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대중문화 속 고양이를 탐구한 파이돈의 아트북, 『CAT』

집고양이에게 바치는 찬가

예술 전문 출판사 파이돈의 <Cat>은 고전 명화부터 현대의 밈과 GIF까지, 시대와 지역을 초월해 예술 속에 등장한 고양이의 모습을 유쾌하게 담아낸 아트북이다. 마티스, 요시모토 나라, 월트 디즈니 등 거장들의 작품 210여 점을 통해 고양이의 무한한 예술적 영감을 탐구한다. 사진과 패션 등 다양한 매체 속에 투영된 고양이의 다채로운 매력을 한눈에 소개한다.

예술과 대중문화 속 고양이를 탐구한 파이돈의 아트북, 『CAT』

수천 년 동안 사람들 가까이에 있어 온 고양이는 역사와 문화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숭배의 대상이 되어 조각상으로 만들어졌고, 일본에서는 행운의 상징인 ‘마네키네코’가 되었다. 빅토리아 시대 영국에서는 한동안 더러운 야생동물로 인식되던 흐름이 바뀌어 최초의 ‘캣쇼’가 열렸으며, ‘고양이 화가’로 유명한 루이스 웨인에 의해 삽화 속에서 의인화되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가장 친근한 반려동물 중 하나로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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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전문 출판사 파이돈(Phaidon)의 <Cat>은 예술과 대중문화에 등장한 고양이들의 모습을 유쾌하게 탐구하는 아트북이다. 시대와 지역을 초월하여 고전 명화, 삽화, 패션, 애니메이션, 광고, 밈 등 여러 매체에서 수집한 210여 개의 이미지를 수록했다. 책은 “고양이의 예술적 가능성은 무한하다”라며 평생 9만 장이 넘는 고양이 사진을 찍은 월터 찬도하를 비롯해 앙리 마티스, 트레이시 에민, 루이스 웨인, 요시모토 나라, 월트 디즈니 등 여러 시대의 창작자들이 고양이들로부터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들을 소개한다. 그라피티, 흑백사진, gif도 예외는 아니다.

토마 뷔유의 ‘M. C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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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hat’(왼쪽), 힐러리 페시스의 ‘Clementine’s Bookshelf’(오른쪽) 이미지|Phaidon Press

스위스 출신 그래피티 아티스트 토마 뷔유(Thoma Vuille)의 ‘M.Chat’(무슈 샤)는 익살스러운 표정이 특징인 노란색 고양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체셔 고양이’처럼 크게 입을 벌린 미소로 삭막한 도시 풍경에 재미를 선사한다. ‘무슈 샤’는 뛰어오르거나, 천사 날개를 달거나,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는 등 다양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1992년 그라피티 작업을 시작한 뷔유는 프랑스 오를레앙 디자인 예술 학교에서 공부하던 1997년 처음 ‘무슈 샤’를 그렸다. 이후 프랑스와 유럽을 출발점으로 뉴욕, 홍콩, 다카르, 브뤼셀, 울릉도 등 세계 곳곳에 이 캐릭터를 남겼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몰래 그렸으나, 2007년 체포되면서 신원이 밝혀진 후 공개적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후카세 마사히사의 ‘사스케’

아내의 출근길을 매일 찍은 사진들과 까마귀 사진들로 잘 알려진 일본 사진작가 후카세 마사히사는 자신의 반려묘들 역시 즐겨 촬영했다. 그는 1977년 한 고양이를 입양하여 ‘사스케’라고 이름 붙였는데, 사스케가 사라져 찾지 못하게 된 후 이웃의 도움으로 다른 고양이를 입양하여 다시 같은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고양이에 미쳐 있다’고 말하며 어디를 가던 고양이를 데리고 다녔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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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케’(왼쪽), ‘Nyan Cat’(오른쪽) 이미지|Phaidon Press

후카세가 아내를 찍은 사진들에서는 사랑과 안타까움이 느껴지며, 거칠게 담은 까마귀 사진들에서는 상실감이 몰아친다. 그러나 자신과 고양이를 종종 동일시하곤 했다는 그가 고양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찍은 사진들은 그의 대표적인 작품들에 비해 훨씬 일상적이고 잔잔하다. 사진들 속 고양이가 경계하며 몸을 움츠린 모습이나 집 곳곳을 애써 기어오르는 모습 등에서 작가가 느꼈을 조용한 기쁨이 전해진다.

크리스토퍼 토레스의 ‘Nyan Cat’

‘Nyan Cat’(냥 캣)은 2011년 업로드되어 그 해 유튜브에서 가장 많이 재생된 동영상 순위 5위에 올랐다. 미국에 거주하는 크리스토퍼 올랜도 토레스(계정명 Prguitarman)가, 몸통이 과자 ‘팝 타르트’로 된 고양이가 무지개 궤적을 남기며 우주를 날아가는 모습의 gif를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린 것이 시초가 됐다. 토레스는 자신의 반려묘 마티를 모델로 그린 이 고양이의 이름을 ‘팝 타르트 캣’이라 붙였다.

얼마 후 유튜브 사용자 saraj00n이 토레스가 만든 파일에 니코니코에 업로드된 ‘Nyanyanyanyanyanyanya!’을 입혀 영상으로 만들어 유튜브에 업로드했는데, 이 영상이 곧바로 화제가 됐다. 이후 토레스, 음악을 만든 보컬로이드 프로듀서 daniwell, 음악에 사용된 음성 소스의 주인인 성우 후지모토 모모코의 저작권이 인정되었으며 ‘냥 캣’ 영상은 ‘냥 캣’ 공식 계정에만 존재하게 되었다. 공식 ‘냥 캣’ 영상의 2026년 2월 현재 누적 조회수는 약 2,309만 회다. ‘냥 캣’ 밈 이후 메탈 버전, 100시간 버전, 실사 버전, 고양시 버전 등 여러 n 차 창작 영상이 등장했으며, 게임 캐릭터로도 패러디되었다. 한편 <Cat>은 2월 출간되어 공식 홈페이지와 온라인 서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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