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가 만든 게임용 가구는 어떻게 생겼을까?

밝고, 화사하고, 유연하고, 기능적인 게임용 가구 브렌볼(Brännboll) 컬렉션

이케아가 게임용 가구 컬렉션 브렌볼(Brännboll)을 공개했다. 크고 무거웠던 기존 게임용 가구 디자인의 클리셰를 180도 뒤집은 것이 특징. 게임을 즐기기에 최적화된 형태를 이케아만의 담백한 스타일로 풀어냈다.

이케아가 만든 게임용 가구는 어떻게 생겼을까?

​게임용 가구에 대해 떠오르는 이미지는 대체로 비슷하다. 어두운 방 분위기에 맞춘 블랙 컬러의 책상, 레이싱카에서 뽑아온 것 같은 단단한 의자, 번쩍이는 RGB 라이트, 콘솔 게임 유저들의 위시리스트에 언제나 들어있는 육중한 리클라이너 소파까지. 집중을 위해서는 어두운 색을 써야 하고, 몸을 편안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 프레임도 쿠션도 크고 무거운 것을 써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반하는 게임용 가구가 나왔다. 이케아가 새롭게 공개한 게임용 가구 컬렉션 브렌볼(Brännboll)은 여느 가구들과 마찬가지로 접었다 펼 수도 있고, 이리저리 쉽게 옮길 수 있을 만큼 가벼우며, 밝고 생동감 있는 컬러들을 아낌 없이 사용한다.


스타일과 기능성을 모두 겸비한 브렌볼 컬렉션

이케아는 기존에도 묵직한 스틸 프레임에 블랙 컬러를 가진 일반적인 형태의 게임용 책상과 의자들을 만들어왔다. 하지만 전면적으로 게임용 가구 컬렉션을 출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브랜볼의 제품 개발자 필립 딜레(Philip Dilé)는 공식 자료에서 “게임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취미 활동이자 집에서 하는 중요한 활동 중 하나”라며 게임용 가구 컬렉션을 만들게 된 이유를 설명한다. 컬렉션 디자인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게임을 하는 가족 구성원들과 게임을 하지 않는 가족 구성원들이 모두 만족할 만한 가구를 만드는 것이었다. 이케아는 이 컬렉션을 통해 “게임이 일상의 일부인 사람들”, 그리고 그들과 한 집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함께 이질감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스타일리시하고 기능적인 솔루션을 찾고자 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컬러풀하고, 때로는 접히며, 공기주입식으로 부풀려 사용하기도 하는 브렌볼 컬렉션이다. 이케아가 고심 끝에 만든 책상, 의자, 수납 트롤리 등 20종의 가구는 기존 이케아 제품들처럼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유연성을 갖췄다. 접어서 틈새 공간에 넣어두거나 문을 닫아둘 수 있어, 기기들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눈에 보이지 않게 숨길 수 있다. 유저들은 집 안 어디서든 게임을 즐기다가 게임이 끝나면 그 방을 평소의 일상 생활 공간으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다.

브렌볼은 검은 색을 최소로 사용하고 그 대신 밝은 노랑, 초록, 파랑, 빨강색을 많이 사용했다. 게임은 매우 감정적이면서 에너지 넘치는 활동이기 때문에, 공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선명한 컬러들을 골랐다.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를 위해, 구체적인 색감은 스트리트 스포츠 웨어와 애슬레저 스타일을 참고했다.

이런 유연성과 색감 덕분에 브랜볼 가구들은 집의 전체적인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다. 게임을 즐기지 않는 가족 구성원들도 같은 공간을 공유하며 생활할 수 있다. “사람들은 게임을 위한 공간을 원하면서도 게임 때문에 일상의 모든 공간이 다 빼앗기지는 않기를 원한다”고 딜레는 설명한다.


브렌볼 컬렉션 디자인이 다채로운 이유

수년 간 전세계 사람들의 게임 생활을 연구한 브렌볼 디자인 팀은 특히 콘솔 게임 유저들이 게임을 즐기는 장소를 따로 정해두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거실, 침실 같은 방 안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 때로는 집 밖 테라스에서 게임을 즐기기도 한다는 것이다. 또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할 때에는 평소에 TV를 볼 때에 비해 화면의 아래 부분을 더 많이 보고, 화면에 더 가까이 다가가 앉는 경향을 갖고 있었다. 빈백을 연상시키는 공기주입식 도넛 모양 의자, 평상시에는 암체어로 사용하다가 게임을 할 때는 낮게 펼칠 수 있는 라운지체어, 스틸 프레임에 고무 벨트로 좌석을 매단 안락의자 등 설명만 들어도 흥미로운 의자들은 그런 조사 결과를 반영해 디자인된 제품들이다.

특히 고무 벨트를 이용한 안락의자는 이케아의 설명에 의하면 “매우 단순한 기술의 인체공학적 설계”를 적용한 가구다. 레이싱 게임을 하며 코너에서 커브를 돌 때처럼 게임을 하는 도중에 몸을 움직이게 되는 상황에 맞춰 고안했다. 매달려 있는 좌석은 앉은 사람의 움직임에 적응해 함께 움직이도록 설계되었다. 이케아는 게임 경험치가 낮은 유저일 수록 의자에 앉은 채로 몸을 더욱 많이 움직이는 경향이 있으며, 이 의자가 그런 움직임을 더 편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소개한다. 이케아의 디자이너 다비드 발(David Wahl)은 “유저들이 게임과 더욱 연결된 기분을 느끼며 더 매력적이고 몰입감 넘치는 경험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실제로 직접 게임을 즐기는 디자이너들의 개인 경험에 기반하여 탄생한 가구도 있다. 브렌볼 팀의 한 디자이너는 이케아의 기존 수납 카트를 개조하여 컨트롤러와 코드, 헤드셋, 프로젝터 등의 게임 기기들을 보관했다고 한다. 게임을 할 때는 고정된 장소에 보관해둔 카트를 거실이나 방으로 굴려와, 프로젝터로 벽에 화면을 비추어 게임을 즐겼다는 것. 브렌볼의 롤링 카트도 마찬가지로 게임 관련 용품들을 모아두고 움직이며 여러 방들을 돌아다닐 수 있게 만든 수납 가구다. 곳곳에 기기마다 더욱 편리하게 수납할 수 있도록 서로 다른 형태의 슬롯이 마련되어 있고, 사이드 테이블 기능을 할 선반도 추가했다.

컬렉션에는 비교적 심플한 모양의 수납가구도 포함되어 있다. 패브릭 바스켓은 테니스 코트에서 공을 담는 바구니의 형태를 따왔다. 손잡이인 스틸 프레임을 아래로 젖히면 다리가 되어 미니 사이드 테이블로 변신한다. 안감이 특히 부드러운 패브릭 재질 덕분에, 민감한 기기들의 겉면 손상을 걱정하지 않고 보관할 수 있다.

​데스크탑으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는 기존의 가구들에 비해 부피를 줄인 게임 스테이션 세트가 있다. 모니터 위아래로 추가 선반이 달려 있는 이 세트는 캐비닛 형태다. 양쪽에 문이 달려 있어서, 게임이 끝나면 인체공학적으로 만든 의자까지 같이 넣고 문을 닫아 모든 가구와 물건들이 눈에 띄지 않게 가려둘 수 있다. 캐비닛의 문은 게임을 하는 중에는 파티션의 역할을 해 집중도를 높여준다. 모니터 뒷편으로 LED 라이트가 설치되어 있어, 원한다면 RGB 조명의 ‘맛’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브렌볼 컬렉션은 지난 4월,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처음 공개되었다. 오는 9월 전세계에서 공식 출시 예정이다.

관련 기사