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2c’의 첫 글로벌 스토어, 서울에 상륙하다
베를린 패션, 음악, 문화 예술 매거진이자 현재 가장 힙한 브랜드로 거듭난 032c의 한국 진출 소식. 첫 글로벌 스토어 '032c 갤러리 서울'의 공간 디자인은 건축가 듀오 곤잘레스 하세가 맡았다.
About 032c
2001년 베를린에서 시작된 패션, 음악, 예술 기반의 콘템포러리 매거진 <032c>. 크리스틴 스튜어트, 킴 카다시안 등 수많은 해외 스타들이 커버를 장식하는 힙(Hip)의 상징과도 같은 쿨한 매거진으로, 국내 스타로는 CL, RM이 커버를 장식한 바 있다. 편집장 요그 코프(Joerg Koch)는 동명의 패션 브랜드까지 확장해 ‘레디 투 웨어’ 중심의 컬렉션을 선보이는 브랜드로 미니멀리스트 미학을 바탕으로 전 세계에 팬덤을 키워왔으며 지난 1월에는 파리 패션 위크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특히 ‘032c’라는 이름은 미국의 색채분석연구소 ‘팬톤 연구소’에서 선정한 레드 컬러의 코드 네임에서 가져왔는데 <032c> 매거진과 의류 곳곳에서도 강렬한 레드 컬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4월 032c가 독일을 벗어나 처음으로 오픈하는 글로벌 스토어가 서울 성수동에 상륙한다는 소식이 들려와 많은 이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특히 서울의 브루클린이라 불리는 성수동에 자리 잡은 ‘032c 갤러리 서울(032c Gallery Seoul)’은 한국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의 협업으로 탄생했다는 점 또한 눈여겨볼 만한 소식이다. 이들은 032c 갤러리 서울이라는 스토어 이름 아래 단순한 패션 스토어를 넘어 매거진의 콘텐츠를 현실로 구현한 예술 공간으로서 국내 팬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매장에는 매 시즌마다 변화하는 032c 의류 컬렉션뿐 아니라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운영될 예정이며, 이는 국내에서 032c 제품을 구매하는 경험을 뛰어넘어 한 브랜드의 철학과 예술성을 실제로 목격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AAS 곤잘레스 하세’가 완성한 공간 디자인
032c 갤러리 서울의 공간 디자인은 1999년 설립된 베를린 기반의 스튜디오 ‘곤잘레스 하세(AAS Gonzalez Haase)’가 맡았다. 피에르 조지 곤잘레스(Pierre Jorge Gonzalez)와 주디스 하세(Judith Haase)가 함께 운영하고 있는 디자인 스튜디오로 건축, 무대 미술, 조명 분야 등 다양한 영역에서 디자인을 전개해왔다. 발렌시아가, 비트라, MCM, 아크네 스튜디오 등 감각적인 공간 디자인을 선보인 바 있는 유명 건축 듀오로, 이들은 리테일 공간 프로젝트를 맡기에 앞서 갤러리나 전시장 위주의 프로젝트를 오랜 시간 진행한 바 있어 리테일 스토어 내에 갤러리가 스며드는 형태의 공간 디자인을 줄곧 진행해오곤 했다.
바닥에서 찬장까지 이어지는 창문의 몰딩은 모두 흰색으로 통일했으며 이는 베를린 매장과 동일한 디자인을 반영했다. 공간의 중심에는 구획을 나누는 가벽을 세워 리테일 공간과 갤러리 공간을 나누었다. 또한 머리 위로 지나가는 크롬 레일은 옷을 걸기 위해 천장으로 설치했고, 이는 단순히 체인 링크를 설치한 것뿐 아니라 산업적인 면모를를 강조하기 위한 요소로 사용되었다.
032c는 이번 서울 스토어 공간을 준비하며 매거진 본연의 기능을 피지컬(Physical), 즉 실체로 구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었다. 따라서 이를 충족시켜 줄 갤러리를 공간 내에 배치한 것. 이곳에서 작품 전시는 물론 타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한 다양한 에너지를 제안할 예정이다. 현재 갤러리 공간에는 벽과 바닥 사이로 활짝 펼쳐진 책과 같은 형상의 두 디지털 스크린이 놓여 있다. 빨간색 벽에 수직으로 걸린 디스플레이에서는 제목이 노출되며, 바닥에 놓인 스크린에서는 곤잘레스 하세 스튜디오의 비디오 아트 ‘Catastrophe Colors’가 재생된다. ‘Catastrophe Colors’은 동명의 연구 프로젝트에서 가져온 이름으로 건축가의 ‘건축과 디자인에 적용하기 위한 색상을 선택하는 방법에 대한 비판적 접근 방식’을 시각화한 영상이다.
무신사 트레이딩과의 합작
한편 무신사의 자회사인 무신사 스테이딩은 지난해 11월 글로벌 패션 브랜드 노아(NOAH)의 공식 오프라인 매장 ‘노아 시티하우스’를 선보인 데에 이어 032c의 국내 최초 오프라인 스토어뿐 아니라 공식 유통까지 맡게 되었다. 특히 기존에는 국내에 공식 판매처가 없었기 때문에 직구나 해외 플랫폼을 이용해 032c 상품을 구매해왔다면, 이제는 국내 팬들도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며 제품을 소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브랜드 경험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무신사 트레이딩은 최근 뉴욕의 스트리트 웨어 브랜드 ‘노아’를 비롯해 워크웨어 브랜드 ‘디키즈’, 이번에 독일의 ‘032c’까지 다양한 장르의 확고한 철학을 지닌 브랜드들을 무신사만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소개하는 데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방식을 답습하지 않고 시장 상황에 맞는 전략을 바탕으로 다양한 브랜드와 콘텐츠를 제안하기 위해 앞으로도 집중할 계획이라 하니 이들의 행보를 주목해 보아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