정을 아우르는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로, 빛, 공간, 지각을 중심에 둔 설치, 사진, 조각 등 주요 대표작이 전시실을 가득 채운다. 관람객은 작품 속을 걷고, 느끼고, 움직이면서 지금 여기, 현재(presence)의 의미를 몸으로 체험하게 된다. 전시는 관람객 각자의 감각과 움직임이 작품 경험의 일부가 되도록 설계돼 있어 관람객의 참여와 사유를 요구하는 몰입형 경험을 선사한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QAGOMA만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신작도 포함돼 있어 주목 받고 있다.
이번 전시 ‘Presence’는 엘리아슨의 지속적인 관심과 실험이 한 장소에서 집약된 형태로 펼쳐지는 전시다. ‘Presence’는 단어의 뜻 그대로 ‘존재’, ‘현재성’, ‘주체적 감각’을 중심 주제로 삼는다. 엘리아슨은 우리의 눈과 몸이 어떻게 공간과 빛을 감지하는가를 미술적 실험으로 드러내면서 전시장을 단지 감상하는 장소가 아닌 참여와 사유의 공간으로 바꾸어 놓는다. 전시장에 배치된 설치작품은 대체로 관람객의 움직임과 위치에 따라 변화하거나 달라지는 특징이 있는데 이로 인해 관람객은 작품 앞에서 수동적 관찰자가 아니라 감각의 주체로서 작품과 능동적으로 관계를 맺는 존재가 된다.


이번 전시의 타이틀이자 QAGOMA에서 처음 선보이는 ‘Presence (2025)’는 밝은 노란색 단색 조명과 패턴 구조로 공간을 가득 채운 몰입형 설치 작품이다. 거대한 태양처럼 보이는 구조 속에서 관람객은 움직임과 시점에 따라 공간이 확장되거나 변형되는 듯한 효과를 경험하게 된다. 엘리아슨은 이 작품을 통해 ‘빛과 형상이 어떻게 우리의 지각에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Presence’는 그의 초기 실험이자 ‘지각의 예술(art of perception)’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작품 ‘Beauty (1993)’의 연장선에 있기도 하다. ‘Beauty’는 미세한 물방울과 조명의 상호작용으로 빛의 스펙트럼이 실재처럼 떠오르는 작품으로, 관람객의 위치와 시선에 따라 전혀 다른 풍경을 경험하도록 만든다. 이 외에도 빛의 편광(polarisation)을 활용한 작업 ‘Your negotiable vulnerability seen from two perspectives (2025)’와 빛과 반사의 상호작용을 통해 각 관람객이 각기 다른 색채 경험을 하도록 설계된 작업 ‘Your Truths (2025)’ 또한 처음 공개된다. 엘리아슨이 QAGOMA의 공간과 관람객을 고려하여 기획한 이 작품들은 빛의 분극과 반사 효과를 활용하여 색채가 순간적으로 변화하거나, 관람자의 위치에 따라 완전히 다른 시각 효과를 만들어내는데 이는 엘리아슨이 지각과 인식의 다중성과 상호 관계를 실험하는 새로운 시도로 해석된다.


관객 체험형 작품으로 잘 알려진 ‘Riverbed (2014)’도 이번 전시에 포함된다. 이 작품은 실제 강바닥과 같은 환경을 실내 전시장에 재현해 놓은 것으로, 관람객은 돌, 모래, 물이 어우러진 공간 속을 걸으며 자연의 존재감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이 작업은 관람객이 자연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자연 속을 체험하는 경험으로 전환되며 우리의 일상과 자연 사이의 감각적 궤적을 새롭게 조명한다. 또한 관객 참여형 설치의 하나로 ‘The cubic structural evolution project (2004)’가 전시되어 흰색 레고 블록 수만 개로 이루어진 ‘미래의 도시’를 관람객이 함께 만들고 재구성하게 된다. 이 작품은 시각적 즐거움을 주는 것 이외에도 개인과 공동체가 함께 상상하고 구축하는 공간에 대한 사유를 자극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사진 연작은 엘리아슨의 고향인 아이슬란드의 자연 풍경을 담은 것으로 극한 자연의 빛과 형상, 그리고 인간이 그것을 감지하는 방식을 탐구한다. 그는 이 시리즈를 통해 우리가 보통 ‘자연’이라고 인식하는 풍경을 단순히 시각적 이미지가 아닌, 감각적이고 생태적인 존재로 인식하도록 독려한다.


‘Olafur Eliasson: Presence’는 작품이 단지 전시실에 놓여 있는 것이 아니라 관람객 스스로가 감각의 주체로서 작품과 상호작용을 하도록 설계된 대규모 체험형 전시다. 조명, 물질, 반사, 색채, 공간이 결합된 설치 작품을 걸으며 관람객은 스스로 “나의 지각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이러한 구성은 엘리아슨이 오랫동안 천착해 온 ‘지각의 예술’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우리는 지금, 여기서 무엇을 보고 느끼는가?”라는 근원적 물음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 안에서 관람객은 빛과 공간, 그리고 자신의 지각을 동시에 경험하는 존재가 된다. 그는 작품 앞에 서 있는 우리의 눈과 몸, 그리고 마음이 작품 일부라고 말하듯, 전시는 관람객의 감각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인다. QAGOMA라는 건축적 공간과 설치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미묘한 시각적이고도 감각적인 감흥은 우리가 세계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다시금 질문하게 만든다.

올라퍼 엘리아슨 개인전 <Olafur Eliasson: Presence>
주소 퀸즐랜드 아트갤러리, 오스트레일리아(Stanley Pl, South Brisbane QLD 4101
기간 2025년 12월 6일 – 2026년 7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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